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는 금값... 여수 돌산갓김치 드셔보세요

장마 피해 적어 수급 안정적... "밤 12시까지 일해도 물량 못 대"

등록 2010.10.05 10:44수정 2010.10.0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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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갓김치 담그는 장면 ⓒ 오문수


배추 파동으로 여수 돌산갓김치가 대체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배추 값은 예년의 10배 정도 올랐지만 돌산갓김치 값은 별로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사이 여수돌산갓영농조합은 배추 파동이 있기 전보다 3~4배 더 많이 출하하고 있다.

조합에서는 5㎏에 3만3000원(택배비포함)하는 김치상자를 하루에 3~4톤(800~900상자)씩 출하하고 있지만 주문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공장인부 10명은 물론 사무실 직원들까지 모두 동원해 공장을 돌리고 있지만 다음날 물량을 맞추지 못한다.

왜 이렇게 돌산갓김치가 인기가 있을까? 장마에 배추가 녹아 품귀 현상이 빚어졌고, 정부에서 중국산 배추를 구입한다고 하지만 중국산 음식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면 똑같은 채소인 돌산갓은 장마에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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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갓김치 체험장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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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트럭에 갓김치를 싣고 있다 ⓒ 오문수


여수시 돌산읍은 일제 때부터 일본인들이 채소 주산단지로 이용했는데, 내륙 지방보다 일조량이 많고 토질이 좋아 채소재배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돌산갓은 돌산읍 우두리 세구지 마을에 60여 년 전에 도입되어 재배하던 것이 점점 개량되어 지금의 돌산갓이 됐다. 

지금은 돌산 지역 전체와 화양과 도서 지역까지 확대됐고, 여수의 해양성기후와 토양에 생태적으로 적응한 상태. 해양성기후에 적응했기 때문에 습기에 어느 정도는 강하다. 여수 돌산갓은 재래 갓이나 다른 지역의 갓에 비해 섬유질이 적어 부드럽고, 매운 맛이 적은 장점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1994년에 농민단체를 만들어 법인을 설립한 여수돌산갓영농조합은 조합원들이 생산에서 가공·납품까지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한다. 작년 408명의 조합원이 연면적 722㏊에서 생갓과 갓김치를 팔아 올린 수입은 8억8000만 원에 달한다.


조합은 돌산갓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 저농약 살포를 위한 방충망사 재배 ▲ 고품질 생산을 위한 비가림재배 확대 ▲ 친환경농법도입 ▲ 고품질유지를 위한 냉장차량수송 ▲ 품질보증을 위한 규격품 생산출하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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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인근의 갓농장. 망사가 씌워져 있다. 병충해방제와 겨울철 보온 보습 및 여름철 그늘막으로 사용된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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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 갓김치에 사용할 고추를 다듬고 있다. 밤12시까지 일해도 주문량을 못 댄다고 ⓒ 오문수


매운 고추를 다듬으며 가끔씩 콜록이는 할머니 네분을 만났다.

"할머니, 사진 좀 찍을게요."
"물짠 할매들 얼굴을 찍어서 뭣한다요?"
"할머니, 요즘 돌산갓 인기가 높아 돈 많이 벌었겠네요? 장마에 돌산갓은 안 녹았어요?"
"왜 안 녹아요? 녹았지만 배추보다는 훨씬 덜하지요. 글고 비 때문에 제때 수확을 못허고 파종할 시기도 놓쳐서 돌산갓 값도 올랐지요. 밤 12시까지 일해도 물량을 못 대요. 그전에는 안 그랬는디 요즘은 놀 시간도 없소."

사방에서 걸려오는 전화와 언론사 인터뷰로 바쁜 김성원 조합장과 대화를 나눴다.

- 요즘 배추파동으로 돌산갓이 인기라 돈 많이 벌었겠네요?
"주문이 밀려 밤 12시까지 일을 해도 물량을 제때 맞추지 못합니다. 하지만 돈은 많이 못 벌었어요. 연초에 계약한 가격이 있고 홈페이지 홍보자료에 제시한 가격이 있어서 신용과 고객관리차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생산되는 갓, 고추, 마늘, 생강, 젓갈도 가격이 올랐습니다. 우리는 전통식품이라는 명성을 지키기 위해 국내산 재료만 사용합니다. 가격이 약간 오른 것은 재료비가 오른 부분을 반영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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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돌산갓영농조합법인 김성원 대표 ⓒ 오문수

- 전국이 배추 파동으로 난리인데 지금이 돌산갓을 알릴 호기가 아닌가요?
"예! 맞습니다. 예전에 비해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도 부족하거든요. 직원들에게 돈은 많이 안 벌어도 좋으니 맛을 제대로 내고 소비자에게 친절과 정성을 다해 영원한 고객을 만들자며 다짐합니다."

- 돌산갓에 대해 자랑하자면?
"여수시에서 지적표시제 67호로 지정받았어요. 앞으로 단일 고유상표를 개발하고 판매망도 구축할 예정입니다. 또한 우량품종을 육성 보급하여 제품을 다양화할 예정입니다. 돌산갓은 노인들에게는 효자예요. 노인들이 어디 가서 일할 겁니까? 칼로 갓을 자르면 바로 통장에 돈이 들어옵니다."

여수 앞바다에서 잡히는 수산물 어획고는 예전 같지가 않다. 여수 일원에는 350여 개의 돌산갓 즉석가공 판매점이 있다. 돌산갓 수익 추정치가 연 500~600억이라 하니 여수에 진정한 효자 농산물이다. 조합장은 10월 20일쯤이면 한달 전 파종한 돌산갓이 출하되어 값도 싸질 것이라고 한다. 금값이라 불리는 배추! 값싸고 품질 좋은 여수 돌산갓으로 발길을 돌려보면 어떨까?

덧붙이는 글 | '희망제작소'와 '네통'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희망제작소'와 '네통'에도 송고합니다
#채솟값 #돌산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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