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부활 감동의 드라마, 밤하늘을 수놓다

2010세계대백제전 수상공연 '사비미르'... '낙화암'과 '백마강' 배경으로 공연

등록 2010.10.02 12:17수정 2010.10.0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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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세계대백제전 수상공연 '사비미르'의 공연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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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세계대백제전 수상공연 '사비미르'의 공연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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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세계대백제전 수상공연 '사비미르'의 공연 중 황포돛배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합창단. 그 뒤로 낙화암이 보인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백마강 달밤에 물새가 울어
잃어버린 옛날이 애달프구나
저어라 사공아 일엽편주 두둥실
낙화암 그늘아래 울어나보자

낙화암 절경이 강물에 드리운 가을밤, 백마강 수상공연장에는 '꿈꾸는 백마강' 노랫가락이 울려 퍼졌다. 수상공연 사비미르의 마지막은 전 출연진과 관객이 부르는 이 정겹고도 구슬픈 노래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막을 내린다.


지난달 30일 첫 공연의 막을 올린 '사비미르'의 무대는 낙화암 건너편 백마강변에 마련됐다.  무대 양쪽에 성벽을 쌓았고, 그 가운데는 발목까지 강물이 무대 깊숙이 들어와있다. 그리고 그 앞으로 중앙무대가 있고, 관객과의 사이에는 다시 흙마당이 자리했다.

이러한 무대를 150여명의 출연진들이 1시간 10분 동안 쉴새없이 누비며 한편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사비의 왕 '미르'는 화합을 위해 이웃 가물나라 왕자와 장수들을 불러 연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가물왕자와 미르공주가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러나 가물나라 장수가 왕자를 배신하고 미르를 급습해 미르왕을 죽인다. 전쟁 중에 가물왕자도 죽고, 양국의 죽은 군사들은 원혼이 되어 백성을 괴롭힌다.

미르공주는 사비를 구하기 위해 유랑을 떠나게 되고, 결국 마음이 하늘에 닿아야 사비를 구할 수 있다는 예언가의 말에 자신의 가진 가장 귀한 것, 곧 자신의 목숨을 버려 사비를 구한다. 그리하여 다시 미르왕과 사비왕국이 부활하고, 미르공주는 다시 가물왕자와의 사랑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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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세계대백제전 수상공연 '사비미르'의 공연 장면 중 미르공주와 가물왕자가 사랑에 빠지는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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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세계대백제전 수상공연 '사비미르'의 공연장면 중 사비를 구하기 위해 유랑을 떠난 '미르공주'.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러한 감동의 드라마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리고 전체 4파트로 구성되어있다. 의자왕을 스토리텔링 했다고 하지만 사실 거의 창작물에 가깝다.


스펙터클한 영상과 특수 효과가 관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지만, 그 보다 사비미르가 뛰어난 것은 음악이다. 현장에서 연주하는 북소리와 국악의 향연이 1400년 전 백제 속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거기에 주인공 미르공주의 뛰어난 가창실력으로 뽑아내는 사랑노래는 듣는이들로 하여금, 나라를 잃고 사랑을 잃은 공주의 마음에 동화되게 하고도 남는다. 특히, '나는 마지막 눈물, 나는 마지막 꽃잎'이라고 노래하며 미르공주가 자신을 희생하는 장면은 1000여명의 관객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또한 강물 위에 떠 있는 황포돛배는 수시로 공연장 뒤편에서 움직이며, 수상공연의 맛을 더하고, 그 배위에서 부르는 합창단의 노랫소리는 공연장 전체를 휘감아 마치 대형 오페라나  뮤지컬을 보는 듯 한 느낌이 들게 한다.

특히, 극중 광대패가 관객 깊숙이 들어야 내뱉는 '천년 이천년 우리 백제는 영원할 것이여'라는 독백은 세계대백제전 축제 속으로 들어온 관객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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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세계대백제전 수상공연 '사비미르'의 공연장면 중 전쟁에서 죽은 군사들의 원혼들이 물에서 올라오고 있는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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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세계대백제전 수상공연 '사비미르'의 공연장면 중 마지막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하지만, 이러한 '사비미르'에도 단점은 있다. 스토리의 전개가 빠르고 어려워 미리 '시놉시스'를 읽지 않은 관객은 극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또한 '사비'라는 국호를 사용했을 뿐, 실제 백제와의 연관성을 찾기도 쉽지 않다. 마지막 불꽃놀이가 짧다는 아쉬움도 있고, 자리를 찾아가기에 불편한 객석도 불만이다.

또 공주에서 공연되고 있는 또 하나의 수상공연인 '사마이야기'에 비해 스펙터클한 영상과 특수효과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사비미르'는 낙화암이 보이는 백마강변에서 강물을 첨벙이며 연기자들이 연기를 펼쳐 수상무대의 장점을 잘 살려냈고, 공주와 왕자의 사랑이야기가 전체 극을 끌고 간다는 점에서 보다 더 감성적인 무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마지막 전 출연진과 관객이 함께 부르는 '꿈꾸는 백마강'은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돌아서는 관객들의 가슴에 진한 여운을 남겨, 돌아가는 발걸음에 콧노래를 선사한다.

한편, 지난 달 30일 첫 선을 보인 수상공연 '사비미르'는 충남 부여 백마강변 수상무대에서 내달 11일까지 12일간 공연된다.
#사비미르 #수상공연 #세계대백제전 #낙화암 #백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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