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선거 무관심, 대체 왜?

[생활정치의 재발견 ⑧-2편] 20대 대학생에게 이번 지방선거는?

등록 2010.05.25 13:12수정 2010.05.2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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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치의 재발견⑧-2

지난 3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예슬씨가 '자격증 장사 브로커가 된 대학을 거부한다.'는 내용의 대자보와 함께 자퇴를 선언했다. 김씨 사건은 '우리 사회에 대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과연 현재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대학'이란 어떤 의미일까. 대한민국에서 대학생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그리고 이들에게 6·2지방선거는 어떤 의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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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일 열린 '생활정치의 재발견' 현장좌담회 ⓒ 김종호

지난 5월 3일 열린 '생활정치의 재발견' 현장좌담회 ⓒ 김종호

 

▶ 일   시 : 2010년 5월 03일(월) 오후 04시

▶ 장   소 : 여의도 생활정치연구소 회의실

▶ 사회자 : 정해구(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 생활정치연구소 소장)

▶ 참석자 : 연제도, 구민정, 김이민경, 김지현, 박범진

 

20대, 왜 선거에 무관심 합니까?

 

정해구 : "김예슬씨 선언을 보면서 20대가 참 할 말이 많은 세대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생각을 반영해 줄 정치인을 선출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투표를 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뤄줄 수 있는 정치인을 뽑는 것!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꿔나가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젊은이들이 투표를 한다면 상당히 영향력이 있을 텐데..젊은 사람들일수록 투표를 하지 않아서 고민입니다. 왜 20대가 투표를 하지 않는지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박범진 : "지난 총선 때는 했습니다. 투표를 하면서도 이 사람이 당선되도 바뀔 거라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초중고 시절 학생회장 선출때부터 거짓공약이 남발했어요. 계속 제 기대에 부응을 못하니까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선거에 냉소적인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구민정 : "민주주의를 몸소 체험한 적이 있었나 싶어요. 저도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이 남발하는 걸 많이 봤어요.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부정적인 인식이 심어져 버린 듯합니다. 민주주의 교육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자신의 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을 못하는 듯해요. 사실 국회의원들도 그렇고 대학생들을 위한 정책이나 공약이 적습니다. 등록금 반값 공약도 결국은 시행되지 않았잖아요. 캠퍼스내 투표함 등 제도는 없이 무조건 너희는 왜 투표 않하느냐며 기성세대들이 질타만 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저는 대구로 내려서가 투표를 해야해요. 제가 주소가 대구로 되어 있거든요. 투표를 하고

싶어도 선거일이 시험기간이라 대구까지 내려가는 건 무리예요. 부재자 투표 절차는 복잡

하구요, 또 저는 서울에서 살고 있는데 대구 시장을 뜬금없이 뽑아야 해요. 모순입니다. 그

렇다고 주소를 서울로 옮기자니 기숙사 배정에서 불이익이 있어서 힘들 것 같아요."

 

김이민경 : "맞아요! 저도 기숙사 때문에 주소를 못 옮기고 있어요."

 

연제도 : "사람들은 정치인들을 못 믿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죠 "누가 되든 그놈이 그놈이

다." 최선을 뽑는 게 아니라 차악을 뽑아요. 20대가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이유

는 자기 일에만 급급하다보니 투표는 안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김지현 : "후보 자체부터 그 사람에 대해서 잘 모르겠던데요? 포장돼 있어서 못 믿겠어요.

그리고 20대는 취업준비 때문에 바쁩니다. "바쁜데 투표에 내 시간을 투자해야 돼?"라는 생

각도 들더군요. 투표를 하느니 차라리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김이민경 : "이번에는 꼭 투표를 하겠습니다. 투표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거든요."

 

정치인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이 바로 '투표'입니다.

 

정해구 : "20대 후반이 제일 투표율이 낮습니다. 투표가 많은 시간을 빼앗는 건 아닙니다.

관심이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 아까 차악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맞는 말입니다. 정치는 성인군자를 뽑는게 아닙니다. 말은 공적으로 하나지만 사적으로 권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차악'을 선택하면서 사회가 발전한다는 거지요. 정치에 희망이 없어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말도 일리가 있습니니다 .하지만 참여하면서 바꿔나가는 것도 필요해요.

 

정치인들이 제일 무서워하는게 무엇일까요? 바로 투표입니다. 표가 하나일때는 적지만 그

표가 모이면 바꿀 수 있습니다.  젊은 친구들은 경험문제 인 듯 하네요. 투표의 의미를 알고 습관이 돼야 하는데 말이죠. 입시로 인해 민주시민교육이 제대로 안 된 탓이겠죠? 사회적 책임도 많습니다. 아무쪼록 투표에 참여해서 사회 바꿔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선거에 참여를 해야 사회가 바뀝니다.

 

87년도에는 89%였던 투표율이 지금은 20%로 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투표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데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그리스 민주주의는 직접 민주주의 였어요. 시민은 당연히 아고라에 나와서 토론을 해야 했죠. 그게 당연한 거였습니다. 공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일이 시민의 덕성이라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자기 일만 합니다 그리스에서는 사적인 일만 하는 사람을 '이디오테스'라고 불렀어요. '바보' 비슷한 뜻입니다. 현재는 반대지요? 오히려 민주주의가 후퇴한 면이 있네요. 정치가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6·2지방선거 그리고 정치

 

정해구 : "여러분께 묻겠습니다. 이번 6·2지방선거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선거가 어떻게 돼었으면 합니까? 또는 앞으로 정치가 어떤 모습이였으면 합니까?"

 

구민정 : "저는 처음 받는 투표권입니다. 우선 교육감 선거가 제대로 시행되면 좋겠어요. 옛날부터 어려 문제의 원인이 교육에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말았으면 합니다. 아이들의 교육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이 교육감이 되길 바랍니다."

 

김지현 : "선거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소중하다고 생각

하지 않는 듯 해요. 쉬는 날이니 놀자는 사람이 많아요. 어릴 때부터 선거와 민주주의 관련

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범진 : "호주 같은 경우, 투표를 하지 않으면 벌금이 200불이예요. 한화로 20만원 정도?

참정권을 포기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김이민경 : "선거날도 일을 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도 있습니다. 선거에 아예 참여할 수 없는 분들이죠. 그건 좀 문제 아닌가요?"

 

정해구 : "맞는 말입니다. 일을 하면 투표할 시간이 없을 텐데요."

 

박범진 : "국가 차원에서 선거할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해요. 그때 영업하면 벌금을 물리든가 해서요."

 

김지현 : "투표 참여자들에게 특권을 더 줬으면 좋겠어요. 영화나 공연, 박물관 할인 같은

거요."

 

김이민경 : "공약이행이라던가. 정치인들도 시민 만나는 노력을 해야죠. 모든 게 선거 당일에만 집중되어 있어요. 선거 이후에도 정치인들의 행동을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당선자들이 유권자들에게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문제에 직면한 당사자들이, 예를 들면 20대라든가 노동자라든가, 여러 계층의 후보들이 나와서 그 분야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랍니다."

 

생활정치의 재발견 제8편 <대학생들의 재발견>에 함께 해주신 정해구 교수님과 연제도, 구민정, 김이민경, 김지현, 박범진 학생에게 감사드립니다.

2010.05.25 13:12 ⓒ 2010 OhmyNews
#생활정치 #생활정치연구소 #지방선거 #김예슬 #교육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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