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 언손 비비며 읽는 책

[헌책방 나들이 220] 인천 배다리 <삼성서림>

등록 2010.01.23 11:52수정 2010.01.2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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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겨울날 헌책방마실

추운 겨울날 손을 비비면서 동네 헌책방을 찾아갑니다. 예전에는 퍽 많은 헌책방들이 난로 하나 겨우 마련해 놓고 있을 뿐 책방을 따로 따뜻하게 덥히지 못했습니다. 책이 가득하니 곳곳에 난로를 놓기도 어렵고, 책손 스스로 언손을 녹이면서 마음을 불태웠습니다.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무렵을 떠올려 봅니다. 그무렵이나 그 뒤로 몇 해 더 지난 뒤까지 웬만한 헌책방들에서 일하는 분들부터 추위에 옹그린 채 지키고 있었고, 책손도 달리 아쉬워 하지 않았다고 느낍니다. 그저 책이 좋고, 그예 책이 마음에 박히니 추위를 잊는다고 할까요. 더운 날에는 더운 대로 더위를 듬뿍 느끼면서 땀 뻘뻘 흘리며 책을 읽고, 추운 날에는 추운 대로 온몸 꽁꽁 얼어붙으면서 책을 읽습니다. 길가에 좌판을 깔아 놓은 헌책방에서도 한두 시간은 가볍게 책장을 넘깁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고 이렇게 하는 책읽기가 더 좋은지 어떠한지를 따지지 않고 그냥 이렇게 책을 즐깁니다. 때때로 두 손을 비비거나 겨드랑이에 찔러넣으면서도 '책이 있는 자리'를 맴돕니다. 저한테는 책인데, 다른 사람한테는 다른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기쁘게 받아들이면서 더위와 추위를 잊겠지요. 더위를 잊게 하고 추위를 모르도록 하는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삶이란 참 좋습니다. 살가이 어울릴 이웃이 있는 삶도 좋고, 배불리 먹을 밥이 있는 삶도 좋으며, 따뜻하고 시원하고 느긋하게 지낼 집이 있는 삶도 좋습니다.


요새는 서울 마실을 하면 길을 거닐면서 책을 읽습니다. 서울 길거리에서 제 눈을 느긋하게 쉬도록 해 주는 볼거리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가을까지는 아무 걱정 없이(손이 안 시리니) 책에 눈을 박은 채 걸었습니다. 겨울을 맞이하니 아무래도 손이 시리고 볼펜도 얼어붙습니다. 걸으며 책을 읽는 동안 마음에 박히는 대목에는 밑줄을 긋는데, 볼펜으로 금을 그을 수 없는 날은 책을 손에 쥐기도 힘듭니다. 그러나, 밤길에도 길거리 등불이 밝은 서울에서는 길을 거닐 때에 책을 읽지 않으면 무언가 허전하고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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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쌓인 책으로 이루어진 탑 사이를 누비면서 할배 목소리를 라디오나 노래 소리처럼 느낍니다. ⓒ 최종규


겨울 추위를 고스란히 느끼며 동네 골목마실을 하다가 동네 헌책방 앞까지 옵니다.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 한켠을 지키는 <삼성서림> 바깥문이 닫혀 있습니다. 겨울이니 찬바람 들어오지 말라고 닫았겠지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섭니다. 높직한 책탑 안쪽에 자리잡고 앉아 있으실 <삼성서림> 할아버지 목소리가 우렁차게 들립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이웃 할아버지들하고 술잔치를 벌이시는 듯하군요. 여든 줄 나이를 넘긴 할아버지는 이렇게 헌책방 한켠을 지키는 '사장님'으로 있는 보람에다가, 이웃 할배들하고 소주나 막걸리 한 잔 부딪히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서, 이곳 헌책방거리를 떠나기 싫다고 합니다. 한국전쟁 때 황해도에서 피난 오면서 헌책장사를 길거리 좌판으로 처음 하셨다고 했으니, 어느덧 쉰 해가 넘은 헌책방 살림이라고 할 테군요. 아니, 거의 예순 해에 이른 헌책방 살림이라 하겠습니다. 그렇겠군요. 1951년부터이면 올해로 예순 해를 꽉 채울 테고 1952년이거나 1953년이라면 이듬해나 두 해 뒤에 예순 해를 채우겠어요.

<삼성서림> 할배 곁에는, 몇 해 앞서까지 <삼성서림> 옆에서 <창영서점>을 꾸리던 할배가 앉아 있고, 아직도 헌책방을 지키고 있는 <집현전> 할배도 앉았습니다. 지난날 헌책장사를 함께하던 어르신들이 소주잔을 들고 있습니다. 이분들한테 헌책방 <삼성서림>은 경로당이라 할 수 있고, 마을쉼터라 할 수 있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우는 만남터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할배들이 순대찌개를 끓여 안주를 삼고 있습니다.

헌책방이 거리나 골목을 이루고 있으면, 책방 일꾼들이 이렇게 모여 서로서로 술잔치이든 밥잔치이든 이야기잔치이든 벌일 수 있습니다. 다른 가게들도 올망졸망 거리나 골목을 이루고 있으면, 그곳 일꾼들이 오순도순 모여서 이야기꽃 즐겁게 나눌 테지요.

할배들 혀 꼬부라진 목소리를 라디오 소리처럼 들으면서 골마루를 슬금슬금 누빕니다. 할배들 웃음소리를 노래소리처럼 들으면서 책탑을 슬쩍슬쩍 들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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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안쪽은 할배들이 도란도란 모이는 자리입니다. ⓒ 최종규


 (2) 책읽기

간기며 겉장이며 다 뜯기고 없을 뿐더러 책겉에도 매직으로 'x'가 그려진 사진책 <김용수 사진집 1960-1998>(?,1998)을 봅니다. 두 권이 보이는데 두 권 모두 망가진 책(파본)입니다. 왜 이렇게 망가졌을까? 왜 이렇게 찢고 오리고 뜯고 했을까? 책에 실린 사진을 어디 다른 데에 쓴다며 이리 했을까? 책이 불쌍하지 않나? 아무리 사진을 오려서 써야 한달지라도 이렇게 망가뜨려도 좋을까?

.. 김용수 씨는 누가 뭐라고 해도 인천 지역에서는 으뜸으로 꼽히고 존경받는 사진가의 한 사람이다. 40년에 가까운 그의 사진생활은 독보적인 데가 있다. 작품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헌신했고, 한편 후진을 교육하고 키우는 일에도 남다른 정열을 쏟았다. 오늘날 경인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름있는 젊은 많은 사진가가 김용수 씨의 제자라는 사실만 봐도 그가 훌륭한 사진 교육자였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 나는 김용수 씨의 신기에 가까운 암실 기법이나 날카로운 카메라 아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그가 얼마든지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  (추천글/이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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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안쪽으로 햇살이 한 조각 들어옵니다. ⓒ 최종규

오려진 사진이 많지만 '남아 있는 사진'으로도 볼 만하다고 느끼면서 책장을 넘깁니다. 사진을 다 보고 나서 책 앞쪽 추천글을 읽는데, 이명동 님이 쓴 글에서 '카메라 아이'라는 대목이 눈에 뜨입니다. '아이'란 영어로 'eye'일 테지요? 오늘날 사진밭 교수나 학자나 작가들이 참으로 영어를 몹시 즐겨쓰고 있는데, 부질없고 덧없고 쓸데없는 말장난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진을 보는 눈'이나 '사진 눈길'이라 이야기하면 한결 나았을 텐데, 아니면 작가나 학자나 교수 스스로 좀더 알맞고 손쉽게 주고받을 말마디를 일구면 좋았을 텐데.

겉에 '필독도서'라는 말이 찍혀 있는 <가가와 도요히꼬/조완제 옮김-사선을 넘어서>(세종문화사,1988)를 봅니다. 드디어 <사선을 넘어서>를 찾아냈다고 생각하며 빙긋 웃습니다. 이 책 하나를 찾으려고 여러 해째 기다리고 바라고 꿈꾸었는데. 가가와 도요히코 님이 퍽 옛날 분이기는 하지만, <우애의 경제학>(그물코,2009) 빼고는 이분 삶과 생각을 읽을 책이 시중에 없습니다. 이분 책은 헌책방에서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참말 1988년 책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예전에 찍은 책을 고스란히 복사를 해서 겉껍데기를 새로 붙여서 내놓지 않았는가 궁금한 속알맹이입니다. 껍데기에 '필독도서'라는 글씨를 크게 새겨 놓았으면서도 판짜임이나 엮음새는 어설픕니다. 그러면 이 책은 번역은 어떠할까요? 제대로 된 번역으로 여겨도 될까요? 찾아서 읽기 어렵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갈무리되고 알차게 엮어낸 책을 만나고 싶습니다.

소설책 <이경자-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작가정신,1992)를 봅니다. 책꽂이에 두 권이 보입니다. 어느 책으로 살까 하고 망설이다가, 책 안쪽에 카드전표가 꽂혀 있는 녀석으로 고릅니다. 책 사이에 꽂힌 카드전표는 2006년 12월 4일 날짜가 찍혀 있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나이트클럽'에서 긁은 녀석입니다. 나이트클럽에서 몇 만 원어치 술을 마시는 사람이 읽던 <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라고? 이경자 님 소설 성격과 줄거리를 곰곰이 헤아리면서 카드전표를 다시 들여다봅니다. 피식 웃음이 납니다.

.. 비록 남편의 일이 전표를 떼는 단순 반복 노동이라 하더라도, 그는 자신의 몸과 정신으로 사회적 노동을 해서 '돈'을 벌어옵니다. 이런 경험이 그의 의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처음엔 퇴근하자마자 집에 와서 옷도 갈아입지 않고 저녁밥을 짓는 것이었어요. 어쩌다 제가 그와 비슷한 시간에 귀가하면 아직 죄인인 양 어쩔 줄을 모르고 허둥지둥 저녁상을 마련하곤 하더라구요. 처음엔 저도 신경질을 부렸지요. 아무리 남자가 직업을 가졌더라도, 어디까지나 살림을 하는 '남편'이니까, 자신의 그 신성한 본분을 잊지 말아야지, 왼종일 바깥에서 시달리다 들어온 아내를 무료하게 기다리게 하다니 … 하지만 저도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남편이 대학까지 다녔는데 집안에서 가사노동만 하고 있는 게 비생산적이다 싶어 취업에 동의했으면, 나와 똑같이 일하는 사람으로 인정해야 하겠지요 ..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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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카와 준페이 님 책 <인간의 조건> 세 권이 보입니다. ⓒ 최종규

2006년 겨울날, 나이트클럽 두 군데를 밤새워 잇달아 뛰던 그분은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을까 궁금합니다. 그분은 이 책을 언제 장만해서 읽었는지 궁금합니다. 1992년에 나온 책이니, 이 책을 2006년에 들고 다니던 그분도 헌책방마실을 하면서 이 책을 찾아내어 읽었을까요? 이 책은 어떠한 이야기를 품고 그분 곁을 떠나 헌책방으로 들어왔을까요?

'87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말머리가 겉그림에 큰 글씨로 찍혀 있는 <요세프 브로드스키/한번웅 옮김-하나도 채 못 되는>(성원,1987)을 만납니다. 요사이 읽은 다른 책에서 '요세프 브로드스키'라는 이름을 만났는데, 며칠 만에 이분 예전 책을 헌책방에서 마주치는군요. 아직 잘 모르는 사람이요, 나한테 걸맞거나 나로서 읽을 만한지 어떠한지 알 길이 없는 책입니다. 그러나, 제가 얼마 앞서 읽은 '참 괜찮다고 느낀' 책에서 이분 이름이 나왔기에 '이런 분이 또 있었구나. 그런데 이분 책을 만날 수 있을까? 이분 책은 시중에 있을까? 이분 책이 우리 말로 옮겨진 적이 있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쥐어들면서 고개를 갸우뚱갸우뚱해 봅니다. 몽실몽실 피어난 이 생각이 오늘 나를 이 헌책방으로 이끌었을까요. 궁금한 사람 궁금한 책이라는 마음이 오늘 골목마실을 거쳐 헌책방마실까지 하라고 이끌었을까요. 삶을 읽으면서 책을 읽습니다.

 (3) 삶읽기

술잔치를 벌이는 할배들 뒤쪽에 쌓인 책에서 일본 손바닥책 몇 가지가 보입니다. 저한테 없는 책 세 가지를 고릅니다. <中根金作-庭づくり>(保育社,1968), <伊藤芳夫-サボテン>(保育社,1962), <木村鐵雄-日曜大工>(保育社,1968)을 고릅니다. "그거는 하나에 천 원씩은 주셔야겠는데, 괜찮겠수?" "그럼요. 그런데 그렇게 싸게 주셔도 돼요." "나는 괜찮아요. 그러면 그렇게 가져가요."

헌책방 할아버지는 늘 퍽 싼값으로 헌책을 팔아 옵니다. 더 받아도 되는 책이지만 더 받는 일이 없습니다. 오히려 천 원이나 이천 원을 덜어 주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헌책방 할아버지는 당신들 딸아들을 키워 냈고 가르쳤습니다. 헌책 하나로 당신 살림을 꾸렸고, 헌책 하나로 이렇게 당신 일터에서 이웃 헌책방 할아버지를 불러 술잔치 벌일 돈을 마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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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할배들을 찍은 사진이 한쪽 벽에 붙어 있습니다. 올해에 찍은 사진도 할배들한테 선물로 드려야겠습니다. ⓒ 최종규


"알지요?" "그럼요, 잘 알지요." "우리는 이렇게 살아요. 아들이 (헌책방) 그만두고 자기 집으로 들어와서 살라고 하는데 못 살아요. 하루만 집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답답해서 못 살아요. 이렇게 나와서 책도 팔고 술도 마시고 사람도 만나고 얘기도 해야지 살지, 그리고 이제 이 나이에 더 무슨 미련이 있겠어요? 하루하루 즐기면서 사는 거지요."

헌책방 할아버지 말씀을 들으면서 살짝살짝 두리번두리번 책시렁을 살펴봅니다.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말씀을 듣다가 <손석춘-신문편집의 철학>(풀빛,1994)이라는 책이 눈에 뜨여 집어듭니다. 손석춘 님이 예전에 이러한 책을 펴낸 적이 있었군요. 이러한 책을 첫걸음으로 삼아, 오늘날에는 신문편집뿐 아니라 신문읽기도 그렇게 바지런히 펼치시는군요.

.. 그러나 과연 우리들은 올바른 정보를 얻고 있는가. 과연 필요한 정보를 얻고 있는 것일까. 매일 삶의 시간을 쪼개 읽을 만한 가치나 '품위'를 지닌 신문 지면을 우리는 만나고 있는가. 대부분의 신문 독자라면, 더욱이 이 책을 읽고 있을 독자라면 이 질문들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을 성 싶다 ..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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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서는 참고서대로 찾아서 보고, 여느 읽을거리는 여느 읽을거리대로 찾아볼 수 있는 헌책방입니다. ⓒ 최종규


손석춘 님은 신문읽기에서 우리 스스로 우리 삶을 제대로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니까, 신문읽기로 삶읽기를 하는 셈입니다.

저는 나 스스로 내 삶을 옳고 바르게 읽고자 책읽기를 합니다. 저는 책읽기로 삶읽기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진찍기로 삶읽기를 함께 합니다. 그리고, 아이키우기로 삶읽기를 나란히 하며, 글쓰기와 골목마실로도 삶읽기를 같이 합니다. 집에서 빨래를 하면서, 아기 죽을 끓이고 옆지기 먹을 밥을 하면서 삶읽기를 합니다. 바삐 돌아치는 갖가지 일굴레에서 삶읽기를 합니다. 전철을 타면서도 삶읽기를 하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한테서 삶읽기를 합니다. 오로지 아파트 새로 짓기로만 재개발을 밀어붙이는 공무원 정책에 제 살림집이 이리저리 밀리면서 삶읽기를 합니다. 그리고, 헌책방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삶읽기를 합니다.

.. 무엇 때문일까, 그럼에도 우리 신문들이 자신들의 철학을 당당하게 내세우는 까닭은. 가령 우리 신문들이 구체적 편집 현실과 동떨어진 채 스스로의 편집 철학을 민족주의라거나 자유민주주의라며 강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 지점에 그 권력의 태생적 원천이, 그 감탄스러울 만큼 세련된 권력유지의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 지금 이 순간 내가 읽고 있는 신문 지면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신문기사들은 누가 작성하고 도대체 얼마나 현실과 일치하는가, 왜 어떤 기사는 머리기사로 처리되고 내가 관심 있는 다른 기사는 1단이나 2단 기사로 배열되어 있는가, 그 기사의 가치판단은 과연 타당한가, 누가 그 가치판단을 하는가라는 문제들은 신문 읽기에 대단히 중요한 변수가 될 법하다 ..  (14∼15,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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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 책에서 좋은 책을 찾는 몫은 우리한테 있습니다. ⓒ 최종규


"어른들은 잘 있으시지요?" "네, 두 분 모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책값을 셈한 다음 '오늘도 책 구경 즐겁게 하고 돌아갑니다.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하고 인사드리며 나오려 하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부모님 안부를 물으십니다. 헌책방 할아버지 나이는 우리 부모님보다 열너덧 위인데, 헌책방 할아버지는 늘 '어른들'이라고 하면서 말씀을 여쭙니다.

가방에 책을 챙겨 넣고 책방을 돌아나오면서 곰곰이 생각에 잠깁니다. 헌책방 할아버지네 아버지나 어머니 되는 분들은 모두 하늘나라에 가 있으시겠지요. 당신이 그리거나 헤아릴 수 있는 아버지나 어머니는 당신 또한 그분들 뒤를 따라가야 만날 수 있겠지요. 새삼스레 우리 부모님 안부를 생각해 보고, 우리 형은 목포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곱씹어 봅니다. 식구들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가는데 형한테서 전화가 걸려 옵니다. 주말에 인천으로 나들이를 온답니다. 형은 언제나 동생한테 먼저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습니다. 올해 설날은 형 생일이기도 한데, 그날을 앞두고는 동생이 먼저 안부전화를 걸어야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 인천 배다리 <삼성서림> / 032) 773-8448

- 글쓴이 누리집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cafe.naver.com/hbooks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 글쓴이는 다음과 같은 책을 써냈습니다.
<생각하는 글쓰기>(호미,2009)
<책 홀림길에서>(텍스트,2009)
<자전거와 함께 살기>(달팽이,2009)
<헌책방에서 보낸 1년>(그물코,2006)
<모든 책은 헌책이다>(그물코,2004)
<우리 말과 헌책방 (1)∼(8)>(그물코,2007∼2009)


덧붙이는 글 - 인천 배다리 <삼성서림> / 032) 773-8448

- 글쓴이 누리집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cafe.naver.com/hbooks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 글쓴이는 다음과 같은 책을 써냈습니다.
<생각하는 글쓰기>(호미,2009)
<책 홀림길에서>(텍스트,2009)
<자전거와 함께 살기>(달팽이,2009)
<헌책방에서 보낸 1년>(그물코,2006)
<모든 책은 헌책이다>(그물코,2004)
<우리 말과 헌책방 (1)∼(8)>(그물코,2007∼2009)
#헌책방 #삼성서림 #책읽기 #배다리 #헌책방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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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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