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된 골동품, 1985년에 만든 금성사 전축

마이크 잡고 주현미의 '짝사랑' 부른 추억도 이젠 안녕!!

등록 2010.03.30 13:34수정 2010.03.3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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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스타' 금성사의 25년 된 전축 ⓒ 이장연


어린조카 둘과 함께 대구로 이사간 동생네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올라오신 어머니는, 아버지가 농업연수를 떠난 틈을 타 봄맞이 대청소를 시작했습니다. 허리가 편찮으신 어머니께서 안방에 침대를 넣으려고 시작한 일이 크게 번지고 만 것입니다.


허리가 불편하면 방바닥에 요를 깔고 눕는 것 것보다 침대를 이용하는게 낫다는 말을 듣고는, 34년만에 처음으로 침대를 이모와 함께 가구단지 매장을 둘러보고 주문을 했다 합니다. 그래서 안방에 침대를 넣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옷장도 이리저리 옮기고, 창문 틈에서 새어든 빗물에 얼룩진 벽지도 뜯어내고 금이 간 벽에도 실리콘을 쏴주었습니다.

안방을 정리하는 김에 욕실과 화장실, 베란다에 '쩍쩍' 금이 간 곳들도 실리콘 주사기를 쏴주었습니다. 어머니는 "나중에 (집을) 고치든지 이사를 가든지, 지금은 당장 살아야 하니 이렇게라도 해야지" 하시면서 오랜만에 집안 구석구석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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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사의 더블 카세트 리시버 ⓒ 이장연


그때 이것저것 불필요한 물건들이 나와 버리게 되었는데, 그간 고장이 나 사용치 않던 오래된 전축도 어머니는 과감히 버리라 하셨습니다. 이 전축은 원래 카세트와 라디오, 레코드 축음기, 스피커 2개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AM-FM 라디오 안테나는 어딘가 사라졌고 축음기는 한 번도 사용치 않았는데 사라졌고 스피커는 하나밖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내버리기 아쉬워 우선 계단에 내려놓고 전축의 뒷면을 살펴보니, 제품명은 'GSC-2200 더블 카세트 리시버'라고 되어 있고, 제조사는 '금성사' 제조년은 흐릿하지만 '1985년'이었습니다. 오른쪽 카세트는 어린 조카가 호기심에 뜯어내서 보기가 흉했지만, 무려 25년이나 된 듬직한 전축은 희귀 골동품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한 쪽 카세트와 라디오도 안테나만 연결하면 쓸만 했지만, 동생과 서로 마이크를 잡으려고 티격태격하고, 가수 주현미의 '짝사랑'을 부르던 추억과 이별해야 했습니다. 그때는 쑥스럽지만 가족들 앞에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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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카세트와 라디오는 작동한다. ⓒ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전축 #금성사 #골동품 #카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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