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척붕어 여기서는 명함도 못 내밉니다

4짜붕어터 부남호와 간월호, 무허가불법그물로 고통

등록 2010.11.09 13:30수정 2010.11.0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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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첫주말인 지난 7일. 충청남도 태안군 남면 당암리에 위치한 부남호로 가을낚시여행을 다녀왔다. 요즘 부남호에서는 연일 4짜붕어를 쏟아 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수도권과 멀리 영호남에서도 4짜붕어의 짜릿한 손맛을 보기 위해 많은 강태공들이 이곳을 찾은것을 볼 수 있었다.

 

부남호 근처의 안면대물낚시점에 들려 조황을 확인해 보니 지난 주말에만 10여수 이상의 4짜급 대물붕어(40cm)들이 부남호 중류권에서 쏟아져 나왔다고. 그런데 최근 들어 기온이 내려가면서 조황도 함께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수심이 3미터권 이상의 깊은 곳을 공략하면 4짜급 대물붕어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낚시점을 나와 4짜대물붕어들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부남호로 향한다. 비포장길을 5킬로미터 가량 달렸을까? 여기저기 강태공들의 차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며칠째 장박을 한다는 강태공도 있고 안산에서 이곳을 찾은 낚시동호회 회원들도 보이고... 저마다 살림망을 하나씩 모두 담근 것을 보니 조황이 좋았던 모양이다. 낚시점 사장님의 안내로 4짜급대물붕어들을 낚은 강태공들을 찾아 보았다. 

 

"어젯밤 4짜붕어를 낚아 내는데 상당히 힘이 들었거든, 생애 처음으로 낚아 낸 4짜붕어라서 기분이 정말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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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낚시로 낚은 4짜붕어 서울에서 온 한 노조사가 지난밤 보트낚시로 낚아 낸 부남호 4짜대물붕어가 튼실해 보인다.미끼는 새우를 사용했다고한다. ⓒ 양승관

▲ 보트낚시로 낚은 4짜붕어 서울에서 온 한 노조사가 지난밤 보트낚시로 낚아 낸 부남호 4짜대물붕어가 튼실해 보인다.미끼는 새우를 사용했다고한다. ⓒ 양승관

"점심에 일행들과 밥을 먹고 자리로 돌아와 보니 찌가 안 보였어. 어디있나 찾아 봤더니만 4짜붕어가 매달려 있지 뭐야.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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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짜붕어 강태공 등극 지난밤 4짜붕어를 낚아내서 드디어 4짜강태공이 되셨다는 강태공 ⓒ 양승관

▲ 4짜붕어 강태공 등극 지난밤 4짜붕어를 낚아내서 드디어 4짜강태공이 되셨다는 강태공 ⓒ 양승관

"지난밤 글루텐과 곰표를 섞어서 낚시를 했었는데 새벽 시간에 4짜붕어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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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남호 4짜대물붕어 지난밤 글루텐과 곰표를 섞어서 낚시를 했다는 천안에서 오신 강태공. ⓒ 양승관

▲ 부남호 4짜대물붕어 지난밤 글루텐과 곰표를 섞어서 낚시를 했다는 천안에서 오신 강태공. ⓒ 양승관

 

강태공뿐만아니라 철새들도 찾아 오는 부남호와 간월호

 

4짜대물붕어의 취재를 마치고 호수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폐유조선물막이공법으로 유명한 서산간척지 중 태안군과 서산시가 경계를 이루는곳에 위치한 농업용목적의 담수호가 바로 부남호이다. 넓은 바다를 메워 간척지를 만든 것을 보면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생긴 부남호와 간월호는 먹잇감이 풍부해서 철새들이 즐겨 찾고 있는 겨울철새도래지로도 유명하다. 서산시는 매년 겨울철에 철새들을 구경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을 위해 여러가지 편의시설도 갖추어 놓고 있다.

 

쇠기러기, 가창오리, 청둥오리, 고니 등 천연기념과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는 다양한 조류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특히 가창오리떼의 저녁 군무는 상당히 인상적이어서 많은 사진작가들과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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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기러기 철새도래지인 부남호부근 하늘로 쇠기러기떼들이 이미 추수가 끝난 서산간척지를 날아 오르고 있다. ⓒ 양승관

▲ 쇠기러기 철새도래지인 부남호부근 하늘로 쇠기러기떼들이 이미 추수가 끝난 서산간척지를 날아 오르고 있다. ⓒ 양승관

무허가 불법그물로 인해 부남호와 간월호는 고통 받고 있어

 

그런데 부남호가 몇 해 전부터 간척된 농지를 일반인들에게 분양을 시작하면서부터 다량의 농약과 비료로 인해 이곳 호수들의 녹조와 악취가 예전보다는 더 심각해졌다는 것이 이곳을 즐겨 찾고 있는 강태공들과 탐방객들의 공통적인 말이다.

 

그런데 비단 녹조뿐만 아니라 호수를 오염 시키는 여러가지 요인 중에 어부들의 불법어업이 문제였다. 특히 불법어업행위를 하고 그대로 수면에 방치되어있는 폐그물로 인해 부남호와 간월호의 어자원 고갈 및 그로 인한 수질오염 피해가 심각해 보였다.

 

얼마나 많은 무허가 불법그물들이 설치되어 있을까? 실태 파악을 위해 부남호와 간월호 일대를 직접 2시간이 넘게 돌아 보았다. 그 결과 멀리서 보면 마치 철새들(물오리떼)이 무리를 지어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할 정도로 심각하게 불법그물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가 있었다. 심지어 일반 항공사진에도 나올 정도로 촘촘하게 수면을 뒤덮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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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그물(항공사진) 항공사진(다음)에서도 볼 수 있을정돌 빼곡하게 뒤덮은 부남호의 불법정치망(그물)현재 부남호에는 어떠한 어업허가를 내어준적이 없다는것이 담당자들의 말이다. ⓒ 양승관

▲ 불법그물(항공사진) 항공사진(다음)에서도 볼 수 있을정돌 빼곡하게 뒤덮은 부남호의 불법정치망(그물)현재 부남호에는 어떠한 어업허가를 내어준적이 없다는것이 담당자들의 말이다. ⓒ 양승관

해당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서산시청(농정과)과 태안군청(해양수산과)에 문의한 결과 현재 부남호에는 어떠한 어업허가도 나간 것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렇다면 혹시 수면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천수만 사업단)에서 목적외승인을 내어 주었는지도 확인해 보았으나 이 또한 허가사항이 전혀 없다는 것이 담당자의 답변이다. 쉽게 말해서 부남호와 간월호 일대에 설치되어 있는 그물은 무허가 불법그물이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서산시청은 이미 불법그물로 인한 잦은 신고와 민원으로 부남호와 간월호에 설치되어 있는 무허가 불법그물에 대해서 실태파악을 해놓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수면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가 무허가 불법그물들을 철거하지 않는다면 땜질식 민원처리밖엔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서산시청의 입장이다. 부남호와 간월호는 철새도래지인데 불법그물로 인해 물오리류의 철새들이 그물에 걸려서 죽는 일이 빈번하게 신고가 들어오고 있고 때문에 조속한 시일 내로 무허가 불법그물들이 철거가 되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런데, 수면을 유지관리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천수만사업단은 무허가 불법그물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몇 년째 알고 있으면서도 지역주민들과 마찰이 빚어질까봐 눈치만 보고 철거를 하지 않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 이제라도 한국농어촌공사는 서산시청의 무허가 불법그물 실태를 파악한 자료를 전달 받아서 수질개선, 어자원보호, 철새보호를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부남호와 간월호에 설치되어 있는 무허가 불법그물들을 모두 철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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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정치망 멀리서보면 마치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서 물위에 떠있는것처럼 보이는 불법정치망(그물) ⓒ 양승관

▲ 불법정치망 멀리서보면 마치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서 물위에 떠있는것처럼 보이는 불법정치망(그물) ⓒ 양승관
덧붙이는 글 개인블로그와 강태공http://www.fish365.co.kr에도 게재됩니다.
#4짜대물붕어 #강태공 #한국농어촌공사 #철새도래지 #불법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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