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완주"... 486 독자 정치세력화 실험 '물거품'

약속했던 단일화 끝내 결렬... "계파 대리인 역할에서 못 벗어나"

등록 2010.09.15 16:26수정 2010.09.1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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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5일 오후 4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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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예비경선에서 최재성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남소연

9일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예비경선에서 최재성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남소연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486 후보들의 단일화가 최종 결렬됐다. "하청정치를 끝내겠다"던 486 그룹의 독자세력화 실험도 진로 재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단일화 논란의 중심에 섰던 최재성 의원은 15일 전당대회 완주 뜻을 밝혔다. 전현직 486 의원 모임인 '삼수회'가 이인영 전 의원을 단일후보로 추대하자 전당대회 일정 참석을 모두 중단하고 승복 여부를 고민한 지 하루만이다.

 

최 의원은 이날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은 제가 부덕한 탓"이라며 "이를 책임지는 게 전당대회를 완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난과 비판의 화살이 오더라도 내가 완주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바람직한 상황을 맞지 못할 것 같다는 판단에 따른 결단으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최재성 완주 뜻... "비난과 비판 안고 가겠다"

 

당장 비판은 단일화 약속을 깬 최 의원에게 쏟아지고 있다. 예비경선(컷오프) 결과를 확인한 후 486 후보 세 사람 중 다득표자를 단일후보로 하자는 합의가 깨진 것에 최 의원의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지난 10일 후보등록으로 기존의 단일화 및 선거연대 문제는 시일이나 방법론 측면에서 일단락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이인영 후보 문제는 삼수회 회원들의 후보 추대로 해석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이인영 전 의원도 반쪽짜리 단일 후보로 전락, 전당대회에서 변화의 구심이 되겠다는 구상에 금이 가게 됐다.

 

486 그룹 내부 역량에 대한 신뢰도 깨졌다. "하청정치를 끝내겠다"는 선언문의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각자의 정치적 이익에 매몰돼 내부 교통정리조차 해내지 못했다.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계파에 얽매인 권력 싸움도 새로운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현재 중간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두 후보 모두 독자적인 힘으로는 지도부 입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대의원 1인 2표제로 치러지는 지도부 선출 방식 하에서 당선권인 6위 안에 들기 위해서는 '빅3'와 전략적 제휴를 할 수밖에 없다. 당 대표에 가장 근접한 '빅3' 중 정세균 후보 측은 최재성 의원을, 정동영·손학규 후보 측은 이인영 전 의원을 지원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때문에 빅3의 지원에 힘입어 지도부에 들어가더라도 계파 역학구도에 함몰될 수밖에 없어 새로운 세대정치 실험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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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예비경선에 출마한 486 이인영, 백원우, 최재성 후보. ⓒ 남소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예비경선에 출마한 486 이인영, 백원우, 최재성 후보. ⓒ 남소연

'빅3'에 구애 불가피... 새로운 세대 정치 실험 불가능

 

비당권파의 한 중진 의원은 "그동안 486이 보여준 모습은 당내 권력을 쫓아 그 밑에서 '정치 기술자' 역할을 한 것뿐이었다"며 "기성정치인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하청정치 종식'의 꿈은 말장난에 머물 것"이라고 비판했다.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장성민 전 의원도 "486들의 단일화 약속 파기는 스스로 신뢰를 저버리는 부도덕한 행위"라며 "기성정치인들과 다른 비전이 무엇인지는 보이지 않고 계파정치의 대리인 역할만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비주류연합체인 쇄신연대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성호 전 의원도 "이번 당권파 486의 단일화 약속 파기를 보면서 이들이 계보정치에서 스스로 탈피하지 않는 한 새로운 정치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게 된다"며 "'민주당 전당대회 사상 유례가 없는 단일화'라고 자화자찬했던 당권파 486의 약속은 '민주당 전당대회 사상 유례가 없는 대국민 사기극'으로 막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최재성·이인영 후보가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함에 따라 민주당 당권 레이스도 한층 복잡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486 후보가 1명으로 단일화됐다면 당권 주자가 7명으로 줄어들어 탈락자 없는 경쟁이 될 수도 있었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조배숙 의원이 여성 후보 배려 규정에 따라 7위를 하더라도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를 예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6자리를 놓고 8명(조배숙 의원 포함)이 싸우게 되면서 최소 1명은 낙선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빅3는 물론 박주선, 천정배 의원 등 주류와 비주류 간 득표 셈법을 놓고 물밑 합종연횡 움직임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2010.09.15 16:26 ⓒ 2010 OhmyNews
#486 #민주당 #전당대회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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