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를 대비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송아지를 사기전에 튼튼한 외양간부터 지어야 한다

등록 2010.05.22 17:31수정 2010.05.2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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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을 아우르는 새로운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공기 중 백만분의 일 단위로 존재하는 탄소를 거래하는 시장이다. 올해 탄소시장 규모가 자그마치 169조 원 가량 된다고 세계은행이 발표했다. 올 우리 나라살림이 약 293조다. 경제규모 세계 14위인 우리나라 살림의 절반이 넘는 돈이 하늘에 열린 탄소시장에서 거래될 전망이다. 그리고 명심해야 할 것은 2012년 이후에는 이 시장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자본이 거래된다는 사실이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 산업을 향후 60년을 이끌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제시했다.

 

2007년, 각국 기상학자 해양학자 등 3000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한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IPCC) 총회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으면 지구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온실가스 감축이 선택이 아닌 반드시 실행해야 할 인류 과제로 급부상하게 된 계기다. 당연히 지금 세계는 분주하다. 작년(2009년) 코펜하겐에서는 192개국 수반이 모였다. 올 연말에 멕시코에서 또 모일 예정이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거대 모임이 해마다 개최된다.

 

모임의 목적은, 1997년 체결한 교토의정서가 2012년이면 효력이 끝나, 2012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각국의 할당량을 다시 정하기 위해서다. 교토의정서의 주된 내용은 유럽연합 회원국을 비롯해 총 38개국 선진국이 2008∼2012년 사이에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1990년보다 평균 5.2% 감축한다는 약속이다.

 

의정서에서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도입한 탄소배출권거래제다. 국가별로 부여받은 할당량 미만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그 여유분을 다른 국가에 팔 수 있고, 이와 반대로 배출 할당량을 어쩔 수 없이 초과해야 할 경우 다른 국가에서 배출권을 사들이는 제도다. 여기서 '온실가스' 대신에 '탄소'란 용어를 사용한 까닭은 이산화탄소가 기후변화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가 체결될 당시만 해도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어 온실가스 의무대상국에서 제외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작년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UNFCC) 기조연설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은 'BAU(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때 배출될 것으로 예상하는 미래 온실가스 전망치) 대비 30%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라고 전 세계 수반들 앞에서 선언했다. BAU 대비 30% 감축안은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개발도상국에 권고한 감축범위(BAU 대비 15~30% 감축) 중 최고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5년 동안(1990∼2005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2배 증가할 정도로 화석연료 의존형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미 인류 대세는 기울었다. 

 

현재 의무대상국에서 제외되었으며, 이산화탄소 세계 최대 배출국 1, 2위인 중국과 미국도 예외일리 없다. 대세에 동참하지 않으면 지구촌 고아로 전락할 분위기다. 2013년부터 당장 시행해야 한다. 거대한 탄소시장이 탄생하는 이유다.

 

피(血) 대신 돈(資本)이 흐르기에 시장은 차갑다. 또한 경제학자 아담스미스가 말했듯이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이다. 냉정하면서,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곳이 시장이다. 난세에 영웅이 나타나듯이, 난장(亂場)에서 부자가 탄생하는 이유다. 하늘에 새롭게 열린 거대한 난장(亂場)에서 누가 부자가 되고, 누가 쪽박을 찰까. 그것은 각자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렸다.

 

이산화탄소는 무색이며, 향이 없고, 가스이기에 만지지도 못한다. 이산화탄소 최대 배출국인 중국의 풍하 측으로 가장 인접한 국가가 우리나라다. 여차하면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코 베일 입장이다.

 

송아지를 사기전에 튼튼한 외양간부터 지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탄소 녹색성장 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한반도로 유출입하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국제적 규제대상 온실가스 물질의 빈틈없는 추적시스템 구축이 절실한 이유다.

2010.05.22 17:31 ⓒ 2010 OhmyNews
#탄소배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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