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땅투기 그만두고 사람에 투자하라"

이화여대 파주분교 추진 규탄 이화인 기자회견

등록 2010.05.12 12:53수정 2010.05.1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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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이고 졸속적인 파주 분교 추진규탄 이화인 기자회견 이화여대 42대 총학생회와 이화여대 파주분교 대책위 준비위 5월 10일 오전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문성식


지난 10일 오전, 이화여자대학교 본관 앞에서는 "이화여대 파주 캠퍼스 추진이 일방적이고 졸속적"이라고 주장하는 학생들의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화여대는 지난 2006년 파주시와 MOU를 체결하고 파주캠퍼스 조성을 결정했다. 2019년까지 파주시 반환 미군기지(캠프 에드워드) 등 85만181㎡부지에 교육·연구·산학협력·국제협력 등을 위한 글로벌 종합캠퍼스를 조성하고 여기에 총 8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총학생회 등 이날 기자회견을 연 이화여대 학생들은 학교 측의 파주캠퍼스 조성 추진 과정의 여러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실제 목적이 학교가 내세우는 명분보다는 땅투기에 있는 것 아니냐며 향후 추진계획을 투명하게 밝히고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요구했다.

학생들 주장에 의하면 이화여대는 원래 분교 조성을 명목으로 지난 1988년 충남 천안에 19만 5000평의 토지를 매입, 18년째 휴경지로 방치하고 있다가 다시 2006년 파주와 MOU를 체결하고 파주캠퍼스 조성을 결정했다.

문제는 학교 측이 캠퍼스 조성을 하려던 캠프 에드워드 기지 면적의 8.3%의 토지와 지하수가 기름으로 오염됐다는 것. 지난 2007년 환경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파주캠퍼스 설립 예정지인 캠프 에드워드의 오염은 매우 심각해 3~4m만 파내도 기름에 오염된 토양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또한 2010년 3월 2일 통과된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 개정'에 따라 개정된 '토지활용 기준 오염정화법'에 의해 환경 규제를 완화할 수 있게 되어 오염정화 작업조차 부실하게 진행될 우려가 있으며 만일 파주 캠퍼스 추진이 이대로 진행된다면 이화인의 건강권도 심각하게 침해받을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학생들은 "지난 22년간 이화여대의 지방 캠퍼스 추진 과정이 제대로 된 계획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오로지 땅값 변화에 따라 기준없이 바뀌어 왔다"라며 "학교 측이 미군 반환 기지를 싼 값에 사들여 '명문 사학'의 이름으로 땅값을 올리고 이득을 얻고자 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학교 측의 밀실 행정도 질타했다. "만일 손실이 날 경우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메꾸어야 할지도 모를 800억 원대의 분교 추진 과정에 대해 정작 가장 중요한 학내 구성원인 학생들에 대해서는 일체의 의견수렴 과정이 없이 학교측이 계획을 바꿀 때마다 오로지 그 결과만을 언론보도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다"고 따졌다.

게다가 올해 3월 말 치러진 총학생회 재선거에서도 '파주 캠퍼스 추진계획 투명공개'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Real이화 선본 측에 대해 유언비어를 유포한다며 학생처와 기획처가 공동명의로 대자보를 붙인 것에 대해서도 "학교측이 파주 분교 추진계획 공개를 꺼려 선거에 영향을 주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현재 이화여대가 "학생 1인당 평균등록금 881만8000만 원, 학내 장학금 비율은 겨우 12%"라며 "신촌지역의 높은 주거비용으로 지방출신 학생들의 생활비는 살인적인 상황인데다 수업 환경도 열악,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가 26명이며 100명 이상의 대형 강의는 작년 두 학기에 265개가 개설됐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학생들은 "이화여대가 '땅과 건물'에 투자할 게 아니라 '사람'에 투자하라"고 주장했다. "800억 원에 달하는 돈은 투기가 아니라 진정 학생들이 필요한 등록금과 복지에 쓰여야 한다"는 것. 만일 '교육·연구·산학협력·국제협력'과 같은 목표를 위해 캠퍼스 설립을 한다면 "먼저 목표에 맞는 계획을 짜고 계획에 적합한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이화여대는 곧 총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학생들은 5월 셋째주까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학교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오는 5월 25일 총장 후보 소견 발표회 때에도 각 후보들에게 파주캠퍼스 조성계획 관련 입장을 질의하고 정확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기자는 이러한 학생들의 주장에 대해 이화여대 기획처에 입장 설명을 요청했으나 12일 오전 현재 답변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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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파주 분교 추진규탄 이화인 기자회견 5월 10일 오전,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파주 분교 추진 규탄 이화인 기자회견'이 이화여자대학교 본관 앞에서 열렸다. 이날 학생들은 무계획적인 분교 추진이 결국 교육 보다는 땅투기를 위한 목적이 아니겠냐며 건물과 땅에 투자하기 보다는 사람에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 문성식


'이화여대 파주분교 추진규탄' 기자회견문 전문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파주분교 추진을 규탄한다.
학교는 파주분교 추진 계획을 투명하게 밝히고, 이화인 의견을 수렴하라!

이화여대는 2006년 파주와 MOU를 체결해 파주 캠퍼스 조성을 결정했고, 2019년까지 파주시 반환 미군기지(캠프 에드워드) 등 85만181㎡ 부지에 교육·연구·산학협력·국제협력 등을 위한 글로벌 종합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800억 원을 투자한다고 한다.

그러나 '교육·연구·산학협력·국제협력'과 같은 목표를 위해 캠퍼스 설립을 한다면 먼저 목표에 맞는 계획을 짜고 계획에 적합한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이화여대는 처음에 천안에 분교를 짓겠다고 했다가 갑자기 파주에 분교를 짓겠다고 말을 바꿨다. 파주 분교 계획을 내놓고는 체육시설만 만들겠다고 했다가 연구동만 짓겠다고 했다가 다시 과를 신설할 수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 땅 값에 따라서 캠퍼스 조성에 대한 계획이 기준 없이 바뀌기도 했다.

이에 우리는 파주 분교의 실질적 목적이 땅 투기가 아닌가하는 의혹을 제기한다. 미군반환기지를 싼 값에 사들여 '명문사학'의 이름으로 땅 값을 올리고 이득을 얻고자 하려는 것이 아닌가?

파주 캠퍼스 설립 예정지인 캠프 에드워드의 오염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3~4m만 파내도 기름에 오염된 토양이 나온다. 게다가 2010년 통과된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언 특별법'에 따라 개정된 '토지활용 기준 오염정화법'은 환경 규제를 완화하는 것으로 많은 환경사회단체들이 오염정화 작업이 부실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실제 미군기지 오염 때문에 낙태를 한 산모의 사례가 있고, 각종 질병이 노출되고 있는 가운데 이화인의 건강권도 심각하게 침해받을 우려가 있다.

언론에 공개된 이러한 많은 의혹과 문제들로 파주 분교 조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이화인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학교는 아무런 정보도 학생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파주 분교의 문제를 제기하는 총학생회 선본에게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공격했고, 학내 언론사 취재 요청도 거절했다.

800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는 사업에 대해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은 황당한 일이다. 게다가 만약 파주분교가 땅 투기를 위한 것이고 그것이 큰 손실을 가져올 위험부담이 있다면, 그 손실을 매우는 것은 사실 학생들의 등록금 아닌가?

현재 이화여대는 학생 1인당 평균등록금이 881만 8천만 원이다. 학내 장학금 비율은 겨우 12%에 그치고 있고, 신촌지역의 높은 주거비용으로 지방출신 학생들의 생활비는 살인적이다. 수업환경도 열악해서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가 26명이나 되고, 100명 이상의 대형 강의는 작년 두 학기에 265개가 개설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이화여대가 '땅과 건물'에 투자할 게 아니라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800억 원에 달하는 돈 투기가 아니라 진정 학생들이 필요한 등록금과 복지에 쓰여야 한다.
우리는 다음을 학교에 요구한다.

하나. 학교는 현재까지의 파주분교에 대한 계획을 학생들에게 투명하게 밝혀라.
하나. 파주분교 추지에 대해 이화인들의의견 수렴 창구를 만들어라.
하나. 앞으로 파주분교 문제를 책임질 총장 후보님들에게 파주분교에 대한 입장을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2010년 5월 10일

이화여대 42대 총학생회, 이화여대 파주분교 대책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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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 붙은 파주분교 관련 대자보 1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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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 붙은 파주분교 관련 대자보 2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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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 붙은 파주분교 관련 대자보 3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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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 붙은 파주분교 관련 대자보 4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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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 붙은 파주분교 관련 대자보 5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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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 붙은 파주분교 관련 대자보 6 ⓒ 문성식


#이화여대 파주분교 #등록금 인하 #대학 땅투기 #이화여대 파주캠퍼스 #이화여대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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