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피하던 이주노동자,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보이씨, 팔 골절·인대 접합 수술 받아

등록 2010.04.10 10:23수정 2010.04.10 10:24
0
원고료로 응원
a

낭떠러지에서 떨어진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보이씨가 응급실에 실려왔다. ⓒ 대구이주연대회의

낭떠러지에서 떨어진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보이씨가 응급실에 실려왔다. ⓒ 대구이주연대회의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보이(27)씨가 지난 7일 경북 군위군에서 대구출입국관리소직원의 단속을 피해 도망가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었다.

 

당시 옆 공장에서 이주노동자 2명이 단속된 것을 본 사장은 보이씨에게 "도망가라"했다. 그는 공장 정문에서 쫓아오는 출입국 직원을 보고 도망가던 중 낭떠러지에서 굴렀다. 떨어진 보이씨는 돌에 머리를 부딪쳐 의식을 잃었고, 출입국관리소직원들이 그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에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대구지역 연대회의(이하 대구이주연대회의)는 지난 8일 대구출입국관리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적, 반인권적 강제단속 중단'을 요구했다.

 

대구이주연대회의는 "출입국직원이 쫓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이 이주노동자가 목숨 걸고 필사적으로 도망갈 이유는 없다"며 "폭력단속으로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보이씨) 치료에 대해 (출입국관리소가)전반적인 책임을 지고, 안정적으로 치료 할 수 있도록 체류비자를 보장하라"고 밝혔다.

 

오른팔 부러진 보이씨, 수술후에도 정상 손목으로 못 되돌려

 

한편, 임복남 대구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진행된 대구출입국관리소장과의 면담자리에서 "관리소 직원들이 서로 다른 말을 해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보이씨가 쓰러져 있었던 상황에 대해 "수사과장은 도망가다 넘어졌다고 말하고, 관리과장은 넘어져있는 것을 데려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보이씨는 동생 학비를 벌기 위해 2008년 한국행을 택했다. 그는 섬유공장에서 주간, 야간 교대근무를 했고, 받은 돈은 동생에게 보냈다. 그에게는 대학 진학을 앞 둔 동생이 한 명 더 있다. 대구이주연대회의에 따르면 "(보이씨가)병원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부치지 못해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이씨는 현재 경북대병원에 입원중이다. 임 위원장은 병원에 실려 왔을 당시 약간의 의식은 있었으나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그는 머리와 입술이 찢어져 꿰맨 상태. 보이씨는 9일 오후 2시 30분께 부러진 팔과 끊어진 인대 접합을 위한 수술에 들어갔다.

 

임 위원장은 "오른팔이 부러져 뼈를 잇는 수술과 끊어진 인대를 이어 부치는 수술을 했다"며 "의사가 말하기를 '회복 이후에도 손목을 정상적으로 돌릴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이주노동자의방송 MWTV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4.10 10:23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이주노동자의방송 MWTV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캄보디아 #대구이주연대회의 #보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 대통령 온다고 축구장 면적 절반 시멘트 포장, 1시간 쓰고 철거
  2. 2 '김건희·윤석열 스트레스로 죽을 지경' 스님들의 경고
  3. 3 5년 만에 '문제 국가'로 강등된 한국... 성명서가 부끄럽다
  4. 4 플라스틱 24만개가 '둥둥'... 생수병의 위험성, 왜 이제 밝혀졌나
  5. 5 '교통혁명'이라던 GTX의 처참한 성적표, 그 이유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