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를 완수하고 떠납니다

 -천안함 희생 장병을 추모하며

                                           최일화

효자가 되는 꿈 접었다

훌륭한 아빠 되는 꿈 접었다

나 이제 멋진 남편 되는 꿈도 접었다

조국이 나를 필요로 하기에

조국의 영원한 방패 되기 위해

자유와 평화의 파수꾼 되기 위해

나 이제 모든 것 접고

여기 국립묘지 동지들 곁에 눕는다

어머니 슬퍼하지 마세요

저 누운 강산에도 봄이 오고 여름이 오겠지요

저는 항상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있어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항상 형제자매와 함께 있어요

여보, 서러워 말아요

이제 눈물 거두고 조국의 품에서 행복하게 사시오

당신 곁에 자유와 평화의 깃발로 펄럭이리다

사랑하는 아들딸아, 울지 마라

사람은 한번 태어나면 언젠가는 죽는 법

내 죽음 헛되지 않고 영원히 조국과 함께 하려니

한 개 별빛 되어 너희들 크는 모습 지켜볼 것이다

조국을 위하여

인류를 위하여

아빠의 못 다한 사랑 너희에게 맡긴다

삼천리 방방곡곡 자유와 평화 내릴 때까지

용감하고 씩씩하게 살아다오

하늘이 내게 사명을 부여하고

조국은 나를 불러 임무를 완성케 하였다

한 몸 죽어 자유의 초석 되니 원통할 것 없다

나 한 몸 죽어 평화의 깃발 펄럭인다면

나의 죽음을 난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다

어머니 아버지 건강하게 사세요

저는 죽었으되 죽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당신 행복하게 살아주오

나는 떠났으되 떠나지 않았다오

나의 보배 사랑하는 아들딸아

멀리서 더 큰 사랑으로 너희와 함께 할 것이다

벗들이여, 사랑하는 전우여!

나 이제 아름다운 추억 고이 안고

가야할 그 길을 따라 떠나네

그대들 사랑 가슴에 안고 이제 떠나네

오로지 더 큰 사랑을 위해 더 큰 사명을 위해

못 다한 꿈을 두고 떠나네

사랑하는 벗이여!

생사를 함께하던 전우여!

그대들 꿈 활짝 피어 금수강산 더욱 눈부실 때

그때 나도 기뻐하겠네

환호하고 박수치며 축배의 잔을 들겠네

자, 이제 떠납니다

조국에 대한 사랑 한 아름 안고

임무를 완수한 자랑스러운 아들 되어 편안한 마음으로 떠납니다

어머니 아버지 항상 건강 하십시오

사랑하는 당신 부디 행복하게 사시오

나의 보배 아들딸들아 사랑한다

아빠의 사랑, 하늘에서 보내마

부디 용감하고 씩씩하게 자라 훌륭한 사람 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