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의 성공비밀? 이 사람에게 물어봐

대학 졸업 대신 '자신'을 선택한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

등록 2010.03.03 17:13수정 2010.03.0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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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사의 공동 창립자이가 최고 경영자인 스티브 잡스. ⓒ Wikimedia Commons

애플사의 공동 창립자이가 최고 경영자인 스티브 잡스. ⓒ Wikimedia Commons

요즘 '아이폰'이 화제다. 2009년 11월 처음 한국에 출시되고 3개월이 넘었지만 세간의 관심은 연일 식을 줄을 모른다. 그런데 '아이폰'에서 '아이'란 접두어가 생소하지 않다. 아이팟, 아이패드, 아이폰. 그렇다. 모두 애플(Apple)이란 기업에서 만든 제품이다.

 

매번 애플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전세계 IT시장은 들썩거린다. 그리고 애플이 출시한 신제품은 '레드오션' 안에서 '블루오션'을 만들어간다. 소비자는 열광하고 그 반응으로 인해 애플은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애플이 '과감한 혁신과 뛰어난 상상력 그리고 소비자 중심의 사고'와 같은 '애플의 모토' 덕분에 다른 기업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었다고 말한다.

 

애플이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스티브 잡스를 통해 여러 가지를 말해 보려 한다.

 

'대학이란 틀'에서 벗어나니 진정 내게 필요한 것을

 

미혼모인 친어머니는 스티브 잡스가 태어나자마자 그를 입양했다. 그의 생모는 입양받기로 한 양부모가 모두 대졸자가 아니란 것을 알고 반대하다가 '잡스를 꼭 대학에 보내겠다는 확답'을 받고 나서야 입양을 최종 승인했다.

 

그는 후에 실제로 대학에 진학했다. 그러나 대학에 들어간 지 6개월만에 자퇴했다. 그는 '인생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정체성에 혼란을 느낌과 동시에 대학교육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그리고 가난한 양부모의 사정을 잘 알고 있던 터라 비싼 학비가 돈만 축낸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복합접인 이유로 그는 과감하게 자퇴를 감행했다. 그러나 그는 절대 자퇴를 후회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더 좋은 기회의 발판으로 삼는다. 그는 그때를 이렇게 회상한다.

 

"저는 대학 공부의 가치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인생을 어찌 살아갈지 몰랐고, 대학 공부가 그것을 알아내는 데 어떤 도움을 줄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부모님들이 평생 저축한 재산을 축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학교를 그만두기로 결정합니다.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으로 믿으리라 결심하면서 말이죠. 당시에는 참 두려운 결정이었지만, 돌이켜 보건대, 그것은 제가 내렸던 최고의 결정들 중 하나였습니다."

- 스티브 잡스,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축사

 

잡스는 대학에서 정해준 커리큘럼을 따라갈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시간이 대학에 다닐 때보다 훨씬 많아졌다. 그 당시 잡스는 대학에서 청강을 많이 이용했다.

 

정규 커리큘럼에 종속되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강좌만을 들었다. 실제 이때 접한 '필기체 강의' 때문에 훗날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만든 최초의 '매킨토시'가 아름답고 다채로운 글꼴을 가질 수 있었다. 잡스가 자퇴하지 않았더라면 그 강의를 들을 수 없었을 것이고 그런 것을 접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인터넷판에서 고교 중퇴의 낮은 학력이지만 자신의 길을 개척해 세계적인 유명인이 된 힙합 가수 제이 지(Jay-Z)와 패션 모델 지젤 번천 등 7인을 선정해 소개했다. 그전에도 포브스는 세계 10대부자들의 학력이 의외로 낮다는 통계자료를 기사로 전했다.

 

보통사람들은 놀랄 수 있는 부분이지만 나는 놀라지 않았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사회적인 틀'에 가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확신했고 그것을 자유롭게 발휘했기 때문이다. 거대집단이 만들어 놓은 '전형적인 코스'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확신이 큰 만큼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의 높이도 덩달아 매우 높아진다고 확신했다.

 

모두가 '대학에 가야 한다, 가지 말아야 한다'가 아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에 확신하고 그것에 필요한 길을 그 무엇에도 종속받지 않고 스스로가 과감히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설립자'를 쫓아낸 회사를 살려낸 '설립자'

 

스티브 잡스는 1976년 단짝 친구인 워즈니악과 동업으로 '애플'이란 컴퓨터 회사를 설립했다. 애플사는 '애플1, 애플2, 매킨토시'등을 출시하며 개인용컴퓨터(PC)를 대중화 시켰다.그리고 애플사는 10년 만에 달랑 두 명이던 직원에서 4000명이 넘는 종업원을 거느린 20억 달러 규모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대기업으로 성장하자마자 잡스는 회사에서 쫓겨났다. 주식을 발행한 이후 회사의 덩치는 더 커졌다. 주식을 가진 이사가 새로운 인재와 잡스간의 갈등 과정에서 잡스를 공개적으로 쫓아낸 것이다. 그때의 상황은 잡스 본인에게 정말 잔인하고 처참했을 것이다.

 

그 이후 한때 정말 많은 방황을 하던 잡스는 이내 다시 도전하기로 맘을 먹는다. 그가 다시 도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아직도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사에서 일어난 일련의 시련들도 그 사실을 전혀 변화시키진 못했다. '애플사에 대한 복수심'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사랑'이 그의 재기에 박차를 가했다.

 

그는 '넥스트'라는 회사를 세워 '픽사'를 인수했다. 그리고 픽사는 세계 최초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인 '토이스토리'를 제작했고,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되었을 정도로 놀라운 발전을 거듭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애플이 넥스트를 인수하고 잡스는 애플로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날로 악화되고있는 애플의 매출과 재정은 스티브 잡스를 이듬해 다시 최고경영자 자리로 복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잡스는 10억 달러의 적자를 낸 애플사를 1년만에 4억 달러 흑자를 내는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그가 넥스트에서 개발했던 기술이 바로 그 원동력이 되었고, 오늘날에도 애플의 부흥을 이루어 낸 핵심이 되었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계속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리고 엄청난 '굴욕과 시련'을 나중에 더 크게 '성공할 기회'로 만들어 버렸다. 그 시기가 자신에게 가장 활발한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발휘하게 해줬다는 잡스는 그때를 이렇게 말한다.

 

저는 제가 하던 일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애플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도 그 사실을 조금도 바꿀 수 없었지요. 비록 거부당했지만, 저는 여전히 사랑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결과적으로 애플에서 해고당한 것이 제 인생 최고의 전환점이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성공해야 한다는 정신적 부담이 새출발하는 초심자의 홀가분함으로 바뀌었는데, 모든 것에 확신을 가질 필요가 적으니까요. 그것을 기회로 제 자신이 자유로워지면서 제 인생에서 가장 창의적인 시기들 중 하나로 접어들게 되었지요.

- 스티브 잡스,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축사

 

그리고 그는 인생의 후배들에게 이런 조언을 덧붙였다.

 

살다 보면 때로는 머리에 돌을 맞는 일도 일어납니다. 믿음을 잃지 마십시오. 저는 확신합니다. 저를 계속 이끌어 온 힘은 바로 제가 하는 일을 사랑했다는 사실입니다. 사랑할 만한 것을 찾으십시오. 연인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을 찾는 것 또한 진실로 중요합니다. 일은 여러분 인생의 큰 부분을 채울 것이며, 따라서 진정 만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당신이 대단하다고 믿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단한 일을 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그런 일을 찾지 못했다면, 계속 찾아보십시오. 안주하지 마십시오. 마음으로 하는 모든 일이 그렇듯이, 그것을 찾아내는 순간, '이것이다'라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 스티브 잡스,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축사

 

 스티브잡스의 '경영법'

 

애플사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기획하고, 만들고, 홍보하고 또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먼저 생각하는 것보다 '소비자 편의'를 먼저 생각한다. 그게 결국 기업의 입장에서 더 이익이 된다. '국내 이동통신사'처럼 '눈앞의 이익을 위한 기본적인 서비스 저하'가 나올 수 없는 이유이다. 출시 3년 만에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17%를 차지한 아이폰의 핵심은 누구나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 또한 '소비자 중심의 사고'의 한 결과물이다.

 

아이폰의 진정한 강점은 소비자들이 생산해내는 응용프로그램(Application)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아이폰 응용프로그램을 사고 파는 온라인 시장 '앱스토어'란 것을 만들고, 이곳에서 사용자들이 직접 만들어 올린 콘텐츠가 하루에도 수천개씩 거래된다. 이런 거래를 장려하는 정책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적용한다. 소비자가 기존의 일방적인 기업의 방향에 소극적으로 순응하는 것이 아니다. 현대의 프로슈머(produce+consumer의 합성어로 '소비뿐만 아니라 생산을 동시에 하는 소비자'를 지칭)로서 적극적인 면을 '실내의 PC'뿐만아니라 '모바일'에도 접목시킨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생각하는 것은 기존 질서를 바꿔보자는 것이다. '통제와 관리'를 통한 시장 장악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알았고, '자유로운 참여와 조화로운 시장질서'가 오히려 더 효과적이란 것을 그런 시대적 흐름과 맞물려 잘 이해한 것이다.

 

1984년 - 개인 컴퓨터 '매킨토시'

2001년 - MP3 플레이어 '아이팟'

2007년 -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

2010년 1월 - 손 안의 컴퓨터 '아이패드'    

 

애플사는 신제품을 매번 출시하고 있다. 기존의 자사에서 출시한 제품의 기종에서 새로운 버전 또한 끊임없이 기획하고 출시한다. 소프트웨어의 핵심적인 기술혁신을 감행하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매번 출시한다. 적어도 이러려면 엄청난 '기획과 아이디어'가 필수일 텐데 어떻게 스티브잡스는 이것을 구현해 냈을까? 

 

잡스는 스스로가 자신을 CLO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CLO라는 것은 'chief listening officer' 즉, 자신을 '최고 경청자'라고 불러달라 한다. 그러니까 본인이 과거에는 혼자 이야기하고 독선적으로 끌고 나간 측면이 있었지만, 이젠 직원들과 대화하고 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직원을 발탁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최고 경영자'이기 전에 '최고 경청자'라고 자칭한다.

 

소비자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듯이 자신과 함께 파트너십을 발휘해야 할 직원들에게도 귀를 기울인다는 얘기다. 이런 방식으로 애플사의 최고 경쟁력인 '혁신적인 사고와 창의성'을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애플의 진정한 발명품이 아이폰도 아이팟도 아니라고 한다.  '소프트웨어의 시대'에 맞는 남다른 경영법과 멘탈을 가진 스티브잡스가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한다.

 

시련이 그를 넘어뜨릴 수 없는 '까닭'은 뭘까?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은 중도 포기했다. 한때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났으며, 췌장암과 간 이식 수술을 받는 등 시련은 끊임없이 그를 따라다녔다. 그러나 그가 그것에 주저앉지 않고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스스로가 자신을 매번 '시련'으로 집어넣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을 사회에선 바보짓이라고 여기며, 엄청난 낙인을 주며, 손가락질을 하는 것일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그것을 토대로 미래를 설계했다. 그리고 실천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지 않은 것을 자신이 하고있다면 설령 그것이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것일지라도 과감히 벗어던질 수 있는 용기가 있었다. 그것을 사회에서 욕하더라도 잡스 본인에게는 '자신이 가야 할 길'에서 맞이하는 '하나의 단계'였을 것이다. 그게 바로 '시련'이면서 '과감한 도전'이었다.

 

요즘 국내 지도층이나 언론들이 왜 우리나라에선 '아바타를 못만들고, 스티브 잡스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느냐'며 냉소섞인 말을 해댄다. 과연 그것을 말하기 전에 진정 그럴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됐는지, 누구나 스티브 잡스처럼 도전할 수 있는 사회와 교육판이 꾸려졌는지, 개인의 피눈물나는 노력이 아니고선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은지 먼저 묻고싶은 맘이 든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졸업식 축사에서 강조한 '마지막 문구'를 끝으로 클로징을 하고 싶다.

 

Stay Hungry. Stay Foolish (계속 갈구하십시오. 바보짓을 하십시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뉴스 바이러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스티브잡스 스탠포드 졸업식 축사 '연설문'/kbs '8시 뉴스타임'/mbc '후+' => 인용 및 참고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박효영 기자입니다. http://blog.daum.net/bean7342

2010.03.03 17:13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터넷뉴스 바이러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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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박효영 기자입니다. http://blog.daum.net/bean7342
#스티브잡스 #애플 #아이폰 #혁신과 창의성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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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에서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로 활동했고, 그 이후로는 광주로 내려와서 독립 언론 <평범한미디어>를 창간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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