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공원 담장 철거 반대...그 속셈은?

주민, 국방부에 따가운 눈총... 정치, "담장 철거" 한 목소리

등록 2010.03.01 13:48수정 2010.03.0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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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구 산곡동 소재 가칭 부영공원 일부 전경. 공원으로 개장 돼 10년 동안 이용되지만 공원의 기본 시설 조차 미흡한 실정이다. 지자체와 정치권은 부영공원과 캠프마켓 부지에 대한 각 종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피부적인 문제인 부영공원 담장 문제하나 해결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 한만송

인천 부평구 산곡동 소재 가칭 부영공원 일부 전경. 공원으로 개장 돼 10년 동안 이용되지만 공원의 기본 시설 조차 미흡한 실정이다. 지자체와 정치권은 부영공원과 캠프마켓 부지에 대한 각 종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피부적인 문제인 부영공원 담장 문제하나 해결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 한만송

인천 부평구가 산곡3동 가칭 부영공원의 낡은 담장을 정비하려는 것을 국방부가 반대해 주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가운 눈총도 보내고 있다.

 

가칭 부영공원 부지는 1990년대까지 한국군 68경자동차부대가 사용하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간 후 2002년 관리주체가 부평구로 이관돼 주민들에게 개방됐다. 그에 앞서 이 부지는 1986년 도시계획시설(=공원)로 결정됐다.

 

이 부지를 10년 가까이 공원처럼 이용하고 있는 인근 주민들은 제대로 된 공원 조성을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원 부지의 소유주가 국방부와 산림청인 관계로 부지 안에 공원기반시설 등을 조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공원 부지를 둘러싼 담장은 군부대 이전 후에도 근접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때문에 철거되지 못했는데, 붕괴 위험이 있고 도시미관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거기다 공원 부지 인근 우성4차 아파트 주민들은 담장 때문에 에둘러서 공원을 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해동 동 주민들은 수년 동안 구에 담장 철거를 요구해왔다.

 

이에 구는 예산 5000만원을 투여해 부평 '2001 아울렛'부터 산곡남초등학교 구간 중 미군기지 담장을 제외한 공원 부지 담장을 철거하고 투시형 펜스 등으로 교체하는 담장정비계획을 세워 추진했다.

 

하지만 부평구에 따르면 국방부는 해당 부지가 산림청 소유임에도 담장은 자신들이 설치한 시설이라며, 철거를 반대하고 있다. 국방부는 산림청과 작성한 '국유재산 무상 사용승인 상호 합의각서'를 근거로 "기존 경계시설인 담장을 관리 유지해야한다"며 "담장 철거 시 폐기물 무단투기나 무질서한 공원 이용이 우려 된다"는 의사를 구에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가 담장 철거를 반대하는 속셈은 따로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방부가 그동안 구에 공원 부지를 매입할 것을 요구해온 것을 놓고 볼 때, 붕괴 위험이 있는 담장 정비를 반대하는 것은 먼저 부지를 매입하라는 요구로 해석하는 것이다.

 

국방부는 2007년 7월 구가 요청한 공원 부지 무상사용에 대해서 '불가하다'고 회신하기도 했다. 문제는 부평구의 재정여건이 열악해 부지 매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인천시는 송도 개발 등으로 재정 여건이 열악해 부지 매입을 꺼리는 형편이다.

 

부평구 관계 공무원은 "담장을 철거하고 싶으나, 국방부가 반대 입장이라 정비할 수 없다"며 "토지 매입을 하지 않고서는 담장을 철거할 수 없다는 의사로 보인다. 토지 매입과 담장 철거를 일괄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진형(부평갑) 국회의원실은 "의정보고회 등에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아, 국방부와 협의를 통해 담장을 부분적으로 철거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영표(부평을) 국회의원실은 "한국군 부대가 이전했고, 캠프마켓 이전 후 신촌공원 등으로 조성되는 지역이라 군사적 보안 등의 문제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 국방부가 주민의 접근권 등을 침해하는 것은 권위주의적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며, "기초단체에서 공문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임에도 국회의원실에 요청 한 번 하지 않은 것은 부평구가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부평구 위원회 김응호 위원장도 "보행 및 조망권과 시민 안정 등을 고려한다면 인천시와 부평구는 부영공원 담장 철거를 빠르게 실시해야 한다"면서, "송도 등 신도시 개발에만 열을 얼리다보니 구도심의 이런 문제 등은 등한시 되고 있다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평신문>은 이 문제에 대해 103보병여단 관계자와 두 차례 전화통화를 했지만, "상급 부대에 문의해야하지만, 상급 부대 훈련으로 인해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3.01 13:48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영공원 #캠프마켓 #국방부 #부영공원 담장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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