소식이 장수의 비결이다

<서평> 헬렌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등록 2009.12.15 15:23수정 2009.12.1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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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일반적 정서는 대동소이하다. 그건 바로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이다. 그렇지만 과연 평소에 잘 먹으면 장수할까? 잘 살자는 주장엔 장수(長壽)의 개념도 숨어있는 때문이다.

 

과거 황제와 왕들은 호의호식(好衣好食)의 어떤 대명사였다. 하지만 그들은 거개가 장수의 벽을 넘지 못 했다. 이는 물론 주지육림(酒池肉林)에도 그 바탕이 있겠으되 너무 과식(過食)을 한 측면을 간과할 순 없다 하겠다. 다른 말로 이는 곧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상징성을 뚜렷이 보여주는 어떤 단면이라고도 하겠다.

 

<헬렌니어링의 소박한 밥상>(공경희 옮김/ 디자인하우스 출간)은 한 마디로 배를 비운 새(鳥)가 멀리 난다는 걸 웅변한다. 즉 평소에 잘 먹는 과식 대신에 소식을 하는 것만이 비로소 장수와 건강의 첩경이란 주장이다.

 

이같은 증거는 이 책을 지은 헬렌 니어링의 남편 스콧니어링이 무려 100세까지 살았다는 데서도 여실히 보인다. 물론 주인공 역시도 92세까지 살다 죽었는데 그의 사인(死因)이 자연사가 아닌, 교통사고였다는 데에 다소 유감의 닻이 정박하긴 하지만 말이다.

 

헌데 여기서 잠시 주목해야 할 건 스콧니어링의 죽음 또한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의 발견이다. 그는 모든 것을 깨달아 해탈한 고승(高僧)이 스스로 죽음을 불렀듯 일부러 곡기를 끊곤 죽음을 불러들였다.

 

이 책에선 음식을 먹거나 조리할 적에 튀기기보다는 끓이는 편이 좋고 끓이기보다는 굽는 게, 또한 굽는 것보다는 찌는 것이 더 낫다고 알려준다. 그러나 또한 가장 좋은 건 생선회처럼 날로 먹는 것이란 귀띔까지 해 준다. 현대의학으로도 자신의 병을 고치지 못 한 사람들 중 일부는 속세의 모든 걸 버리고 산으로 들어간다.

 

그리곤 거기서 자연친화적 생활에 몰두하면서 채식 등으로서 자신의 병을 스스로 고치는 이도 실재한다. 헬런 니어링과 스콧니어링은 미국이 대공황의 그늘 아래 있었던 1932년에 일찍이 이같은 '사실'을 간파하곤 도시생활을 버렸다. 그리곤 버몬트 숲속으로 들어가 자급자족하면서 일반인들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아니 실천하기 어려운 식생활의 습관의 견지했다.

 

한 가지 요리만으로 배를 채운다든가 일주일에 하루는 아예 금식하는 따위의 실천이 이같은 경우의 예(例)이다.

 

오늘도 우리는, 특히나 어머니와 주부들은 가족이 기왕이면 배가 터져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장만에 몰두한다. 그렇지만 이같은 한국적 상황을 헬런 니어링 부부가 봤더라면 단박에 달려들어 말리고야 말 터이다.

 

그러면서 '한 번에 한 가지 요리(소박한 밥상의 비유)만 먹는 사람에겐 의사가 필요 없다'는 스코틀랜드 격언까지를 덤으로 안겨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2009.12.15 15:23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헬렌 니어링 지음, 공경희 옮김,
디자인하우스, 2018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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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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