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심는 아주머니들길을 잘못들어 막다른 길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만난 아주머니들, 사진을 찍어 드린다고 하니 "예쁘게 입고 올걸" 하신다.
김민수
대학을 졸업한 후, 언젠가는 한번 가야지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또 세상사에 시달리다 보니 오늘(11월 3일)에서야 그곳을 찾았다. 출장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덕분에 이전보다 쉽게 그곳을 갈 수 있게 되었다. 몇 차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다닐 때마다, '연풍IC'을 지날 때마다 나는 유상리를 떠올렸고, 오늘은 해가 많이 남아있어 그곳을 찾아갔던 것이다.
26년 만이다.
여러가지가 궁금했다.
그 아저씨, 동네풍경, 그리고 당시 중학생이었던 그 아저씨의 딸내미는, 그 집은, 마을 위에 있던 저수지는…….
너무 오랜만에 간 길이라 길을 잘못들었다.
유상리 마을회관을 지나 골목길로 접어들었는데 도무지 낯설다. 기어이 길을 잘못 들어 막다른 길을 마딱뜨렸다. 내려오는 길, 마늘을 심는 아주머니들을 만났다.
"아주머니, 마늘 심으시는가 봐요?""그래유. 어디서 왔시유.""유상리에 어씨 아저씨라고 아세요? 어쩌다 보니 26년 만에 왔네요.""아, 그 어씨, 참 좋은 사람이었지. 병에 걸려 돌아가셨어. 식구들도 서울로 이사갔고.""너무 늦었네요. 조그만 일찍 올 걸.""동네 저수지가 있었는데, 동네가 달라진 거 같아요.""아, 그 동네는 저그 밑으로 조금 더 내려가야 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