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유회, 연합의 기쁨 만끽하다

우리교회 가을 야유회

등록 2010.11.04 12:15수정 2010.11.04 12:15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보물찾기... 보물을 찾아라...꼭꼭 숨었나 보물은 어디에... ⓒ 이명화


모처럼 교회 가을 야유회를 떠난 지난 31일, 모두 함께 모여 원동 화제마을로 이동했다.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 꽤 있어 아쉽지만 어쩌랴. 멀고 가까운 산과 들은 단풍으로 곱게 물들고 있고 황금빛 물결을 이루던 논 중에는 이미 추수를 끝낸 곳도 있는데...


시골 정취 물씬 풍기는 화제마을을 통과해 초등학교에 도착했다. 마을을 감싸 안듯 푸른 산들이 에워싸고 있다. 아담한 학교다. 학교 문이 잠겨 있어 차를 길가에 세우고 걸어서 학교 운동장으로 들어갔다. 학교 운동장으로 들어서자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연못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연못 주변에는 국화꽃, 물창포, 붉은 담쟁이넝쿨 등이 피어있고, 그 앞에는 정자가 놓여있다.

우리는 정자 위로 올라가 모여 앉았다. "이렇게 좋은 장소가 있었네." 우리는 정자 위에서 준비해 온 점심을 나눠 먹었다. 가지나물, 호박무침, 파김치, 배추김치, 미나리 오징어무침, 돼지고기볶음, 미역국, 식혜 등 풍성한 점심식사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식혜와 커피까지 마신 뒤 제일 첫 순서로 보물찾기를 했다. 목사님께서 날 더러 보물을 숨기라고 했지만, 남편 왈, '그럼 보물을 못 찾는다'며 목사님이 숨기시라고 했고 그 바람에 한바탕 웃음꽃이 폈다. 어린아이부터 나이 많은 권사님 부부까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참여하는 보물찾기.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간 듯 즐거워했다.

보물을 찾아라

a

보물찾기 모두들 보물찾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어디 숨었을까요... ⓒ 이명화


목사님은 보물을 어디다 숨겼을까. 학교 다닐 때도 한 번도 보물을 못 찾았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이번엔 꼭 찾고야 말것'이라며 눈에 불을 켜고 학교 화단 구석구석을 살핀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여기저기서 보물을 찾았다고 환호성을 지른다. 어떤 사람은 말없이 두개를 찾아냈다. 보물 찾은 사람들의 얼굴은 꽃처럼 피어나는가하면 아직 찾지 못한 사람은 '어디 있는 거지?'하고 묻는 듯한 의구심에 찬 눈으로 나무사이를 오간다.


야! 드디어 나도 보물하나 찾았다.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 사이만 찾다가 뿌리 쪽으로 낮게 앉아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나무 둥치 근처 풀밭에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드디어 보물을 찾은 사람들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시간이다. 예쁜 포장지에 잘 싸인 선물들이 목사님 앞에 일렬로 나열되어 있다.

우와~ 모두들 기대감을 안고 그 앞에 줄을 선다. 분홍색 포장지에 싸인 상품들. 그 내용물이 다들 궁금한 표정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30~40 중장년층도, 학생들도 모두 기대에 찬 어린아이 같은 표정이다. 상을 받고 보니 모두들 상을 하나 이상은 들고 있다. 두개 찾은 사람은 없는 사람에게 나눠주어서 거의 상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었다.

a

보물찾기 드디어 보물 찾은 사람들...무슨 상을 고를까?! ⓒ 이명화


상품이라야 천냥 마트에서 산 것들이었지만, 천원의 행복은 아주 컸다. 천원의 행복은 만원보다, 아니 그보다 더 비싼 물건보다 값지고 소중한 행복이었다. 잊고 지냈던 추억의 놀이를 하는 즐거움, 교회 공동체와 함께 하는 연합의 기쁨이 있기 때문일 터. 연령대도 다양한 성도들이 모두 함께 참여한 보물찾기는 기대이상으로 좋은 시간이 돼줬다.

이제 피구게임을 할 시간. 가위바위보를 해서 두 편으로 나누고 피구를 막 시작하는데, 학교 수위아저씨가 나타나 나가달라고 한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평일도 아니고 이렇게 조용하고 한적한 시간에 학교 운동장을 좀 사용하는 것인데, 그렇게 야박하게 굴 필요가 있을까.

시골인심도 예전 같지 않나 보다. 산자락 아래 고요하고 아담한 학교 운동장에서 모처럼 동심으로 돌아간 듯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찬물을 끼얹는다. 하는 수 없다. 나가달라고 핏대를 세우는데 어쩌랴. 우리는 조용히 학교 운동장 밖으로 나왔다. 어디로 갈까.

보물찾기, 메뚜기 잡기, 피구, 족구시합으로 연합의 기쁨 배가되고

a

메뚜기 잡기... 메뚜기 잡으러 가다... ⓒ 이명화


a

메뚜기를 잡아라... 황금빛 들판...이제 벼도 베고...논둑길 걸어서 메뚜기 잡으러...ㅎㅎ ⓒ 이명화


그냥 우리 교회에서 가까운 M초등학교로 가자고 합의, 모두들 차에 오른다. 차를 타고 달리다가 누군가 "밖으로 나왔으니 논에서 메뚜기라도 좀 잡아가자"고 말했다. 우린 농로에다가 차를 세우고 잠시 메뚜기를 잡았다. 얼마 전에도 한 번 왔던 곳이다.

시골에서 자랐어도 나는 곤충종류를 좋아하지 않는 까닭에 메뚜기를 맨손으로 잘 못 잡는다. 모두들 메뚜기를 볶아 먹을 때도, 쳐다만 볼 뿐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아직까지 번데기의 섬세하고 또렷한 주름 때문에 못 먹는 것과 비슷하다.

a

메뚜기 잡기 폴짝 폴짝 뛰어가는 메뚜기를 온 몸을 던져 잡고 좋아하는 저 천진한 표정이라니...^^ ⓒ 이명화


학생들은 무슨 메뚜기를 잡느냐는 표정으로 쳐다만 보고 있고, 권사님 내외분은 어렸을 때 참 많이 했다면서 금방 여러 마리를 잡아왔다. 그것도 야윈 나뭇가지에 굴비처럼 꿰서. 몇 분 만에 제법 많이 잡아 온 메뚜기를 플라스틱 통에 담고 다시 출발, 구불구불한 길을 달려 도착한 M초등학교 운동장은 텅 비어 있다. 여긴 언제나 개방되어 있다.

아까 하다만 피구시합을 하기 위해 운동장에 선을 그리고 선 안에 양쪽 편이 갈라진 채 시합을 시작했다. 공격하는 사람이 공을 들고 상대방 쪽 사람을 공격한다. 공을 던져서 맞으면 맞은 사람이 퇴장하고, 상대편이 공을 받으면 점수가 올라가는 식이다. 흥미진지하게 피구게임이 진행되었다. 오랜만에 해보는 피구시합, 거듭할 수록 재미가 있다.

피구시합이 끝나고 그다음 게임은 족구시합이다. 역시 피구시합 할 때 그 팀 그대로 족구를 한다. 최고령의 권사님 남편은 우리 팀이다. 마음은 젊은데 몸이 말을 안 듣는단다.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신다. 젊을 때 육상선수였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다.

a

발야구시합 게임 방법을 경청하고... ⓒ 이명화


a

발야구시합 할아버지 옆에 선 영현...공을 차고... ⓒ 이명화


a

발야구시합 예~젖먹던 힘까지 동원해 힘껏 공을 차 봅니다... ⓒ 이명화


초등학교 5학년 영현이는 오늘 처음으로 우리교회에 왔는데 어른 못지않게 잘하고, 승부욕도 강했다. 사람들과 또 금방 친해지는 성격이 참 좋은 아이다. 우리 편이다. 아이 어른 모두 참여한 운동, 연합의 즐거움이 여기 있다.

그런데 피구야 한정된 선 안에서 하는 것이고, 공을 주고받으면 되는 것이지만, 발야구는 와우~ 장난이 아니다. 운동량이 많은데다가 뛰어야할 때가 많다. 공격 팀이 될 때도 있고 수비 팀이 될 때도 있는데 공격을 할 때는 공을 차고 달려가야 하고, 수비를 하다보면 공격하는 편에서 발로 찬 공을 쫓아 뛰느라, 마음 먼저 발은 뒤에 가게 되니, 다리가 찢어질 듯 아프다. 한참을 하다보니 허리가 접질린다. 아랫배도 아프다.

뛰어 본 적이 언제였지? 등산이야 가끔 하기에 걷는 것은 잘 하지만 뛰는 건 버겁다 버거워. 게임이 끝나기도 전에 허벅지가 뭉치고 팔 안쪽 근육이 뭉쳤다. 팔은 공을 던지고 받고 하느라 뭉친 것이고, 다리가 뭉친 건 순전히 발야구게임 때문이다. 아마도 며칠은 절뚝거릴 듯하다.

a

가을야유회 참석 못한 사람들도 많은데, 사진 찍어요~~~다들 어디 가셨나?! 사진 기피증?! ⓒ 이명화


가을 야유회를 통해 오랜만에 서로 화합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참 좋다. 시합을 끝내고 보니 어느새 해가 서쪽하늘로 넘어간다. 우린 먼지 묻은 옷을 턴다. 아야야~그새 다리근육이 뭉쳐서 절뚝거리며 운동장을 나선다. 아무래도 며칠동안 굳은 몸이 꽤 힘들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지난 주일 오후(10. 31) 우리교회에서 가을 야유회를 가졌습니다.


덧붙이는 글 지난 주일 오후(10. 31) 우리교회에서 가을 야유회를 가졌습니다.
#가을야유회 #보물찾기 #족구. 피구시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전5:16~17)

AD

AD

AD

인기기사

  1. 1 종영 '수사반장 1958'... 청년층이 호평한 이유
  2. 2 '초보 노인'이 실버아파트에서 경험한 신세계
  3. 3 '동원된' 아이들 데리고 5.18기념식 참가... 인솔 교사의 분노
  4. 4 "개발도상국 대통령 기념사인가"... 윤 대통령 5·18기념사, 쏟아지는 혹평
  5. 5 "4월부터 압록강을 타고 흐르는 것... 장관이에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