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 10장을 쓰는 힘이면 어떤 글도 척척

등록 2010.04.27 10:36수정 2010.04.27 10:36
0
원고료로 응원
a

사이토 다카시 루비박스 ⓒ 이명화

저자 사이토 다카시는 프롤로그에서 '쓰기는 스포츠'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이 책의 화두로 삼는다. 나는 '글쓰기는 등산이다'라고 생각하며 글을 읽었다. 등산 역시 처음에는 가까운 동네 뒷동산도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 평소 훈련이 안 되어 있어 힘들어 하고 숨이 차서 목적하는 작은 산봉우리조차 오르지 못하고 중도포기 한다.

하지만 꾸준히 산행하다보면 체력이 향상되고 지구력과 인내력이 길러지면서 땀 흘리고 힘들게 오르는 긴 시간도 감수하면서 높은 산까지 갈 수 있는 체력이 향상된다. 높은 산정에서 눈 아래 있는 낮은 산들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도 생기고 높은 산마루를 걷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높은 산에 우뚝 서 봐야 그 등산의 묘미를 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한 줄, 두 줄... 몇 줄 쓰는 것이 힘들어서 낑낑대지만 훈련할수록 분량은 늘어나고 충분히 쓸 수 있는 여력이 생기고 또 질 높은 글로도 향상된다.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

글쓰기에 관한 책을 더러 읽었지만 이 책은 그동안에 읽은 책들을 정리해 주는 듯,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머리 속에 속속 들어와 닿는다. 사이토 다카시의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루비박스)은 원고지 열장을 쓸 수 있는 힘을 기르기만 한다면 어떤 글도 쓸 수 있다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이 책의 요지다. 열 장 쓰는 것, 그것을 쓸 수 있는지의 여부가 글을 쓰는 데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이 책은 글쓰기의 실제적이고 구체적, 실용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며, 논문, 논술, 보고서, 기획서 등 모든 분야의 글을 잘 쓸 수 있도록 쉽고 명료하고 명쾌한 메시지로 독자들의 시선을 끈다. 책은 크게 1-3장까지 구성되어 있다.

1장 '글쓰기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에서는 '글 쓰는 능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한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에 우선 '키워드'를 설정하고 키워드에서 세 개의 주요 컨셉, 즉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정리한다. 다시 키 컨셉을 연결해서 글을 구성한다는 것과 쓰기 전에 창작메모를 만들고 그것을 기초 삼아 글을 쓴다는 것. "좋은 문장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방대한 양의 책을 읽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2장, '문장력은 구성력이다'에서는 '글을 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말한다. 책을 많이 읽는 것이 문장력을 향상시킨다. 선택적으로 읽고 글감으로 사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읽으라고 말한다. '출력을 의식하면서 읽으면 수준 높은 독서를 할 수 있다."(p61)는 것이다. 책은 글쓰기를 위한 자료이며 요리로 말하면 음식 재료에 해당한다는 것.

그러므로 읽기 전에 키워드를 미리 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글을 쓰기 전에 키워드를 설정하고 메모하고, 성격이 다른 세 키의 컨셉을 만든다. 키워드나 키 컨셉을 메모한 다음에는 레쥬메를 작성한다. 레쥬메는 글쓰기 전 단계로 글의 구성이나 글 안에 들어갈 항목 등을 정리하는 작업이며 글쓰기 전에는 반드시 이 레쥬메를 작성해야 한다. 레쥬메가 완성되면 글쓰기의 골격과 기본적인 근육이 다 만들어진 것과 같다는 것.

또한 글을 전체적으로 구성하는 작업을 할 때 키워드나 키 컨셉을 키 프레이즈로 만들어 가면 훨씬 효율적이라 한다. 키워드를 '무엇은 무엇이다'라는 식의 짧은 키프레이즈로 만들면  그 프레이즈 안에 저자의 생각이 함축된다는 것이다.

3장, '문체를 익힌다'에서는 '문체를 익히는 구체적 방법'에 대해 말한다. 문체는 구성력을 토대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저자가 책에서 여러 번 강조하였다. 구성은 훈련을 통해 익힐 수 있다. 생명력은 문체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점. 글을 쓸 때는 글을 전체적으로 구성한 후에, 어떻게 자신의 포지션을 표현해 나가야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과 글은 '포지션'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등 유익한 메시지로 가득하다. 아주 세세하게 문체를 익히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1, 2, 3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글을 잘 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다. 다독, 다작, 다상량, 구양수의 고전적 방법은 지금도 유효하다. 이 책은 그것을 바탕으로 한, 압축된 파일을 풀어놓듯, 해동시키듯, 구체적으로 열어 놓아 독자들을 세심하게 배려한다.

책 전체내용에서 저자가 강조했던 단어들이 자꾸 눈앞에 튀어 오르는 듯 하다. 생각의 힘, 구성, 메모, 컨셉, 키 컨셉, 컨프레이즈, 레쥬메, 생명력, 문체, 문장... 쉽고 재미있게 글 쓰는 방법을 익힐 수 있어 아주 유익하다.

사르트르는 글을 쓰지 않으면 읽고 있었고, 읽지 않으면 쓰고 있었다. 도수 높은 안경너머로 그는 카페에서든 어디서든 언제나 책을 읽거나 글을 썼고 글을 쓰고 읽고의 생(生)이었다. 한 마디로 책읽기와 쓰기를 몸소 실천하며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읽기와 쓰기는 항상 유기적 관계이며 생각하기도 마찬가지다.

'쓰기는 스포츠다'. 매일 일정 분량을 연습, 또 연습해야 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많이 생각하고 많이 읽어야 하고 또 많이 써야 한다는 것은 변함없는 진리이다. 방대한 양의 글도 두렵지 않고 또한 글 양의 향상과 질의 향상도 함께 가져갈 수 있다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지은이: 사이토 다카시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언어학자, 지식과 실용이 결합된 글쓰기로 발표하는 책의 대부분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대표작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일본어>와 <신체감각을 되살린다>가 밀리언셀러가 되었고, 신조학예상과 마이니치출판부상을 수상했다. 아사히 신문 등 유력 일간지의 컬럼니스트로 활약하면서, 최근에는 NHK와 후지 TV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 연출하고 있다. 1960년생이 지은이는 도쿄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교육학 박사과정을 거쳐 메이지대학 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덧붙이는 글 |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루비박스):2005.9.9
가격:9,500원


덧붙이는 글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루비박스):2005.9.9
가격:9,500원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혜숙 옮김,
루비박스, 2005


#사이토 다카시 #원고지10장 #글쓰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전5:16~17)

AD

AD

AD

인기기사

  1. 1 금반지 찾아준 사람이 뽑힐 줄이야, 500분의 1 기적
  2. 2 검찰의 돌변... 특수활동비가 아킬레스건인 이유
  3. 3 '조중동 논리' 읊어대던 민주당 의원들, 왜 반성 안 하나
  4. 4 '윤석열 안방' 무너지나... 박근혜보다 안 좋은 징후
  5. 5 "미국·일본에게 '호구' 된 윤 정부... 3년 진짜 길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