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대사 없었으면..."

"어떻게 김인규 사장 취임했는데도 그런 대사 나오는지..."

등록 2010.04.19 19:26수정 2010.04.1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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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권우성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권우성

이번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위기에 처했다.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유행시킨 이 대사를 놓고 "없으면 더 재밌겠다"고 비판한 것이다.

 

한선교 의원은 19일 오전 KBS 결산 승인을 위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 출석한 김인규 사장에게 "요즘 KBS의 어느 오락 프로그램을 가장 좋아하느냐"고 물은 뒤 "저는 <개콘>을 좋아해서 즐겨보는데, 한 코너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안 좋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 것이 바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다. 그는 이 대사를 콕 찍어 지적하면서 "<개콘>을 보면서 가장 찝찝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김 사장이 취임했는데도 이 프로그램에서 그런 대사가 나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나서서 대사를 없애야 한다는 외압으로 들리는 대목이다.

 

김인규 사장은 "나는 잘 못 봐서 모르겠다, 심의팀이 알아서 하도록 전하겠다"고 답했다. 한선교 의원은 "그 대사만 없으면 더 재밌을 텐데 아이랑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라고 다시 강조했다.

 

문제의 대사는 <개콘>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에서 개그맨 박성광씨가 반복하는 말이다. 경쟁주의 세대를 풍자한 이 대사는 사회적으로 널리 유행했다.

 

누리꾼들 "친박인 당신도 느끼지 않았냐" 비난

 

질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한선교 의원 홈페이지에는 시민들의 비판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국회의원은 2등도 존중하느냐"면서 "(친박 계열인) 당신도 느끼지 않았느냐, MB가 대통령하자 친박을 몰살하려는 것을"이라고 꼬집었다.

 

차혁수씨는 "결산 승인을 받으러 참석한 사장한테 개인적 의사 표현을 굳이 얘기하셨어야 했느냐"면서 "국민들은 걸러들을 것은 걸러서 듣고, 새겨들을 것은 새겨듣는 자정활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시민'이라는 누리꾼은 이번 발언이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의 '연아회피' 동영상 고소 사건과 일맥상통하다고 봤다. "한마디로 우리 식으로 생각하지 않는 자들은 용서할 수 없다는 전체주의적인 이념"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반응에 한선교 의원 측은 당황스러운 기색이다.

 

한 의원 보좌관은 "의원님이 자녀와 함께 <개그콘서트>를 즐겨보는데 '세상을 나쁜 쪽으로만 치우쳐서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오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질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사장이 KBS를 경영하면서 이런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지, '빼라 말라' 하는 취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미 <개콘>은 '2010 봉숭아학당-동혁이 형이야'로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이 코너는 정부정책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해 인기를 끌었지만, 보수단체들은 "선동적 개그"라고 이를 비판했다. 이와 관련, 김인규 사장은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코너를 보겠다"고 밝혔다.

 

개그콘서트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의 한 장면. ⓒ KBS

개그콘서트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의 한 장면. ⓒ KBS
2010.04.19 19:26 ⓒ 2010 OhmyNews
#한선교 #개그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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