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국 팬들 "동방신기 사태의 본질은 불공정계약"

'동방신기' 전격 활동 중단 속 현지 반응

등록 2010.04.24 15:14수정 2010.04.2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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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동방신기의 일본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에이벡스는 "동방신기로서의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는 한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동방신기 멤버 다섯 명이 모두 한 무대에 서는 모습을 당분간 보기 어렵게 됐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에이벡스는 이후 열흘 만에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등 세 멤버와 독자적으로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그룹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유닛 결성이 공지되면서 동방신기는 급격하게 해체설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자는 지난 18일, 일본 도쿄를 찾았다. 이날은 시아준수의 쌍둥이 형 주노(본명 김준호)가 도쿄돔시티 내 JCB홀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가수로 데뷔하는 날이었다. 이 공연은 특히 일본 활동중단 선언 후 처음으로 시아준수가 팬들에게 모습을 보이는 날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기자는 많은 동방신기 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에게 동방신기 사태를 바라보는 일본 팬들의 시각과 입장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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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노 입은 동방신기 팬 '믿어요' 동방신기 팬이라는 이들 자매는 "동방신기 사태가 일어난 원인은 기획사와 소속 아티스트의 일방적이고 봉건적인 관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김범태

 

팬들은 "이전부터 활동중단에 대한 소문들이 떠돌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며 "하지만 막상 공식발표를 실제로 접하고 나니 설마 했던 일이 일어난 것 같아 마음이 아프고 슬펐다"고 입을 모았다.

 

도쿄에 사는 마츠시다씨는 "모든 팬들이 똑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라며 "그들의 음악은 내 마음의 등불이었다. 다시 웃는 얼굴로 무대 위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자신을 DAI로 소개해 달라고 말한 한 남성 팬은 "그들은 아시아 최고의 그룹"이라며 "다섯 멤버들이 함께 활동을 펼치지 못하는 현실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에이벡스의 발표를 듣고 처음에는 믿지 못할 만큼 놀랐지만, 사실관계를 확인한 지금은 어느 정도 체념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케부크로의 한 서점에서 만난 마키씨는 "동방신기 사태를 지켜보며 가슴이 답답하다"면서 "요즘 들어 기분이 우울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지난 2월 시아준수가 출연한 뮤지컬 <모차르트!>를 보기 위해 한국에도 다녀왔다는 그는 멤버들에게 "우린 믿고 기다릴 테니, 언제라도 돌아와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동방신기 사태가 빚어진 원인에 대해서는 대부분 "잘못된 계약 때문"이라고 SM엔터테인먼트로 화살을 돌렸다. 코구레씨는 "인터넷 동호회와 블로그 등을 통해 그들의 불공정한 계약 내용을 잘 알고 있다"며 "13년 장기계약이나 천문학적인 위약금 등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고개를 저었다.

 

기모노를 입고 현장을 찾은 자매는 "소속사의 불공정한 계약논란은 예전부터 불거져 나온 문제 아니었냐?"고 반문하며 "기획사와 소속 아티스트의 일방적이고 봉건적인 관계가 사태가 빚어진 이유"라고 짚었다.

 

한 50대의 가정주부 팬은 특히 "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 연예매니지먼트 사업의 시스템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면서 "계약기간이 13년이고, 게다가 군대 기간도 제외되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고 놀라워했다. 그는 "이것은 멤버들의 청춘을 담보로 저당 잡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팬들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미유기씨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너무 많아 어떤 게 진실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팬들은 모르는 사정이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팬들은 한동안 동방신기가 그룹으로서의 활동을 유지하지 못하겠지만, 그들을 향한 응원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사유리씨는 "멤버들이 누구보다 힘들고 어려운 결정을 했을 것"이라며 "어느 상황이라도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츠시다씨는 "멤버들이 결정한 일이고,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우린 그들의 선택을 믿고 지지할 것"이라며 "그들이 행복하게 웃는 얼굴로 다시 무대에 서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염원했다.

 

지난해 온가족이 도쿄돔콘서트에도 다녀왔다는 호가이씨는 "다섯 멤버들이 활동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인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면 개별 활동이나 유닛 활동도 지지한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어정쩡하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전했다.

 

한 남성 팬도 "아쉽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동방신기가 그룹으로 다시 돌아올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려운 일 같다. 개인적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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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동방신기 팬 "멤버들 선택 존중" 일본의 동방신기 팬들은 한동안 그룹으로서의 활동을 유지하지 못하겠지만, 그들을 향한 응원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 김범태

 

중국 팬들이 생각하는 '동방신기 사태'의 원인은?

 

앞서 지난 3월 28일 중국 베이징 조양체육관에서 열린 주노의 쇼케이스 현장에서도 많은 동방신기 팬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 역시 동방신기를 하루빨리 무대에서 만나기를 희망했다.

 

왕숙진씨는 "비록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지만, 우리는 멤버들이 다시 돌아올 거라 믿으며, 기다리고 있겠다"면서 "우리의 마음을 꺼내 오빠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허아정씨도 "그동안 동방신기를 자주 볼 수 없었던 중국 팬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현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슬프기만 하다"며 "그들이 정말 많이 보고 싶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들 역시 동방신기 사태가 일어난 원인에 대해 "불공정한 계약관계 때문"이라고 인식을 같이했다.

 

베이징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이청양은 "동방신기의 분열책임은 일방적인 계약을 체결한 SM 때문"이라며 "너무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지 말고, 멤버들에 대한 정당한 수익분배도 이루어져야 했다"고 지적했다.  

 

친구인 모아중양은 "소송이 제기된 후 인터넷으로 멤버들의 스케줄을 보게 되었는데, 마치 1년 365일 모두 일을 하는 것 같았다"며 "멤버들에게 가했던 심한 압박과 과도한 스케줄 때문에 오빠들의 건강이 나빠졌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곁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 팬도 "우리는 변함없이 오빠들을 기다리겠지만, 그들이 만약 다섯 명의 멤버로 다시 활동을 펼치지 못하고, 개인 활동을 한다 해도 영원히 사랑하며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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