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점점 악화되어 가고 있는 현재 상황

등록 2010.02.03 18:21수정 2010.02.0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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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cracy Now! in Haiti Democracy Now! 취재진과 애이미 굿먼이 아이티에서 취재중이다 ⓒ Democracy Now!

▲ Democracy Now! in Haiti Democracy Now! 취재진과 애이미 굿먼이 아이티에서 취재중이다 ⓒ Democracy Now!

Democracy Now! 화요일자 (2월 2일, 미국 현재 시각) 보도에 따르면 아이티의 현재 상황은 최초의 지진 발생한 이래 60여차례의 강도 높은 여진까지 겪으면서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많은 지원금이 전 세계에서 쏟아지고 있지만 실제 구호 물품과 자금은 현지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부상과 계속되는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

아이티를 방문하고 막 돌아온 미국 Center for Constitutional Rights(CCR-헌법 수호센터) 대표(Bill Quigley)를 DN!의 앵커 애이미 굿먼(Amy Goodman)이 인터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아이티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있는 모습은 곳곳에서 볼 수 있지만 정작 외국에서 온 구호 단체 사람들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수십만명의 지진 피해자들은 "텐트촌"을 이루어 지내지만 말이 좋아 텐트지 얇은 천 한장을 밧줄로 이어 만든 엉성한 것이어서 사실상 길 바닥에서 맨 몸으로 지내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으며 그들에게 구호 물자가 전달되는 모습도 볼 수 없다고 한다.

이 와중에 미국 침례교 선교사 10명이 아이들 33명을 미국으로 몰래 빼돌리려다가 잡히는 일이 생겼는데 그들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고아들을 데려가려고 했을 뿐이고 급해서  정식 서류를만들지 못했을 뿐이다"는 어이없는 변명을 했다.

CCR 대표인 빌 퀴글리에  따르면 아이티는 15살 미만의 아이들이 인구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이며 지금 상황이 워낙 절박하다 보니 애들을 데려다가 치료를 해주고 돌봐주겠다는 거짓말을 믿고 맡기기도 하는 부모들의 순진함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나온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 선교사 집단의 웹 사이트에는 "wholesale adoptions"(떨이 입양)을 하겠다고 써 있었는데 이들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고아원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선교사들로부터 납치되었던 많은 아이들은 부모나 친척이 있는 경우였다.


지진이 일어난 지 열흘쯤 되었을 무렵에도 New Mission이라는 미국 선교회에서 아이티 지진 피해 지역에 헬리콥터를 타고 와서 잠시 착륙했다가 바로 이륙한 후 사람들 위를 빙빙 돌다가 공중에서 빵을 뿌리고 간 적이 있어서 피해자들을 격분시킨 적이 있었다. 현장에 있던 주민들은 몹시 화를 내면서 "다른 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모욕하지 않았을 것이다. 개에게 뼈다귀 던져주는 것도 아니고. 우리는 빵과 물이 절실하지만 이런식은 아니"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보낸 원조금은 달러당 37퍼센트가 미군 유지비로 들어가고 나머지 3분의 2도 외부 계약자들이나 단체들 보조비로 들어가고 정작 아이티 정부에게 주어지는 돈은 달러당 1센트도 채 되지 않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아이티 정부 또한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무능력하고 관료적인 조직이라서 대다수 아이티 사람들은 지원금과 물품이 정부나 외국 구호단체가 아닌 아이티 지역 단체와 교회로 바로 전달되어 사람들에게 배분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 정반대이다. 외국 사람들이 아이티에 지원되는 돈을 가지고 구호나 재건과 관련된 일을 맡아서 하고 받은 돈을 가지고 아이티를 뜨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결국 아이티 사람들은 일자리도 지원되는 돈도 구경도 못한 채 남 좋은 일만 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많은 구호 물자가 아이티에 도착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이미 들어온 구호 물자는 비밀 창고에 보관되고 있고 그 물자를 배분하는 (알려지지 않은) 책임자가 어떤 식으로 이 물자를 전달할 지 결정을 못하고 있어서 전달을 미루고 있다는 기가 막힌 상황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은 먹지 못해 문자 그대로 굶어 죽는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2주 전 쯤에 수천개의 생수통을 실은 트럭이 출발하려는 것을 본  DN! 취재진이 반가운 마음에 이 물이 전달되는 곳이 어디냐고 운전수에게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미국 대사관"이었다. 부상당한 몸으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먹을 것과 마실 물을 절실히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도움의 손길은 아직 아이티엔 없다.

 

관련글: 아이티의 현재 상황 (1월 22일)

덧붙이는 글 | 한겨레 국제면에 기사화 된 글입니다.

2010.02.03 18:21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한겨레 국제면에 기사화 된 글입니다.
#아이티 #지진 #군사주의 #긴급구호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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