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김우룡 선임 잘못, 책임질 일은 아니다"

야당 의원들 "'쪼인트' 김우룡은 최시중의 아바타, 사퇴하라"

등록 2010.04.15 13:16수정 2010.04.1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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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5일 오후 6시 30분]

최시중 "김우룡 선임 잘못, 책임질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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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15일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의 조인트 발언과 관련한 질의를 받고 있다. ⓒ 남소연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야당 의원들은 '큰집 조인트 발언'으로 정권의 MBC 장악의혹 파장을 일으키고 사퇴한 김우룡 전 이사장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으로 임명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책임을 추궁하면서 'MBC청문회'를 요구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김우룡 이사장 선임에 최 위원장이 관여한 것이 사실 아니냐"고 묻자, 최 위원장은 "그렇다"고 인정했다.

전 의원은 "인터뷰에 대한 공식 답변 말고, 따로 배경 등에 대한 얘길 하면서 더욱 실체적 진실에 가까운 얘기를 하는 것이 관례 아니냐"고 물었다. <신동아>를 통해 보도된 김 이사장의 발언이 그저 자극적으로 포장된 발언이 아니라 오히려 진실에 가까운 진술 아니냐는 것.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기 보단, 인터뷰어(김우룡)가 자기 흥에 겨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같은 당의 장세환 의원은 "김 이사장을 방문진 이사장으로 임명한 것이 최 위원장이므로 지금의 MBC 사태의 궁극적인 원인은 최시중 위원장에서부터 비롯된다"며 "김 이사장을 고소하든지 최 위원장이 사퇴하든지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도 "김우룡 이사장 미국 도피에 대한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방문진 이사장이라면 MBC의 점령군처럼 행세하려고 하고 경영을 책임진다는 명목으로 보도·제작·편성에 관여할 수 있다는 의식을 가져서 이에 대해서 의원들이 상당히 질책하기도 했는데 결국 이 양반이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며 "김 이사장이 자신의 독단으로 그런 일을 했겠는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어 "그 사람을 이사장으로 앉힌 배후의 사람들이 있을 것 아니냐"며 "김 이사장은 어덯게 보면 MBC 장악을 위한 불쌍한 하수인에 불과했는데 말썽이 되자 잘라버린 것 아니냐"고 물었다.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최시중 위원장이 'MBC는 정명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고, 김우룡 전 이사장 임명에도 최 위원장이 사전내정했다는 사실이 이미 폭로되지 않았느냐"며 "그렇다면 김 이사장은 최 위원장의 '아바타'가 되는 사림이고 최 위원장이 정권의 실세로써 나 몰라라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최 위원장은 "내가 (실세가 아니라) 허세다"라며 웃었지만, 이날 이어진 '김우룡-최시중 동반 책임론'에 진땀을 뺐다. 최 위원장은 김 전 이사장을 방문진 이사장으로 선임하는데에 대한 자신이 관여한 것을 인정했지만, 이번 일이 자신이 책임질 일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방문진에 9명의 이사가 있는데 각각이 나름의 개성이 있는데 그 분들의 말에 대해 우리들이 다 책임을 진다면 책임질 일이 너무 많아질 것"이라며 "(김 이사장 사태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후임자 선정에는 그런 실수가 없도록 특별히 유념하겠다는 말씀을 드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죄송하고 안타깝다"고 답했다.

"말도 화끈하게 하더니 이틀만에 화끈하게 나가" 정연주 전 사장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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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영 방문진 사무처장이 15일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의 조인트 발언과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업무보고에서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이사장의 문제 발언을 김 전 이사장 개인적 성향에 기인한 것으로 치부하면서 야당이 요구하는 'MBC청문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구식 의원은 "김 전 이사장은 말도 화끈하게 하지만 (<신동아>보도로 문제가 된) 이틀 만에 화끈하게 (사퇴하고) 나갔다"며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조직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물러나지 않았던 분들과 비교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정권의 압력에도 KBS 사장직을 물러나지 않았던 정연주 전 사장보다 김 전 이사장이 낫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날 김 전 이사장의 '큰 집 조인트' 발언과 함께 '청와대의 황희만 MBC 부사장 내려꽂기' 등 정권의 MBC 장악 의혹이 야당 의원들에 의해 계속 제기되자 진성호 의원은 "이 자리가 아무리 면책특권이 보장되는 자리라고 해도 확인된 사실만을 얘기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진 의원은 "김대중 정부 때는 MBC 9시 뉴스의 큐시트가 청와대로 보고되기도 했는데, 지금도 과연 그런 것이 있느냐"고 반격하기도 했다.

[1신 : 15일 오후 1시 20분]

진성호 "김우룡 청문회? 일개 잡지 기사 갖고..." - 최시중 "당혹, 할말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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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15일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의 조인트 발언과 관련한 질의를 받고 있다. ⓒ 남소연

15일 오전 열린 국회 문방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의 'MBC 큰집 조인트' 발언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요구한 '김우룡 청문회'를 적극 반대했다. <신동아> 보도를 "일개 잡지 기사"로 폄하하는 발언도 나왔다.

민주당은 회의 시작부터 공세를 폈다. 최문순 의원은 "김 이사장의 조인트 발언은 방송 사상 가장 추악한 스캔들"이라며 "MBC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고, 국가기간방송 중 하나가 마비 상태"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김 이사장은 해외 도피 상태고, 김재철 사장은 행방불명됐다"면서 "아무도 수습하려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국회도 직무유기를 벗어나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병헌 의원도 "문방위 차원에서 청문회를 열고, 부족하면 국정조사도 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는 "청문회를 통해 큰집의 실체는 어딘지, 조인트는 얼마나 까였는지, 상처는 얼마나 남았는지, 청소부와 빗자루의 실체는 뭔지 정확히 밝혀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반대하며 김 전 이사장을 적극 옹호했다. 특히 여당의원들은 <신동아> 보도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기사의 정확성을 깎아내리려고 애썼다.

최구식·진성호 "<신동아> 기사는 과장, 잡지 속성이 그렇다"

최구식 의원은 "(<신동아> 기사에서) 김 이사장이 말하는 투를 보면 정식 인터뷰가 아니고 뒷얘기를 좀 들려 달라는 취지였던 것 같다"며 "김 이사장이 알다시피 상당히 화끈한 분인데, 편안한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과장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과장된 보도에 야당이 마치 엄청난 흑막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는 게 최 의원의 반박이다. 그는 <신동아> 보도를 "일종의 센세이셔널한(선정적인) 보도"라고 일축했다.

최 의원은 또 "대한민국에 국회 말고도 다른 시스템과 사정기관이 있다"며 청문회를 반대했다. "선거를 앞두고 정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야당을 비난하기도 했다.

진성호 의원도 <신동아> 보도가 과장됐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김 이사장의 <신동아> 인터뷰가 사실이라면 상당히 중요한 기사라고 본다, 상식적으로 있어서는 안 되는 발언이 나왔다"면서도 "(<신동아> 기사는) 일간지 인터뷰도 아니고, 일개 잡지의 기사 하나인데 그런 식으로 청문회를 한다면 100개도 더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청문회는 여야가 합의하면 된다"고 말했지만 "MBC 문제는 들러리만 서고, 코드 맞추고, 노조 눈치 보던 방문진이 이번엔 제대로 일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며 김 전 이사장을 옹호했다.

진 의원의 "일개 잡지 기사" 발언에 최문순 의원이 발끈하면서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최 의원은 "일간지도 아니고 일개 잡지라는 발언은 부적절한 것 같다"며 "<신동아> 편집진도 수없이 확인 취재를 거쳐 실은 기사인데, 진실성이 없다는 듯 발언한 것은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진 의원은 "내 말은 일간지와 잡지 간 우월성에 대한 게 아니라 잡지의 속성에 관한 것"이라고 말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잡지 속성상 제목은 흥분을 일으키지만, 내용은 의문이 가는 게 많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이날 문방위 업무보고에 나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조인트' 발언에 대해 "김 이사장의 발언은 사실의 진위와는 관계없이 당혹스러웠고, 할 말을 잃어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김 이사장을 방문진 이사로 임명한 방통위원장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무소속 송훈석 의원의 질문에 "책임질 문제인지는 답변하지 못하겠다"고 한발 비껴갔다.

그는 또 "제가 방송 장악 문제로 늘 설왕설래되지만, 지금 세상에 방송 장악을 할 사람은 없다"며 MBC와 관련된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MBC #신동아 #김우룡 #조인트 #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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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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