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어버이 날, 생명의 강 낙동강 찾은 영남대생들

등록 2010.05.11 16:03수정 2010.05.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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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낙동강 순례'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지역 영남대 학생들이 화원유원지 들머리에서부터 '낙동강 순례'를 시작하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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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낙동강을 가다 영남대 학생들이 낙동강을 느끼러 '낙동강 순례'를 하고 있다 ⓒ 정수근


어버이날, '낙동강 순례'에 나선 영남대 학생들

5월 8일 지역의 영남대학교 학생들이 낙동강을 찾았다. 영남대 영문학과 4학년 전공수업인 영미문학비평 수업의 보조수업의 일환으로 학생들은 생명의 강 낙동강이 신음하고 있는 그 현장을 찾은 것이다. 특히 이날은 어버이날인지라, 수많은 날생명들의 모태와도 같은 낙동강을 학생들은 온몸으로 느끼러 찾은 것인데, 나름 그 의미가 특별하게 여겨진다.

학생들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사람들'(이하 '낙동 대구')의 정기 낙동강 순례 프로그램에 함께한 것인데, 이날은 영남대생 21명과 '낙동 대구' 회원 5명이 이날 정기 순례에 함께했다. 이들은 이날 화원유원지 입구에서부터 강 순례를 시작해 화원동산에서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현장과 그 너머 강정보를 조망했고, 맞은편 강변으로 내려가 아직은 그대로 남아있는 낙동강의 모습을 느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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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낙동강 현장 탐사 대학생들과 '낙동을 생각하는 대구사람들' 회원들이 낙동강의 강물과 강가의 흙을 살펴보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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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유원지의 오니토 사실 이곳 화원유원지 일대를 준설하게 되면 얼마나 많은 오니토들이 드러날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강가의 모래를 조금만 파내어 보아도 이렇게 검은 오니토들이 드러난다 ⓒ 정수근


화원유원지 입구에서 차량에서 내려 강변으로 다가가자 강물색이 잿빛이다. 그 너머 강변은 속살을 뒤집은 채로 매립되고 있었다. 학생들이 처음 만나는 낙동강의 모습은 강물은 창백했다. 강변에 내려서서 강물과 접한 모래 일부를 걷어냈더니, 시커먼 오니층이 드러난다. 이런 것이 저 아래 달성보로 함안보로 계속해서 쌓인 것일 터, 이것은 그 옛날 금호강이 대구 섬유산업의 호황으로 말미암아 썩어간 그 시절을 다시 상기시키게 한다.

'창백한' 낙동강의 두가지색 물줄기, 지천을 관리해야

그런데 그 시커먼 오니층을 목격하고 강변을 따라 화원동산으로 오르면서 바라본 낙동강의 강물 색은 잿빛이고, 다른 한쪽인 금호강의 강물 색은 검었다. 그 옛날 썩은 금호강의 재현인가? 그 끔찍한 광경에 모두들 놀라고 있는데, '낙동 대구'의 박종하 씨가 말한다.

"이 4대강 개발사업 때문에 낙동강이 마치 홍수가 났을 때처럼 강물색이 탁하니, 이를 기회로 금호강 쪽의 공장들에서 폐수를 마구 버리나 봅니다. 이왕에 죽을 강이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그리고 금호강도 금호강이지만 또 다른 지천인 도심하천 '진천천'에서 나오는 폐수가 가장 더럽습니다. 정말 사람들이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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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과 금호강의 두물머리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만들어내는 두물머리, 이곳이 그 유명한 달성습지다. 그런데 이런 모습도 준설이 본격화 되면 곧 사라질 것이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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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인가 먹물인가?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합수부 바로 아래 강물의 모습이다. 낙동강은 4대강 공사로 인해 강물이 잿빛이고, 그 반대편 금호강에서 내려오는 강물은 마치 검은 먹물을 풀어놓은 듯 검다. ⓒ 정수근


그랬다. 저 화원동산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두가지색 물줄기는 너무나 대별되는 모습이었고, 그것은 낙동강 본류의 수질을 깨끗이 하려면 왜 지천을 관리해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지천의 썩은 물은 저렇게 내버려두고 지금 보를 만들고 거기에서 나오는 폐수를 오탁방지막으로 아무리 거른다지만 정작 더 큰 오염원인 지천은 저렇게 내버려두니, 본류의 오염을 더욱 가중시킬 뿐이다. 부산·경남 사람들이 이 광경을 목격하면 기분이 어떨지 참 난감한 심정이다. 


화원동산 전망대에서 그렇게 오염되어 가고 있는 낙동강의 모습을 목격한 후 일행은 맞은편 강변으로 이동했다. 그곳은 강물이 휘돌아 가는 반대편에 조성된 모래톱으로서 마치 강 안의 작은 섬인 하중도를 닮은 곳이었다. 그곳은 아직 준설이 되지 않아서 그나마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낙동강, '아직은' 살아 있었다

강변에 내려서자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돌맹이를 들어 '물제비'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 강물을 보고 떠오른 자연스런 놀이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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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루 길을 따라 낙동강으로 버드나무 꽃가루가 마치 눈송이처럼 날리는 강변숲을 지나 낙동강가로 다가가고 있는 학생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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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제비를 날리다 강가에 다가서자마자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물제비를 날리고 있다. ⓒ 정수근


그곳은 굵은 자갈과 모래로 구성된 그 옛날에 본 전형적인 강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다. 강가 버드나무숲에선 한창 꽃가루가 날리고, 일행은 그 꽃가루를 맞으면서 강변으로 내려가 낙동강을 한껏 음미했다. '낙동 대구'의 한 회원이 말했다.

"이곳은 비교적 낙동강의 원형이 그대로 남은 곳입니다. 강변숲이 있고, 자갈밭과 모래톱이 발달되어 있고, 저기 보이는 여울도 남아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4대강 사업으로 이곳은 강바닥이 6미터가 준설됩니다. 그러면 이곳은 다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강은 이렇게 강변숲이 있고, 모래톱이 있고, 여울이 있어야 강이랄 수 있는 것인데, 지금 4대강 사업은 낙동강을 거대한 인공수조로 만들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의 설명에 다들 숙연해지고 말이 없다. 그래서 그의 즉석 제안으로 모두들 그 자리에서 잠시 눈을 감고는 강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여울에서 물이 흘러가는 소리, 물새들의 울부짖음이 그래도 아직은 들려온다. 그렇게 강을 잠시 음미하고는 일행은 그곳을 떠나 달성보 현장으로 길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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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느끼러 강가로 내려가서 강의 소리를 들어보고는, 다시 길을 재촉하는 학생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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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부지 농지 강변엔 이렇게 하천부지 농지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언제 준설 내지는 매립이 될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작물을 심어놓았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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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농심 곧 사리질 농지지만, 그때까지라도 손을 놓을 수 없는 것이 농민의 마음인 모양이다. 2달 만에 수확한다는 열무를 심어놓았다 한다. ⓒ 정수근


그런데 강변숲을 지나 다시 걸어 들어간 곳으로 되짚어 나오는데 그곳은 온통 하천 농지들이다. 그 넓은 농지에는 아직 수확을 하지 못한 우엉잎이 밭째 남아 있었고, 또 다른 한 농지에서는 한 여성농민이 열무를 파종한 밭에 한창 물을 대고 있었다.

그 여성농민은 이제 곧 이곳을 떠나야 하지만 열무는 2달이면 수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마지막으로 농사를 짓는다고 했다. '농심'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곧 쫓겨날지라도 농사를 차마 뿌리칠 수는 없는 것이니 말이다.

속도전으로 유명한, 그 달성보 현장에서

그곳을 뒤로 하고 일행은 다시 버스에 몸을 싣고 그 유명한 달성보로 향했다. 달성보 현장 앞에 내린 일행은 내리자마자 달성보의 그 명성을 실감해야 했다. 잠시 그 현장을 강변에서 조망하러 간 것인데, 입구에서 일행을 직원들이 막아선 것이었다.

이미 선관위로부터 화원유원지에서부터 일행이 이곳을 향해 온다는 소식을 들은 그곳 직원들이 우리를 통제하고 나선 것이다. 사전에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달성보를 몇 번이나 찾았지만 이렇게 입구에서부터 봉쇄를 당한 적은 처음인데, 그 기분이 묘하다. 그 자랑스런 달성보를 대한민국 국민 누가 가든 최선을 다해 안내를 해도 모자랄 판에 뭐가 캥기는 것인지 일단 저지부터 하고 보는 것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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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보 현장의 속도전 지난주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달성보 건설현장의 모습이다 ⓒ 정수근


가벼운 실랑이 후에, "제방에서 잠시 보만 조망하고 가겠노라"는 다짐 아닌 다짐을 하고서야 제방으로 올라서 달성보 현장을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은 이곳을 난생처음 목격하는 것으로 상당히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데 한동안 말이 없다가 한 학생이 일성을 지른다. "저기 현대에서 써놓은 간판처럼, 정말 인간중심이란 말이 딱 맞군요" 했다. 낙동강에 깃들어 사는 수많은 생명들을 철저히 무시한, 바로 그 '인간중심' 말이다. 학생들의 감성은 그렇게 바로 핵심을 파고든 것이다.

달성보는 지난주에 봤을 때보다 공사가 많이 진척되었다. 보 기둥은 벌써 상당부분 올라와 있었고, 작업은 여전히 분주했다. 그렇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밤낮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니 나날이 그 풍경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고, 최근 보도처럼 그곳의 건설노동자들은 고강도의 노동에 고통 받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급기야 노동자들이 쓰러진 것이고 말이다. 비정상의 극치를 보고 있는 듯하다.

그렇게 그곳을 잠시 둘러보고 그 현장을 떠나 일행은 오늘의 중간 기착지인 도동서원으로 향했다. 시각은 벌써 1시가 훨씬 넘어가 모두들 배도 상당히 고팠다. 도동서원 앞의 나무그늘에 자리를 잡은 일행은 준비해온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오전부터 강변을 걷고 난 후의 늦어진 점심이라 그 맛이 꿀맛인 것은 당연한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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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재에서 본 낙동강 도동서원을 가려면 지나치는 고개인 다람재에서 내려다본 낙동강의 모습이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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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점심을 맛나게 먹고 난 후 일행이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정수근


조선 사원건축의 백미 도동서원에도 기계음이 드리우고

점심식사 후에 학생들을 이끌고 있는 이승렬 교수(영남대 영문과)는 공교롭게도 이날 현장을 찾은 대구문화방송 '여론현장'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영문학을 전공하는 사람들로서 문학의 모태가 되는 자연, 특히 강을 느끼러 와본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강과 자연이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 문학의 토대가 사라진다는 것인데, 우리가 찬성과 반대를 떠나 지금 낙동강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직접 보고 가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학생들과 이 자리에 함께 오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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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재에서 다람재 전망대에서 순례 참여자들이 모두 모였다. 가운데 흰색옷을 입은 이가 이승렬 교수. ⓒ 정수근


이승렬 교수는 영남대 영문과 교수이자, 격월간 환경·생태 교양잡지 <녹색평론>의 편집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분으로, 그는 평소에도 학생들에게 <녹색평론>의 환경과 생태적인 관점의 대안적인 삶의 메시지를 전파해왔고, 따라서 지역에서 낙동강이 파헤쳐지고 있는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던 것이리라. 그래서 학생들과 함께 순례계획을 짜면서 '낙동 대구'와 연락이 되면서 자연스레 이 순례 프로그램에 참여를 한 것이다.

점심식사 후 일행은 조선 사원건축의 백미를 자랑한다는 도동서원을 지역에서 민중미술을 꾸준히 해오신 문화관광해설사 천광호 선생의 그 맛깔스런 해설을 들으면서 둘러봤다. 도동서원은 언제 봐도 그 소박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의 매력을 전해주는 곳으로서 설명을 들을수록 그 깊은 맛이 우러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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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서원의 문화해설사 문화관광해설사 천광호 선생이 학생들에게 도동서원에 산재한 곳곳의 '보물'을 설명하고 있다. ⓒ 정수근


이날 학생들은 '겸손의 철학자'인 소학동자 김굉필의 혼이 서려있는 이곳 도동서원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이번 순례의 가치를 찾을 정도로 도동서원은 대구사람들도 잘 모르는, 대구 근교의 자랑거리이자 귀중한 문화유산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귀중한 문화유산이 자리 잡고 있는 이 조용하고 아름다운 고장에서도 이젠 기계음이 무성하다. 이곳도 포크레인의 삽날을 피해가지는 못하는 것이다. 강 건너 농지들을 포크레인이 파헤치고 있었다.

천광호 선생은 이젠 해설 봉사를 하는 것도 재미가 없다고 한다. 이곳도 이젠 온통 기계음이 판을 치고, 4대강 개발사업으로 이곳에 아기자기하게 서린 이야기들의 토대들이 사라져 가는 현실에서 더 이상 설명할 맛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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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농지 도동서원 맞은편인 고령 개진면의 농지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 정수근


그런 도동서원을 뒤로 하고 순례 일행은 도동2리의 낙동강변으로 향했다. 저 너머 개포나루가 있던 그 강변은 아직은 그대로 있었다. 그러나 지난주에 왔을 때보단 더 많은 하천부지들이 매립이 되어있었다. 그나마 아직 남아 있는 농지를 통해 강가로 내려선 일행은 다시 낙동강을 만났다.

비록 오니를 긁어내면서 나온 오염원으로 강물은 많이 더러워져 있었지만, 강가의 모습은 그 예전의 모습을 그나마 간직하고 있었다. 모래밭엔 야생동물들과 새들의 발자국이 남아 있었고, 간혹 물고기도 수면으로 뛰어오르며 그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러나 가쁜 숨을 몰아쉬려고 뛰어오르는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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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순례 학생들의 도동2리 강가를 거닐며 그나마 남아있는 생명의 강, 낙동강을 느끼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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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의 생명의 흔적 이런 새와 야생동물의 흔적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은 이들에겐 없어서는 안될 존재인 것이다. ⓒ 정수근


낙동강에 선 학생들,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강가에 서서 숨죽이고 있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다시 한번 강을 느껴 본다. 오전부터 바라본 낙동강의 신음하는 모습들을 바라본 학생들은 다들 마음의 깊은 동요를 느끼는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영남대 신문사에 있다는 2학년 이광호 학생은 말한다.

"낙동강에 공사가 시작되었다는 말은 이미 벌써 들었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습니다. 이렇게 낙동강 전 구간에 걸쳐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암튼 돌아가서 다른 학우들에게도 제가 본 현장의 모습들을 많이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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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가에서 학생들과 순례 참여자들이 서로의 느낌을 나누고 있다. ⓒ 정수근


자연스럽게 둘러 선 일행은 이날을 정리하는 자리를 즉석에서 가졌고, 이승렬 교수도 학생들과 자신에게 다짐을 하듯 말한다.

"오늘 본 느낌을 잊지 말기를 바라요. 그래도 이나마도 남아있을 때 낙동강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고, 내가 학교로 돌아가서 학생들과 함께 지금 낙동강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알리는 일들을 좀 하려 합니다. 그러니 학생들도 많이 도와주면서 함께 합시다."

다들 무언의 동의로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한 학생이 신발을 벗더니 강물 속으로 들어선다. 아무리 강물이 탁하더라도 강은 강인 법, 그 강과 교감을 하고 싶은 충동을 감출 수는 없는 것이리라. 뒤이어 이승렬 교수도 신을 벗고 이어 하나둘 강물 속으로 들어선다. '낙동 대구' 회원들도 모처럼 강물 속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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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속으로 학생들과 순례 참여자들이 강물 속으로 들어가서 직접 강과 대면하고 있다 ⓒ 정수근


그래도 아직 낙동강은 살아 있다

강물 속은 질퍽한 뻘층이라 느낌이 별로 좋진 않았지만, 역시 강물은 강물인 법 강물은 시원했고, 강과 그렇게 닿아본 것이다. 그렇게 신음하고 있는 낙동강과 맨발로 대면하고 나니, 한결 낙동강이 다가온 느낌이고, 그 옛날 낙동강과 금호강에서 멱을 감고 놀던 그 시절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렇다. 낙동강은 아직은 살아 있었다. 아직은 그렇게라도 흐르고 있었다.

저 강을 살리고 죽이는 일은 이제 우리들의 몫으로 남았다. 저 강과 직접 대면해 보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낙동강은 살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낙동강은 거대한 수족관으로 변할 것이다. 와서 본 사람은 안다. 정부에서 말하는 강을 살리기가 터무니없는 거짓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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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지색 흙 강바닥에서 긁어낸 두가지색의 흙더미, 왼쪽손에 놓인 뻘층은 검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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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물 비록 오염된 물이지만, 아직은 강물은 흘렀고, 낙동강은 이렇게라도 살아있었다. ⓒ 정수근


그래서 말이다. 한사람이도 더 낙동강으로 나가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학생들이 돌아가서 한명의 학우에게라도 이 사실을 더 전하고 그들이 다시 낙동강으로 나올 수 있기를 말이다. 그래서 그들의 그들로 인해 낙동강이 온전히 살아날 수 있기를 말이다.

그래서 '낙동 대구'의 박종하 씨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영남대 2만 학우 중에 10%만 낙동강에 온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그 학우들이 조직되어 환경동아리라도 하나 만들고, 그 간절한 힘들로 낙동강을 지켜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블로그 앞산꼭지'에도 함께 실립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블로그 앞산꼭지'에도 함께 실립니다.
#4대강사업 #낙동강 #영남대 #대학생들 #도동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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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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