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비밀세계에서 다시 모험이 시작된다

[리뷰] 마이크 윌크스 <미러스톰>

등록 2010.07.12 09:05수정 2010.07.1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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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스케이프 시리즈 2편 <미러스톰> ⓒ 김준희

▲ 미러스케이프 시리즈 2편 <미러스톰> ⓒ 김준희

<미러스톰>은 마이크 윌크스의 '미러스케이프 시리즈'의 두번째 편이다. 첫번째 편인 <미러스케이프>에서 주인공인 멜, 루도, 렌은 왕국을 장악한 독재자 일당과 맞서 싸운다. 멜 일행은 악전고투를 거듭하지만 마지막에 승리를 거두고 악의 세력을 그림 속 세상에 가두는 데 성공한다.

 

어떻게 그림 속에 사람을 가둘 수 있을까. 그건 미러스케이프 시리즈가 그림 안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살고 있는 곳은 중세의 유럽을 연상시키는 왕국이다. 중세 유럽과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특정한 그림의 경우, 사람이 그 그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아무 그림에나 다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러마크'라는 비밀기호가 있는 그림만 가능하다. 그리고 그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왕국 전체에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다.

 

멜, 루도, 렌은 왕국에서 가장 뛰어난 화가인 암브로시우스 블렌크의 수련생이다. 이들은 우연한 기회에 그 비밀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그림 속 세계에 들어가지만 나중에는 현실과 그림 속을 오가며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싸운다. 이런 그림 속 세계를 '미러스케이프'라고 부른다.

 

그림 속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판타지

 

전편에서의 싸움이 끝난 후에, 거대도시 블람에는 평화가 찾아 온 듯보인다. 독재자가 물러났으니 별 이유없이 유배당했던 죄수들도 모두 돌아왔고 시민들은 과거처럼 비싼 세금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멜도 자신을 괴롭히던 우두머리 수련생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러스톰>의 도입부에서 암브로시우스 블렌크는 깨우침 강당의 천장화를 그리는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다. 멜과 루도, 렌도 이 일의 한 부분을 담당한다. 머리가 세 개 달린 괴물을 그리는 것이다. 이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천장 밑에서 일을 하고 때로는 밤 늦게까지 마무리 작업을 하기도 한다. 수련생 중에서 이 세 명이 막내이기 때문에 다른 잡일들도 모두 이들 차지다.

 

멜이 이상한 음모를 감지한 날도 혼자서 늦게까지 일했던 날이다. 일을 마무리하고 사다리를 내려오는 도중에 여자 사제 두 명이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엿듣게 된다. 첫 장애물을 궁전 지하감옥에 가두었다, 곧 첫번째 폭풍이 시작된다, 블람에 악마들이 몰려온다, 라는 내용의 이야기다.

 

멜은 이 이야기를 듣고 두려움에 떤다. 간신히 평화로운 왕국을 만들었는데 다시 악마들이 블람에 몰려온다? 그러면 꿈만 같은 지금의 생활도 끝나게 된다. 아니 자신이 악마들에게 잡아먹힐지도 모르는 일이다.

 

멜은 루도, 렌과 함께 이 일을 의논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블람에는 이상한 형상의 구름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이것이 어쩌면 첫번째 폭풍을 몰고올 구름들인지 모른다. 블람에 몰려올 폭풍을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까?

 

세 주인공이 벌이는 숨 막히는 모험

 

미러스케이프에는 화가가 구현한 모든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 아름다운 풍경화 속으로 들어가면 편안한 휴식을 취하겠지만, 전쟁터를 그린 그림으로 들어가면 자신의 목숨을 장담할 수 없다. 신화나 전설에 등장하는 괴물을 그린 그림들도 많다. 그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악몽같은 경험이 될 것이다.

 

그래도 화가들은 자신의 상상력을 시험하려는 듯이 그런 그림들을 그린다. 암브로시우스 블렌크도 초현실적인 화풍으로 유명하다. 그의 그림 속에서는 많은 상식들이 무너진다. 뒷다리로 달리는 거대한 나무늘보, 타조 다리가 달린 투명한 해파리 같은 괴생명체들도 등장한다.

 

주인공들은 그림 속의 뒤틀려버린 세계에서 적들에게 쫓기고 때로는 서로 티격태격하며 자신들의 목적을 향해서 나아간다. 미러스케이프 시리즈에는 판타지하면 떠오르는 강력한 마법 같은 것은 나오지 않는다. 굳이 마법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작품 속 인물의 이야기처럼, 미술 그 자체가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마법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미러스톰> 마이크 윌크스 지음 / 조동섭 옮김. 시공사 펴냄.

미러스톰

마이크 윌크스 지음, 조동섭 옮김,
시공사, 2010


#미러스케이프 #미러스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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