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놀이, 마당놀이 사랑해 주세요"

천하에 난봉꾼, '이춘풍난봉기' 지방투어 '돌입'

등록 2010.02.01 08:54수정 2010.02.0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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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풍난봉기의 공연 광경. 마당놀이의 이춘풍난봉기의 한 장면. ⓒ 김용한


마당놀이 이춘풍난봉기가 지난 30일 대구엑스코 5층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은 마당놀이 전문극단인 극단 미추가 제작한 '이춘풍난봉기'로 달구벌엔터테이먼트의 주최로 2회 공연이 성황리에 끝났다.


작년 12월 13일을 기해 마당놀이 3,000회라는 진기록을 세운 극단 미추(대표 손진택)가 '이춘풍난봉기'를 갖고 지방공연에 돌입하게 된 첫 방문지가 대구였던 것.

오후 3시(1회) 공연에는 중장년층이 객석을 가득 메웠고, 오후 7시(2회)에는 중. 장년층을 포함한 젊은 층의 관객과 회사원들의 방문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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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간 이춘풍 기생에 혼이 빠지다. 이춘풍난봉기에서 평양 기생들에게 정신이 나간 이춘풍의 모습 재현.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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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이에게 정신팔린 이춘풍. 평양기생 추월이에게 정신이 팔려 가사를 탕진한 이춘풍. ⓒ 김용한


이번 공연에는 마당놀이 3인방이라고 불릴 정도로 연기 호흡과 마당놀이 어언 30여년을 목전에 둔 동지 윤문식, 김성녀, 김종엽씨가 함께 무대에 섰다. 이번 공연에 국악 연주에는 중앙국악고나현악단(지휘 이경섭)이 함께했으며 배우 32명, 스텝 14명 가량이 함께 이춘풍난봉기의 신명난 마당극을 만들어냈다.

'이춘풍난봉기(http://www.madangnori.co.kr/)'는 주색잡기에 빠진 이춘풍의 일대기를 그린 것으로 맞춤집을 차려 가세가 풍족해진 이춘풍이 평양으로 장사를 떠난 뒤 평양기생 추월(김성예)을 만나 자신이 지닌 전 재산을 탕진한 채 그 집 종으로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그 뒤 이춘풍의 처가 남장비장이 되어 평양으로 도임하여 춘풍을 거지꼴로 만든 추월을 혼내주고 이춘풍이 잃었던 5만냥까지 되찾아 이춘풍의 마음을 되돌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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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나간 이춘풍을 구하기 위해 직접 나선 이춘풍처. 평양기생 추월이에게 가사를 탕진해 종으로 전전하던 이춘풍. 남편을 돕기 위해 직접 형방으로 부임한 이춘풍처가 처음 평양에 도착해 그를 방문한 광경. ⓒ 김용한


마당놀이를 보고 있는 이들은 불편한 자세에서도 재미가 있는 모양이다. 시작 전부터 바람을 잡는 엿장수의 등장에도 평소 잘 사먹지 않던 엿까지 선뜻 선심을 베푼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박장대소.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듯 이춘풍의 역을 맡은 윤문식씨의 연기에 몰입한다. 마치 자신이 이춘풍이 된 듯 또는 이춘풍의 처가 된 듯 마당놀이 역할극에 관객도 하나가 된다.

"친정어머니가 너무 행복해 하시고 좋아하셔서 기분이 좋다"고 말한 김경자씨는 "이야기만 듣던 이춘풍전을 직접 와서 배우와 같이 현장감 있게 호흡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 강병호씨도 "현실에 대한 풍자, 시사적인 것이 보는 이로 하여금 재미를 더하게 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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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갈나는 해설로 눈길을 끈 김종엽씨. 감초와 같은 해설로 마당놀이에 재미를 더해준 김종엽씨. ⓒ 김용한


현장감 있는 우리 국악의 연주와 배우들의 톡톡 튀는 애드리브와 배우 3인방의 흐트러짐 없고 척척 맞는 호흡도 인상적이다.

또 시대에 걸맞은 시대풍자의 언변과 톡톡 쏘는 듯한 연극에서의 상황극은 마당놀이의 또 다른 재미이자 관객의 상상력을 무한하게 표출케 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이춘풍 역할을 맡았던 배우 윤문식씨는 "우리가 태어나고 죽는 곳이 바로 마당인데 마당이 없어지면서 우리 국민들이 삭막해졌다"고 말하면서 "마당놀이는 관객과 배우가 한배를 탄 것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배우 윤씨는 "배우들은 늙어 가는데 관객들은 젊어져간다는 것이 고무적이다"고 말하면서 "무조건 서양 것만을 따라가지 말고 우리 것을 소중하게 여기며 우리 전통을 살려나가는 정신을 잃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춘풍 처 역할을 맡았던 김성녀씨도 "마당놀이는 구색이 잘 맞고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윤 선생님은 흥, 즉흥적인 면에 관객들이 좋아하는 끼를 갖고 계시고 김종엽 선생님은 탈춤 인간문화재이자 판소리도 잘하고 다년간 라디오 MC를 하면서 삼총사가 마당에서 놀이를 하는데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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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놀이에 재미를 더해준 우리 국악연주단. 우리 전통국악을 연주해 이춘풍난봉기에 신명을 더해 준 중앙국악관현악단의 공연 중 연주 광경. ⓒ 김용한


김성녀씨는 "관객들이 계속 젊어지고 있다는 것이 반갑고 기쁘다"고 말하면서도 "마당놀이 전용극장이 더 많아져서 마당놀이도 활성화되고 서양연극을 볼 때 끝까지 자리를 지키듯 우리 마당놀이에도 그런 세련되고 성숙된 관객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평양기생 추월로서 이춘풍의 마음을 단번에 빼앗았던 김성예(국악인. 김성녀 동생)씨는 "중장년층이 모두가 공감하고 겪는 일을 우리가 풍자해서 만든 마당놀이라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3000회라는 것이 우리가 이룬 것이 아니고 관객들이 만든 것이니 앞으로도 관객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지방공연 일정]

* 김천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2월 20일(토) 4
- 공연장소 : 김천실내체육관

* 청주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2월 27일(토) 3시, 7시
- 공연장소 : 청주학생 교육 문화원

* 여수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3월 27일(토) 3시, 7시
- 공연장소 : 여수 전남체육관

* 보령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4월 3일(토) 3시, 7시
- 공연장소 : 대천 체육관

* 울산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4월 24일(토) 3시, 7시
- 공연장소 : 울산 KBS홀

* 영주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4월 27일(화) 7시30분
- 공연장소 : 영주 서천둔치 야외무대

* 부산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5월 8일(토) 3시, 7시
- 공연장소 : 부산 KBS홀

* 창원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5월 15일(토) 3시, 7시
- 공연장소 : 창원 KBS홀

* 의정부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5월 18일(화) 3시, 7시30분
- 공연장소 : 의정부 예술의전당 대극장

* 전주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5월 22일(토) 7시30분
- 공연장소 :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야외공연장


덧붙이는 글 [지방공연 일정]

* 김천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2월 20일(토) 4
- 공연장소 : 김천실내체육관

* 청주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2월 27일(토) 3시, 7시
- 공연장소 : 청주학생 교육 문화원

* 여수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3월 27일(토) 3시, 7시
- 공연장소 : 여수 전남체육관

* 보령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4월 3일(토) 3시, 7시
- 공연장소 : 대천 체육관

* 울산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4월 24일(토) 3시, 7시
- 공연장소 : 울산 KBS홀

* 영주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4월 27일(화) 7시30분
- 공연장소 : 영주 서천둔치 야외무대

* 부산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5월 8일(토) 3시, 7시
- 공연장소 : 부산 KBS홀

* 창원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5월 15일(토) 3시, 7시
- 공연장소 : 창원 KBS홀

* 의정부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5월 18일(화) 3시, 7시30분
- 공연장소 : 의정부 예술의전당 대극장

* 전주 공연
- 공연일시 : 2010년 5월 22일(토) 7시30분
- 공연장소 :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야외공연장
#이춘풍전 #미추 #마당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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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얻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곳의 권력이며 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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