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제주 4.3의 영웅 김익렬 장군 기념사업을 제안한다

등록 2010.03.22 10:23수정 2010.03.2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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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은 우리국군의 효시인 광복군 창설 70주년이 되는 해다. 국군은 파란만장한 우리나라 현대사와 함께하며 이제 고희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군은 외형적인 물리적 군사력 측면에서는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정신적인 면에서도 바람직하게 성장 발전하여 국민의식구조와 사회조직문화 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왔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아무리 물량적으로 풍부하고 최첨단 무기의 기동력과 화력 그리고 정보생산능력을 구비했다 하더라도 정신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결코 필승의 강군으로 육성되기 어렵다. 우리 군의 군대개혁의 중심과제가 '군대문화'에 지향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군 속에 과연 대한민국임시정부가 꿈꾸어온 인간존엄의 민주정신이 내재되어있는지? 자랑스러운 항일독립군과 광복군의 민족자주독립정신을 계승 발현하는 민족군대로서의 정통성과 정체성이 확립되어있는지? 장병들이 국민들로부터 진정으로 신뢰와 애정을 받으며 민족적 자부심의 높은 사명감을 견지하여 보람차고 즐겁게 복무 하고 있는지 등이 중요 과제다. 이렇게만 된다면, 우리국군은 세계 최강의 군대가 될 수 있다. 우리겨레는 참으로 위대하고 우리 장병들은 너무나 우수하기 때문이다.

 

광복 후, 불의하게 정권을 걸머쥐어온 반민족친일무리들은 오직 자신들의 생존과 입신영달에만 눈이 어두워 이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독립 운동가와 민족의식 있는 분들을 무자비 살육 제거 하는데 군을 이용했다. 또한 국군을 동원하여 군사반란을 일으킴으로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싹을 짓밟아왔다.

 

군이 친일독재의 권력에 이용당해 저지른 이와 같은 역사적 과오 때문에 대다수 국민들은 국군을 반민족 반민주적 집단인 것으로 착시 오해하기에 이르렀다. 사실이지 대부분 고급간부출신들의 의식과 행태는 거의가 그런 부끄러운 수준이다.

 

친일무리들은 민족반역의 자기정체를 숨기고 민간인 학살의 만행을 정당화하기 위해 6.25전쟁을 금과옥조로 붙잡고 북한을 철천지원수로로 세뇌하는 대북적대의식 고취와 미국에 대한 무한감사의 종미사대주의적 정훈교육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반복했다. 지금도 극우적으로 편향된 친일·독재의 잔재들에게 볼모잡혀 시대착오적인 냉전의식 확대 교육에 찌들어 있는 실정이다.

 

친일 매국노들이 미군정에 빌붙어 민족적 정의감을 가진 인사들을 무참히 학살하는 무법천지의 공포 속에서도 이들을 구하고 민족적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헌신 분투한 군인들이 있었다. 그 대표적 인물이 바로 제주 4.3 현장에서의 김익렬 장군이다.

 

그는 4.3 당시 현지 연대장으로서,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서 민중봉기를 주도하고 있던 김달삼과 직접 만나 담판 하는 등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 백방으로 노력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무차별 대량학살의 초토화 작전만은 기필코 막아야한다는 일념으로 미군정과 경찰에 맞서 고군분투 처절히 주장했다.

 

가증스런 치안 총책임자 조병옥과 맞닥드려 그의 비인도적이고 반민족적인 언동의 작태를 향해 자신의 몸을 던져 질타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가 유고로 남긴 회고록은 제주4.3의 진실을 밝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귀중한 자료로 활용 되고 있으며 해방정국의 소용돌이 속에서 미군정의 비호를 받은 극우친일 분자들의 행패가 어떠했는지를 극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참군인 김익렬 장군의 민족적 자부심에서 울러난 투철한 애민정신은 친일주류기득권 층으로부터 철저히 배척당해 역사의 무관심 속에 묻혀가고 있다. 이에 그의 숭고한 애족정신을 기리는 '김익렬 장군 기념사업을 전개함으로서 친일독재 권력에 이용당해 오욕으로 점철된 국군의 역사를 떨쳐버리고 광복군의 민족자주독립정신을 계승한 정통성과 정체성을 확립한 '민족' '민주'의 정신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상징적 계기가 되게 하자.

 

국군 장병들이 그냥 무기를 가진 싸움꾼이 아니라 민족군대로서의 보람과 사명감을 가지고 즐겁고 명예롭게 복무하는 그런 군대가 되도록 하자. 

 

구체적으로는 김익렬 장군의 동상을 건립하여 해방정국의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국군 속에도 민족에 대한 뜨거운 자부심과 애정의 정신이 살아 흐르고 있었음을 널리 알리고 '김익렬 장군 상'을 제정하여 민족·민주 모범 군인출신을 발굴 선양하는 사업 그리고 국군의 날을 광복군 창설일로 개정하여 국군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사업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표명렬 기자는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입니다. 이 기사는 한겨레에도 실렸습니다. 

2010.03.22 10:23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표명렬 기자는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입니다. 이 기사는 한겨레에도 실렸습니다. 
#민중봉기 #초토화작전 #조병옥 질타 #김달삼과 담판 #애민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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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을 부하인권존중의 ‘민주군대’, 평화통일을 뒷받침 하는 ‘통일군대’로 개혁할 할 것을 평생 주장하며 그 구체적 대안들을 제시해왔음. 만84세에 귀촌하여 자연인으로 살면서 인생을 마무리 해 가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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