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댐 사천대책위 위원장 "부산 물 공급 찬성" 파문

15일 기자회견서 '국토부, 수자원공사와의 의견접근 내용' 발표

등록 2010.01.15 17:25수정 2010.01.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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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댐 사천대책위 박종순 위원장은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남강댐 부산 물 공급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 허귀용


남강댐 부산 물 공급 사업을 반대해 왔던 남강댐 사천대책위의 박종순 위원장이 돌연 찬성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남강댐 사천대책위(위원장 박종순)는 15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토해양부,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들과의 '의견 접근'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 14일 진주시 새마을회관에서 열린 이 회의에는 이원식 국토해양부 과장과 방준세 한국수자원공사 유역관리팀장, 이충권 남강댐관리단 차장, 우종표 서부경남대책위원장, 박종순 사천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사천대책위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의견 접근' 내용 전문이다.

▲1단계로 남강댐 운영수위를 상승하지 않고 현재 상태에서 여유량과 강변 여과수를 개발해 경남.부산지역 물을 우선 공급하고, 2단계로 상류지역에 댐을 건설해 남강댐에 유입되는 홍수량을 줄이면서 수자원을 확보, 공급한다.

▲상류지역 댐 건설은 해당지역과 충분한 협의와 타당성 검토를 거쳐 추진한다.

▲치수능력증대사업 보조여수로 설치는 본류와 사천만 쪽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만큼 추후 충분한 검토를 거쳐 필요하면 양 지역 협의를 거쳐 할 예정이다.


▲우종표 서부경남 대책위 공동대표와 박종순 위원장은 부산 물 공급문제는 경남에 우선 공급하고 남는 물을 부산에 공급하는 원칙 주장에 국토부가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댐 건설 완공 전에는 일일 100만톤을 공급할 수 있는 관로를 매설해 현재 공급 후 여유량을 가져가고 댐 건설 완공 후 일일 40만톤의 관로 매설 공사를 해 물 문제를 해결한다고 했다.

박종순 위원장은 "치수능력증대 사업은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지만, 정부 관계자가 우리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남강댐 부산물 공급 사업에 대해 "남강 상류지역에 댐을 건설하면 사천지역의 피해가 최소화 될 것이고, 정부가 이 사업을 밀어 붙이고 있기 때문에 계속 반대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며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천대책위 내에서 이미 의견 조율을 거쳐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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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댐 사천대책위는 부산.경남 광역상수도 사업관련 기자회견을 15일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열었다. ⓒ 허귀용


그러나 사천대책위 상당수 위원들은 "관련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박 위원장의 일방적인 부산 물 공급 찬성 발언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남강댐 사천대책위 부위원장인 박동식 도의원은 "저번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고, 회의 결과도 통보 받지 못해 모르고 있었다"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서부경남이 똘똘 뭉쳐 대처해야 하는데, 우리만 살려고 그런 식으로 찬성 발표를 하면 절대 안 된다"며 "사천만 욕을 얻어먹게 됐다"고 우려했다.

이창효 부위원장은 "지난 회의에서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구정화 위원은 "기자회견이 열리는지 전혀 몰랐다"면서 "저번 회의 때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말라고 건의했는데, 또 다시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했다"며 황당해 했다.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던 한 위원도 "이곳에 와서 박 위원장으로부터 처음 들었다"며 "이런 신중한 문제를 갑자기 발표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부산 물 공급은 대책위 내에서 조율할 사항이 아니라서, 개인적인 입장에서 밝힌 것 뿐"이라며 말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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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순 위원장의 '부산물 공급 찬성 발언'과 관련, 남강댐 사천대책위 위원들은 '내부적으로 결정한 바 없다'며 황당해 했다. ⓒ 허귀용


우종표 서부경남 대책위 공동대표의 부산 물 공급 주장과 관련해서도 그 진위 여부가 엇갈리고 있다.

우 공동대표는 "경남에만 물을 공급하라고 했을 뿐이지, 부산에 물을 주라는 얘기는 한 적 없다"면서 "박 위원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과 당시 자리에 참석했던 이충권 남강댐관리단 차장은 "우 대표가 그렇게 얘기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해 쌍방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천대책위의 기자회견 내용이 알려지면서 서부경남 대책위에서 강력히 반발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환문 서부경남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오는 19일 남강물지키기 총궐기대회를 앞두고 정부가 이를 방해하기 위해 온 것으로 판단해 지난 14일 회의에 참석 않기로 각 지역 대책위와 결정했다"며 "그 자리는 비공식 자리인 만큼 아무런 의무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박 위원장이 정부의 들러리를 선 것이나 다름없다"며 강력 비판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지난 13일 남강댐 운영수위 상승 없이 경남과 부산지역에 남강댐을 공급하고 댐 건설로 수자원을 확보하는 등 사천대책위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과 비슷한 내용의 '경남. 부산권 물 문제 해소사업 추진방안'공문을 경남도에 전달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남강댐 #부산 #사천 #뉴스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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