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교사와 제자의 애정 행각...사랑? 불륜?

등록 2010.10.20 14:38수정 2010.10.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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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검색어 1위를 차지한 '30대 여교사'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어느 중학교에 근무하는 30대 유부녀 여교사가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반 아이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게 이 사건의 요지이다. 여교사는 남편과 아이가 있는 여성으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을, 그것도 자신의 반 아이를 '사랑해서'라는 미명하에 역 주차장에서 세워둔 차 안에서 성관계를 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세인들이 판단하기 힘든 둘만의 교감이 있었기에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을 것이라는 주장과 이미 성숙한 여자가 아직 가치관이 성립되지 않은 아이에게 접근하여 육체적인 관계로 아이의 마음을 제압했을지도 모른 다는 양측의 의견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그런 면에서 '스톡홀름 증후군'이라는 용어로 애써 이 사건을 설명하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인질에게 잡힌 사람들이 인질범들에게 서서히 동화되어 그들에게 호감과 지지를 나타내는 심리현상을 말한다.

1973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은행에 침입한 4명의 무장 강도가 은행 직원들을 볼모로 잡고 6일간 경찰과 대치한 사건에서 이 현상이 관찰되어 명명화 되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그 일례로 강간범에게 붙잡힌 소녀가 자신을 먹여주고 보살펴주는 그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고 오히려 그를 사랑하게 된다는 상황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의 여교사 사건을 스톡홀름 증후군에 빗대어 설명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발상이다. 성숙한 여자가 성적 매력을 어필하며 다가서면 한창 성욕이 왕성한 청소년은 육체적 행위가 곧 사랑이라고 인식해 버려 자신이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로 동조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여성의 사회적 파워가 강력해졌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간의 여성의 지위나 역할은 남성에 비해 뒤처지는 것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적 모든 조건이 남성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가고, 심지어는 성과 관련된 사항에서도 남성은 우위를 차지했다. 그러기에 나이 든 여성과 어린 소년과의 비도덕적인 일은 충분히 놀라움을 가지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외국뉴스에나 나옴직한 일 그리고 실제로 십여 년도 훨씬 전에 외국에서 여교사와 제자 간의 사랑이 크게 이슈가 된 적도 있었다. 어머니뻘 되는 여교사와 십대 청소년 제자 간의 애정행각이 불륜이라는 덧칠을 단 채 여교사가 감옥에 가고, 그녀가 그 안에서 제자의 아이를 낳고, 사랑하는 제자에게 애절하게 자신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내는 것까지 끈질기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한편으론 비난하는 무리가 있었고 한편으론 금기의 사랑에 도달하려는 두 사람의 애틋함으로 해석하여 안타깝게 여기는 경우도 있었다.


금지된 사랑, 어쩌면 '더러운 인간의 이기심이 빚어낸 거대한 모순'이라 욕하는 사람이 있다 할지라도 인간이기에 실수하는 거라 두둔하고, 어쩌면 그들이 저지른 건 실수가 아니라 용기라고 말하는 영화들이 몇 있다. 그 중 사제 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리며, 과감히 이를 감행한 이들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성장통 같은 영화가 두 편 있다.

하나는 소년이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전쟁이라는 혼란스런 분위기 안에서 그려낸 1995년 보 비더버그 감독의 <아름다운 청춘(All Things Fair, Lust Och Fagring Stor, 1995)>. 나머지 하나는 서른 살 여자가 겪는 성장통을 그린 한국 영화<사랑니>이다.


그 중 <아름다운 청춘>은 소년의 시선에 중점을 두고 금기의 밀애를 아름답게 그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영화다. 새로 부임한 여교사를 보고 성적 호기심을 느낀 소년. 남편과의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에 지친 여교사. 둘은 충동적으로 비밀스런 관계를 시작하고, 이후에는 과감하게 여교사의 집에 드나들며 위험한 행각을 계속하게 된다. 담대해진 소년은 여교사의 남편과 마주치면 보충 수업을 위해 선생님 댁에 들렀다며 거짓말을 한다.

남편은 의심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고전음악을 소년과 함께 들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자연과 순수를 동경하던 여교사의 남편은 어느 틈에 변해가는 현실이 두려워 술에 의지하는 상황이고, 그의 모습에 연민을 느끼는 소년이다. 더구나 자신과 여교사와의 관계를 이미 눈치 채고 있는 남편을 통해 소년은 정신적으로 한 뼘 성장한다.

이제 소년은 자신을 짝사랑하던 또래 이웃 소녀와 풋풋한 사랑을 나누며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지만 위기를 느낀 여교사는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소년의 마음을 돌리려다 실패하자 그에게 유급이라는 제재를 가한다. 이 무렵 자신이 따르고 의지하던 형마저 잠수함 침몰로 전사하여 소년의 고뇌는 절정에 달한다.

17세 소년이 겪는 전쟁으로 인한 절망감,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번민, 의지했던 형의 죽음, 유급이라는 좌절 속에서 정신적으로 한층 성숙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아름다운 청춘>이다.

한편 30대 여성의 입장에서 금기의 사랑을 그린 영화가 있다. 사람에 따라 빨리 돋아나건, 늦게 돋아나건 한번은 거쳐야 할 통과 의례인 사랑니 통증을 사랑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는 영화다.

나이 서른의 주인공 조인영(김정은 분)은 입시학원 수학 강사다. 섬세한 감정을 가졌지만 현실에선 당당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그녀에게 어느 날 첫사랑과 너무나 닮은 학생이 다가온다. 단지 첫사랑과 닮았다는 이유로 그녀는 제자를 사랑하게 되고, 제자 역시 마음을 숨기지 않고 적극적이다.

서른 언저리에서 지쳐가던 그녀에게 풋풋한 고교 시절로 다시 돌아가게 해주는 그 사랑은 설레는 통증으로 현실을 망각하게 만든다. 사랑니가 돋아나는 통증을 겪으며 어른이 되어가는 서른 살 여자의 성장통을 그린 영화<사랑니>이다.

소년의 성장통, 30대 여성의 뒤늦은 사랑니 통증, 그 무엇으로도 우리는 최근 며칠간 언론을 달군 '30대 여교사' 사건을 함부로 규정하지 못한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 당사자들이 자신들은 서로를 사랑했기에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고 할지라도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평온히 엄마를, 아내를 믿고 있던 다른 가족 구성원들에게 끼칠 정신적 피해를 생각해 본다면 이기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학생이기에 열심히 공부에만 매진하고 있을 것이라 여겼던 부모의 심정은 어찌 헤아릴 것이며, 또래와 다른 일련의 사건들이 가져올 훗날의 폐해는 어찌할 것인가?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 혼란에서 세상의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그 방향이 잘 되었든 못 되었든 앞으로의 역사가 말해 줄 것이다. 그 당사자들은 자신들이 일으킨 일에 대한 과오를 충분히 짊어지고 이제 더욱 열심히 살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나의 아픔이 지나간 결과로 생의 의지가 더욱 견고히 다지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 역시 더 이상 마녀사냥이나 사생활 침해에 이르는 일은 하지 말고, 어떻거나 도래한 우리 시대 가치관의 흔들림을 바로 잡으려 함께 노력할 시점이다.
#30대 여교사 #아름다운 청춘 #사랑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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