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 7인의 팝아트, 펄펄 끓네

경남도립미술관, 신나는 미술관 "wow~ funny pop" 전

등록 2010.06.25 10:16수정 2010.06.2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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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신

요즘 경남도립미술관에서는 신나는 미술관 "Wow Funny Pop" 전이 한창이다. 오는 8월 15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국내작가의 작품으로 5전시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팝아트가 갖고 있는 대중성과 보편성, 복제성을 쉽게 만날 수 있어 평소 미술관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아울러 지하 1층 다목적실에는 "손으로 보는 조각전(7월 18일까지)"이 함께 열리고 있는데, 특별히 시각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전시의 특징은 눈으로만 보고 만질 수 없는 작품들과는 달리, 맘껏 만질 수 있어서 손끝으로 조각품의 형상을 상상할 수 있다. 또 조각들의 질감과 온도는 물론 맛까지 볼 수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재미와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오늘은 특별히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1층 로비에서 가졌는데, 이성석 학예팀장의 사회로 이번 전시에 작품을 내놓은 젊은 작가 7명이 참석했다.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잠시라도 엿볼 수 있는 장이 되었는데, 함께 이동하면서 자유롭게 질의응답식으로 진행되었다.

참여작가는 김일동, 김지훈, 김혁, 송광연, 아트놈, 찰스장, 천성길이다. 각기 작품 앞에 서서 관람객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모습에서 작가의 작품 과정을 엿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김일동은 '보상하라'는 작품을 통해 현대적 영상과 사운드를 가지고 독립운동에 힘쓴 유관순, 안중근, 김구 선생에게 작가 나름의 보상을 했는데, 유관순이 감옥에서 겪었을 생리적 현상을 생각하여 생리대를 선물하게 되었다는 점은 재치있고 발랄한 생각이라 생각했다. 

김지훈은 스타킹에 스스로 출연할 정도로 자신을 '메이킹'하는 재주가 있어 보였다. 자신의 피를 받아 주사기와 비비탄을 활용하여 마치 점묘법처럼 세밀하게 묘사한 앤디워홀이나 마이클 잭슨의 얼굴은 작가가 말하는 아우라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관람객 중에서 자신의 피를 줄 수 있다는 말에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자신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된다.

김혁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배트맨과 대결구도를 갖는 조커를 통해 배트맨이 영웅이라면 조커도 누군가에게는 영웅이 아니겠느냐는 발상 속에서 <joker> 시리즈를 만들었다고 한다.  


송광연은 그림이 좋아 늦게 화단에 나왔는데, 운이 좋았다며 매사에 감사한다는 말과 함께 민화에 등장하는 모란과 나비를 앤디워홀을 비롯한 알 만한 팝아트 작품을 배경으로 두고 작품을 했다. 팝아트에 한국의 전통을 덧입힌 작업이 특징적이다. 아크릴로 그려진 모란은 관람객들을 잡아 끌었는데, 마치 수를 놓은 것처럼 정교하여 몰래 만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아트놈은 자신의 본명이 여자 같아서 "예술하는 남자"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만화적 요소가 짙고 그 안에 캐릭터가 귀여운데, 결혼 3년 차인 아내에게 선물로 준 '가지'라는 캐릭터와 약간은 심술꾸러기로 보이는 '아트놈'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앞으로 더욱 진화할 아트놈을 빨리 보고 싶다.

찰스장은 이번 전시 작품 중 가장 자유로운 작가가 아닌가 싶다. 무심함, 재미, 무의미에 의미를 두는 듯 보인다. 자신의 서명도 무의미하다면서 한동안은 의식하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런 만큼 그의 작품은 이미지에 충실하며 보면 좋을 듯 하다.

천성길의 작품은 다소 불편하다. 커다란 우유 곽 속에 구겨진 황소가 들어앉아있고, 좁은 코카콜라 통에 북극곰이 이그러져있다. 보기만 해도 금방 불편해지는 것 속에는 작가가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시사하는 바가 강하다. 이미지만 보고 우유회사에서 거래를 제의해 왔지만 실제 작품을 보고는 돌아갔다고 한다. 북극곰은 언제까지 콜라를 마시고 있어야하나, 젖소는 우유 곽 속에서 미이라가 되어가진 않을까. 재미난 상상을 할 수 있는 작품 이미지에서 우린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을 듯하다.

7인의 작가들의 작품을 수박 겉핥기로 살펴보았다. 아직은 서양의 팝아트를 따라하는 요소가 짙어 한국의 팝아트라고 할 만한 그 무엇이 약해보이지만, 스스로를 도구 삼아 예술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펄펄 끓는 에너지를 보낸다.

기회가 된다면 미술관을 찾아 문화적 욕구는 물론 심미안을 가져보는 일도 좋을 듯하다. 오늘도 팝아트는 미술관 밖 서성이는 이들에게 문을 열고 들어오라 부르고 있다. 당신도 팝 아티스트가 될 수 있노라고, 일단 작품을 만나보라고!

"WOW FUNNY POP"
#한국의 팝아트 작가들 #아트놈,찰스장 #천성길, 김일동 #김혁,송광연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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