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이 대통령, 올해도 혹시 '나홀로'?

이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을 듣고

등록 2010.01.04 14:19수정 2010.01.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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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새해 국정연설을 했다. 지난 2009년이 자신감을 얻은 해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0년에도 '그 자신감'(무엇일까?)을  이어가고 싶다는 말인가 생각하는 사이 이미 이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멀리 내달렸다.

 

이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애칭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많이 알려진 '선진화'를 이번에도 여지없이 곳곳에서 강조했다. 2010년을 선진일류국가의 기초를 닦는 해로 삼길 바란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으며 5대 국정핵심과제 중 하나로 '정치선진화'를 제시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국정 방향과 내용을 밝히기에 앞서 이 대통령은 세계 금융 위기 후 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 양상 등 경제 관련 발언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새해 국정연설 핵심은 3대 국정운용기조와 5대 국정핵심과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밝힌 3대 국정운용기조는 ▲글로벌 외교 강화 ▲선진화개혁 ▲친서민 중도 실용이었으며 5대 국정핵심과제는 ▲경제 살리기 ▲교육 개혁 ▲지역발전 ▲정치선진화 ▲전방위 외교(및 남북관계 실질 변화)였다.

 

오늘 이 대통령의 새해 국정 연설을 들으며 가장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은 바로 "올해도 누가 뭐라든 그냥 '나홀로'란 말인가?"였다. 임기 3년차인 올해에 있을 지방선거는 이 대통령의 임기 전·후반 양상이 어떻게 변할지를 실질적으로 가늠해볼 수 무대를 마련해줄 것이다. 지방선거 한 가지만으로도 이 대통령은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많은 고민의 흔적을 담고자 했으리라 본다. 나름대로 뚝심으로 '나홀로' 국정 운영을 했다 평가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이 대통령으로서는 17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시기로 보나 상황으로 보나 긴장 가득한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 말이 아니더라도, 세계는 경제 질서의 재편을 꾸준히 거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그에 관련하여 경제 구조 변화와 남북 관계 개선에 관하여 줄기찬 경고와 충고를 거듭하고 있다. 5년 임기의 절반이 지날 즈음, 지방 선거의 결과가 몰고 올 여파가 시작될 즈음, 올해 반을 넘어설 그 즈음에 이 대통령은 혹시 국민 앞에 다시 서서 머리 숙여 무언가를 또 아뢰려(!?) 하지 않을까 싶다. 3대 국정운용기조와 5대 국정핵심과제가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은 이 대통령에 대한 관심을 놓칠 수 없는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이다. 갈수록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세종시 문제는 올해 최대의 정치 관심사가 될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가능성 많기 때문이다. 올해, 정치판도 국민의 삶도 바쁠 것만 같다.

 

국운 융성을 외치는 이 대통령께 드리고픈 말.말.말.

 

"시야는 넓게 일은 탄탄하게"

 

이 대통령은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했다. 전방위 외교를 하겠다는 포부가 그것을 잘 말해준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진정 '더 큰 대한민국'을 이루고 싶다면 이 대통령의 말마따나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자면, 용산 참사와 같은 일에 대통령이 벌써 나섰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런 이후 올해를 맞이하며 '더 큰 대한민국'을 부르짖는 게 순서가 아니었을까. 이 대통령은 분명 "시야는 넓게 일은 탄탄하게" 하겠다고 했는데 말이다. 이 대통령의 시야는,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졌으며 2009년 내내 온 국민이 다 듣고 알았던 일을 정녕 혼자서만 보지 못하는 수준이란 말인가. 이 대통령 시야는 보고 싶은 곳만 보도록 되어 있단 말인가. 묻고 싶다.

 

"제가 직접 챙기겠습니다."

 

교육 문제에 관하여 언급하면서 이 대통령은 말했다. "제가 직접 챙기겠습니다." 그게 꼭 교육 문제에만 해당할 필요는 없겠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일이 국민의 삶과 생명을 다루는 일이어야겠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행여라도 용산 참사 문제가 완벽하게 다 해결된 것처럼 '이제 앞일만 생각하자'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말해두고 싶다. 그러기에, 이 대통령이 대통령 자신의 생각을 국민이 걱정하기 전에 먼저 직접 챙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국민의 걱정과 대통령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기를 바란다.

 

지난 해 12월 29일에 청와대는 "청와대는 29일 2010년 화두로 지금의 노고를 통해 이후 오랫동안 안락을 누린다는 의미의 '일로영일(一勞永逸)'을 선정했"다고 말한 바 있으며, "이는 재임 중 각고의 헌신을 다해 나라를 반석위에 올려 놓고, 다음 정부와 다음 세대에게 선진일류국가를 물려주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각오가 나타난 것"이라는 의의를 밝히기도 했다. 오늘 새해 국정연설에서도 이 대통령은 '일로영일'을 다시 언급했다.

(참조. 청와대 홈페이지의 '청와대 뉴스' 중 "2010 신년화두는 '일로영일(一勞永逸)'")

 

5대 국정핵심과제 중 첫 번째로 제시한 것은 경제 살리기였다. 바른 경제의 근본은 사람이리라. 바른 경제를 든든히 떠받치는 토대가 되어야 할 정치의 바른 길도 사람에서 출발하리라. 정책의 잘잘못은 추진 과정들을 보며 평가할 일이겠지만,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알리는 오늘 연설에 관하여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바로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이다. (그러니까. 이 대통령의 진심이 무엇일지 궁금하다는 말이다.)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는 큰 포부를 밝혔던 이명박 대통령. 새해 이 대통령의 발길은 어디로 향할 것인지 그리고 이 대통령의 시야는 어디에 있을지 궁금하다. "지금의 노고를 통해 이후 오랫동안 안락을 누린다"는 말이 우리 국민의 삶에서 먼저 증명될 수 있길 바란다. 그렇다면야 굳이 이 대통령에게 뭘 더 요구하거나 바랄 일도 없으리라. 이미 2년이나 묵은 걱정도 조금은 씻어낼 수 있을 테고 말이다. 가만, 이게 혹시 불가능한 희망 사항일까?

2010.01.04 14:19 ⓒ 2010 OhmyNews
#이명박 #국정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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