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미만 자동차 사고는 현찰로 해라?

등록 2010.01.09 09:45수정 2010.01.0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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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쏟아진 지난 월요일(4일)은 운전자들에게는 지옥이 따로 없었을 겁니다. 눈이 계속 쏟아지는 아침의 도로는 그야말로 난장판입니다. 버스정류장에는 많은 사람이 버스가 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채 뚫어져라 쳐다보지만 눈밭이 된 도로는 육교 오르기를 포기한 사람들의 무단횡단도 위험해 보이지 않을 뿐더러, 가끔 보이는 자동차는 황소걸음처럼
느릿느릿합니다.


좀 더 큰 도로에서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따로 없습니다. 사거리에는 술 취한 사람처럼 차들이 중심을 못 잡고 이리저리 미끄럼을 탑니다. 접촉사고의 잘못을 따지거나 묻지도 않은 채 그냥 가라고 배려하는 운전자도 보이고, 제자리만 헛도는 자동차들을 밀어주느라
힘을 쓰니 추위도 못 느꼈습니다.

오후에 눈이 그치고 본격적인 제설작업이 시작되어 도로에 자동차들도 조금씩 늘어갑니다. 고객에게 택배로 보내줘야 하는 물건을 택배 차가 오는 곳까지 가져가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10분도 되지 않는 거리라서 조심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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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고라도 보험적용의 실익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 오창균


그러나 동네길을 벗어나기도 전에 바퀴가 눈 속에 빠지면서 헛돌고 옆으로 미끄러집니다. 지나가던 주민들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도로 진입을 앞두고 다시 눈 속에 빠진 바퀴가 헛돌면서 미끄러집니다. 15년 무사고 경력도 소용이 없습니다. 주차된 트럭을 스치듯이 접촉
했고, 근처 상가에 있던 사람들이 구경거리라도 된 듯이 하나 둘 나옵니다.

그들의 도움으로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트럭주인에게 사과했지만, 주인은 쌍욕까지 섞어가며 운전도 못하면서 차를 왜 끌고 나오느냐고 야단을 칩니다. 순간 욱하고 올라왔지만 웃음으로 거듭 사과하고 연락처를 줬습니다. 트럭의 앞문과 뒷문의 도색이 긁히는 정도의 가벼운 사고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 정도는 보험처리 하지 말고 서로 합의로 끝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트럭주인의 눈치도 나에게 먼저 금액을 제시해보라는 듯  위압적인 자세로 긁힌 부분을 툭툭 칩니다.

"사장님, 어떻게 할까요?"
"그쪽에서 먼저 이야기를 해야지 나보고 뭘 어쩌라고, 성질 뻗쳐 죽겠구먼."
"이 정도면 수리비가 많이 나올 것 같지는 않은데, 견적을 먼저 뽑아보고 연락주세요."
"이 양반 말하는 것 좀 봐. 수리비가 얼마 안나온다고? 기가 막히네."


결국 견적을 뽑은 후에 연락을 받는 것으로 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다음날, 공업사라며 연락이 왔습니다. 트럭 주인은 자신이 아는 형님이라고 하면서.

"선생님, 이 정도면 현금으로 처리하는 것이 좋아요. 현금으로 하시면 40만 원 정도에서 해드릴께요. 저희가 좀 더 신경을 쓴다면 30만 원 선에도 가능해 보이고요."
"보험으로 처리하게 되면요?"
"보험으로 하게 되면 가격이 달라지죠. 문짝을 교체해야 될 수도 있어요."
"현금이면 수리가 되고, 보험이면 교체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되는데요?"
"보험으로 하면 원래 그래요. 적용하는 단가가 다르기 때문에 가격이 많이 올라가고, 보험료도 할증 되고 더 손해입니다. 형님한테도 잘 말해줄 테니까 현금으로 하세요."

다시, 연락을 하기로 하고 보험사에 다니는 친구에게 조언을 부탁했습니다.

할증기준이 50만 원이기때문에 먼저 견적을 받아보고 결정을 하되, 50만 원 미만일 경우는 보험처리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보험처리를 하게 되면 앞으로 3년간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지만, 3년간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사고처리 비용이 비싸다면 소액이라도 보험으로 처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습니다. 먼저, 가입한 보험사에 사고 신고를 접수하고, 3년간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금액과 비교를 해서 결정하라고 했습니다. 보험처리 여부는 그때 가서 결정해도 되기 때문에 서로 합의를 하지 말고, 신고접수부터 하라고 했습니다.

보험사에 사고접수를 한 다음날 연락이 왔습니다. 상대방과 수리비용 25만 원에 합의를 했으며, 내가 앞으로 3년간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많지 않기 때문에 보험처리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듣는 말이 50만 원 미만은 보험처리 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합니다. 물론, 유리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겁니다만, 자신이 가입한 보험의 할인과 할증에 대한 것을 먼저,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입니다.
#접촉사고 #자동차보험 #보험료할인 #보험료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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