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취산 진달래에 푹 빠지다

절정 이룬 영취산 진달래 꽃

등록 2010.04.09 16:30수정 2010.04.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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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취산 돌개비 행사장에서 30여분을 오르면 김종안 시인의 진달래 시비를 볼 수 있다. ⓒ 심명남

영취산 돌개비 행사장에서 30여분을 오르면 김종안 시인의 진달래 시비를 볼 수 있다. ⓒ 심명남

진달래꽃

 

그대여

저 능선과 산자락 굽이마다

설레임으로 피어난

그리움의 바다를 보아라.

 

모진 삼동을 기어이 딛고

절정으로 다가오는

순정한 눈물을 보아라

 

그리하여 마침내

무구한 사랑의 흔적으로 지는

가없는 설움을 보아라.

 

그러나 그대는 알리라

또 전설처럼 봄이오면

눈물과 설움은 삭고 삭아

무량한 그리움으로

다시 피어날 것을

 

사람들이 진달래의 아름다움에 취해 그야말로 사진에 추억을 담아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진달래 하면 누구나 김소월 시인이 떠오르지만 영취산(510m)에서는 김종안 시인의 진달래꽃이 더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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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흐르러지게 핀 진달래가 그의 자태를 맘껏 뽐내고 있다.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심명남

4월 흐르러지게 핀 진달래가 그의 자태를 맘껏 뽐내고 있다.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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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꽃 나무가지에는 '대전소월산악회'의 리본이 달려 조화를 이룬다. ⓒ 심명남

진달래 꽃 나무가지에는 '대전소월산악회'의 리본이 달려 조화를 이룬다. ⓒ 심명남

여수시 삼일동 진달래 축제장이 있는 돌고개 본 행사장에서 굽이굽이 가파른 언덕을 오르다 보면 첫 쉼터에서 김종안 시인의 진달래꽃 시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진달래 시를 읽으면 시에서 풍겨나온 진달래의 애틋한 시상에 다시 한번 취합니다.

 

올해는 이상저온 현상으로 이곳에 개나리, 진달래, 벗꽃이 동시다발적으로 피어났습니다. 예전같으면 개나리가 핀 후 진달래, 벗꽃 순으로 꽃망울을 터뜨리지만 지금은 이들이 모두 만개해 피크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참 특이 합니다. 이 역시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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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꽃를 보기위해 수녀님도 영취산을 오르고 있다. ⓒ 심명남

진달래 꽃를 보기위해 수녀님도 영취산을 오르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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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취산에 오른 등산객이 골명재 산정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누군가 골병재로 긁은 흔적이 애매하다. ⓒ 심명남

영취산에 오른 등산객이 골명재 산정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누군가 골병재로 긁은 흔적이 애매하다. ⓒ 심명남

15만여평에 달하는 영취산 자락에 진달래가 만발해 온 산이 울긋 불긋 분홍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지난 4월 2~4일까지 영취산 진달래 축제 행사는 끝났지만 예전보다 1~2주일 가량 늦게 피어난 진달래 꽃은 아직도 싱싱합니다. 이번주가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는 진달래 행사를 놓쳤다 싶어 운동삼아 8일 오후 영취산을 올랐습니다. 천안함 사고 여파로 그 어느해보다 분위기는 가라앉았지만 진달래를 보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걸음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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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축제 행사장에서 먹거리 장터를 운영하는 고한수씨는 장사보다는 천안함을 걱정하고 있다. ⓒ 심명남

진달래 축제 행사장에서 먹거리 장터를 운영하는 고한수씨는 장사보다는 천안함을 걱정하고 있다. ⓒ 심명남

진달래 축제 행사장에서 먹거리 장터를 운영하는 고한수씨는 "올해는 군함이 넘어져서 행사가 일부 축소되어 행사 기간에는 작년에 비해 1/3정도 사람이 찾았다"며 우울한 소식과 함께 찾아온 불경기에 울상을 짓습니다. 하지만 그는 장사보다는 '사고가 빨리 수습되어야 할텐데'라며 천안함 사고를 당한 그들의 아픔에 위로를 보냅니다. 안된 장사는 내년으로 위로삼고 돈은 올해 못 벌면 내년에 또 벌면 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참 마음이 곱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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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로 보이는 중년남성이 영취산 진달래 꽃을 사진에 담고 있다. ⓒ 심명남

사진작가로 보이는 중년남성이 영취산 진달래 꽃을 사진에 담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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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등산객이 진달래를 배경으로 자신의 사진을 담고 있다. ⓒ 심명남

한 등산객이 진달래를 배경으로 자신의 사진을 담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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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에서 온 등산객들이 진달래의 아름다움에 빠졌다. ⓒ 심명남

외지에서 온 등산객들이 진달래의 아름다움에 빠졌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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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취산에 오른 5명의 일가족이 진달래를 배경으로 추억을 담고 있다. ⓒ 심명남

영취산에 오른 5명의 일가족이 진달래를 배경으로 추억을 담고 있다. ⓒ 심명남

산을 오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진달래의 아름다움에 취해 그야말로 사진에 추억을 담아내느라 바쁩니다.

 

앞서 오르는 한 중년 여성의 통화를 살짝 듣는 것도 또다른 재미로 느껴집니다. 계곡과 산자락에 물든 진달래의 아름다움에 취한 대전 유성에서 왔다는 한 중년 여성이 교편을 잡고 있는 아들과 전화 통화를 합니다.

 

"야, 여수 영취산에 왔는데 진달래가 끝내준다 야. 너무 너무 멋있어!  영취산에서 보니까 석유화학단지 앞에 바다가 쭉 펼쳐져서 가슴이 확 뚫린다 야"

"좋겠수 엄마는.... 엄마 약 올려? 나 수업 바빠"

"그럼 끊는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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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가 피어 있는 산 아래로 여수산단의 석유화학단지가 보이고 있다. ⓒ 심명남

진달래가 피어 있는 산 아래로 여수산단의 석유화학단지가 보이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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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한 영취산 아래로 여수 석유화학 단지가 한눈에 펼쳐져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 심명남

만개한 영취산 아래로 여수 석유화학 단지가 한눈에 펼쳐져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 심명남

#진달래 축제 #영취산 #취중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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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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