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울었다 ..."성폭행 없는 하늘에서 행복하길"

[현장] 부산 여중생 이아무개양 장례식... 경찰, 피의자 추적중

등록 2010.03.09 11:15수정 2010.03.0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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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부산 여중생 이아무개(13) 양의 장례식이 9일 오전 부산장례전문식장에서 열렸다. 이날 장례식이 거행되는 동안 비가 내렸으며, 사진은 운구차 안에 놓은 이양의 영정 사진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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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비롯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 윤성효


하늘도 슬퍼 울었다.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여중생 이아무개(13)양의 장례식이 열린 9일 오전 부산 하늘에서는 비가 내렸다. 부산 감전동 부산전문장례식장에서 열린 발인예배와 운구행렬에 참석하거나 지켜보는 사람도, 하늘도 함께 울었다.

발인예배는 이날 오전 8시 50분경 주안교회 박정규 목사의 설교로 진행되었다. 발인예배에는 이양의 어머니 홍아무개(38)씨를 비롯한 유가족과 한나라당 장제원 국회의원 등 교인 30여명이 참석했다.

빈소 입구에는 장제원·박민식 의원을 비롯해, 이양이 다녔던 사상초등학교 송규복 교장, 6학년 학부모 반대표 등이 보낸 조화가 놓여 있었다.

박 목사는 설교를 통해 "이 땅이 왜 이렇게 됐나. 하나님은 모든 만물을 만들고 난 뒤에 마지막에 사람을 만들었다. 모든 만물과 함께 이 땅에 낙원을 만들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한 사람으로 인해 인간이 얼마나 타락하고 잔인하고 무서운 존재인가를 알게 되었다"면서 "흉악한 죄를 저지른 사람을 보니 부모가 책임을 다했는지 의문이 든다. 2차, 3차의 이양과 같은 희생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교육과 가정이 바로 서고, 사회질서가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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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전 발인예배를 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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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효


이날 장례식이 참석한 장제원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이양은 피다 못한 젊음으로,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했다. 어른들의 책임이다. 이양의 죽음이 헛되지 않아야 한다"면서 "재개발지역의 치안문제와 흉악범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가 되도록 모든 노력을 강구하겠다. 이양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폭행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법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발인예배를 마친 뒤 운구행렬이 이어졌다. 이양의 어머니와 유가족들은 시신이 든 관을 뒤따르며 울부짖었다. 한 유가족은 "우리 아이, 불쌍해서 우짜노"라고 말했다. 장례를 지켜본 한 사람은 "이양이 성폭행 없는 하늘나라에 가서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양의 시신은 부산 영락공원 화장장에서 화장한 뒤 실로암공원묘지에 안장된다.

한편 경찰은 피의자 김아무개(33)씨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이양의 시신에서 채취한 증거물에서 피의자 김씨의 DNA를 확인했다. 경찰은 전국 공조수사에 나섰으며, 77명의 추적검거전담팀을 구성해 쫓고 있다.

중학교 입학 예정이던 이양은 지난 2월 24일 오후 7시쯤 부산 사상구 덕포동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경찰은 이양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 이후 공개수사를 벌였다. 이양은 실종 11일만인 지난 6일 밤 집에서 직선거리로 50m에 있는 물탱크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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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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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들이 이양의 시신이 든 관을 운구차로 옮기고 있다. ⓒ 윤성효

#성폭행 사건 #부산 사상경찰서 #부산전문장례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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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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