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임종을 할 수 있다

[신간소개] 불교계 최초의 병상·임종의례 안내서 <낡은 옷을 갈아입고>

등록 2010.06.14 16:21수정 2010.06.1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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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는다는 건 참으로 슬픈 일이기도 하지만 당황스런 일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사람들은 모두가 죽었고, 살아있는 사람이나 태어날 사람 모두도 언젠가는 죽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지만 연습 없이 찾아오는 게 죽음이고, 연습을 하기엔 너무 엄중한 것이 죽음입니다. 그러다 보니 죽음이라는 것을 맞이하게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더욱 당황하게 됩니다.

 

입에 올리기에도 조심스럽고 민망한 것이 죽음이지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게 죽음이니 죽었을 때, 아주 소중한 사람이 죽었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도는 꼭 알고 싶었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지식으로나마 습득할 수 있는 좋은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에서 편찬하고 '조계종출판사'에서 펴낸 <낡은 옷을 갈아입고>에 답이 담겨 있었습니다. 갈증을 느끼던 길손이 옹달샘이라도 만난 듯 반갑습니다. 동동 떠있는 버들잎을 호호 불어가며 물을 마시듯 차분한 마음으로 '낡은 옷을 갈아입고'를 펼쳐듭니다.  

 

불교계 최초의 병상의례∙임종의례 안내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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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최초의 병상의례?임종의례 안내 매뉴얼, <낡은 옷을 갈아입고> /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 / 200쪽 / 조계종 출판사 / 2010. 6. 16. / 값 10,000원 ⓒ 임윤수

불교계 최초의 병상의례?임종의례 안내 매뉴얼, <낡은 옷을 갈아입고> /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 / 200쪽 / 조계종 출판사 / 2010. 6. 16. / 값 10,000원 ⓒ 임윤수

삶과 죽음을 이해하는 장이 준비운동을 하듯이 열리고, 죽음을 준비하는 삶으로 들어갑니다. 죽음에 앞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기로, 임종에 대한 과정을 아주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임종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이며, 임종은 언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는 물론 당사자에게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려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를 판단하는데 도움을 주는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죽음까지는 아닐지라도 병상에 있는 환자에게 심리적 위안을 줄 수 있는 병상의례의 요소요소도 조목조목 정리되어 있고, 병상의례로 효험을 본 실례도 읽을 수 있습니다. '병상의례의 실제'가 세세하게 정리되어 있어 따라 하기만 하면 병상에 있는 환자에게 위안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이드북처럼 잘 정리되어 있는 '임종의례' 편을 읽다보면 임종의례가 무엇인지? 임종의례는 왜 하는지? 임종의례는 언제 하는지? 임종의례의 내용과 진행 과정을 저절로 이해하게 되고, 절차를 습득하게 됩니다. 실제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심리적 요인 등에 대하여서도 예방주사를 놓듯 미리 알려주고 있습니다.

 

 상을 당하고 난후의 절차에 대해서도 아주 상세하게 알려줍니다.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진행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들어있습니다. 첫째 둘째 날은 무엇을 하고, 셋째 날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시간표처럼 지침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치러야하는 의식이나 의례에 내포된 의미까지도 아주 충실하게 설명하고 있으니 임종준비만을 위한 수준을 넘어섭니다.

 

불교계 최초로 임종 준비를 위한 안내서로 발간하였다고 하지만 장례를 치르고 난 후부터 49재까지에 담긴 의미와 절차까지도 빠트림 없이 담고 있으니 심리적으로는 장례절차의 완결판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합니다. 읽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떠나려는 누구, 임종을 앞둔 소중한 사람에게 무한한 위안을 줄 수 있는 예비지식을 챙겨 줄 좋은 책이 될 것입니다.

 

불교방식으로 장례를 치러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따라 하기만 하면 되는 '지침서'가 될 것이고, 여타의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려는 사람들에게는 불교방식과 불교에서 바라보는 인생관이나 죽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좋은 이해서가 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낡은 옷을 갈아입고> /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 / 200쪽 / 조계종 출판사 / 2010. 6. 16. / 값 10,000원 

2010.06.14 16:21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낡은 옷을 갈아입고> /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 / 200쪽 / 조계종 출판사 / 2010. 6. 16. / 값 10,000원 

낡은 옷을 갈아입고 - 불교 임종 준비와 안내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 엮음,
조계종출판사, 2010


#임종의례 #조계종 #포교원 #조계종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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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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