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 앞바다에 '웨딩요트' 떴다

[뉴트렌드] 한국 최초로 상업용 '웨딩요트' 진수... 축의금 문화 바뀔까

등록 2010.11.10 18:46수정 2010.11.1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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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 위의 결혼식 와인을 곁들인 선상 파티와 요트 결혼이 결혼상품으로 등장했다. ⓒ 요트투어


골프와 와인, 그리고 요트는 대표적인 '부자 놀음'으로 간주돼 왔다. 그중에서도 요트는 부자들의 '마지막 놀이'에 속했다. 그래서 친지들을 초청해 이뤄지는 와인을 곁들인 선상 파티와 요트 결혼은 백만장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도 몇해 전부터 퍼블릭 골프장의 증가와 와인 수입의 증가로 골프와 와인이 대중화되더니 이제는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요트결혼이 대중화될 조짐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제주도와 푸른 바다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세계자연유산 등재와 생물권보전지역 선정, 그리고 세계지질공원 등재로 유네스코 자연환경분야 3관왕인 '트리플 크라운'으로 공인받은 제주도에, '올레'에 이어 또 하나의 '흥행대박'을 예감케 하는 서비스상품이 등장했다. 제주 중문마린파크에 소재한 '요트투어 샹그릴라'(대표 허옥석)가 10일 출시한 요트웨딩 상품이 그것이다.

선상 결혼과 파티 등 표준형 요트웨딩 상품은 4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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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오픈카 입장 웨딩요트 결혼식 메인행사는 오픈카를 탄 신랑-신부의 마리나 항구 입장으로 시작된다. ⓒ 요트투어


요트투어가 이날 한국관광공사에서 상품설명회를 갖고 선보인 '렉씨(REX-SEA) 웨딩(Wedding)'('제왕'을 뜻하는 Rex와 '바다에서의 결혼'을 결합한 표현)은 중문마린파크에서 제작한 최초의 상업용 웨딩요트인 '샹그릴라 3호'(26인승)와 함께 바다 위 요트 선상에서 이뤄지는 프로포즈, 리허설웨딩, 메인웨딩, 허니문웨딩, 리마인드 웨딩 등 일련의 웨딩 세리모니 일체를 지칭한다.

이 가운데 450만 원짜리 표준형인 '렉씨웨딩 샹그릴라' 상품은 ▲마리나 웨딩홀과 마리나 가든에서 제공하는 식전 행사(테라피, 기본메이크업, 커플 승마 촬영, 헤어-메이크업-의상-다과 서비스) ▲마리나 가든과 샹그릴라 3호에서 진행되는 메인행사(오픈카 입장, 바다위 꽃길로 요트 승선, 선장의 환영 및 주례, 서귀포 해안 항해, 선상 파티) ▲마리나 가든 및 촬영명소에서 진행되는 식후 행사(관광명소 웨딩 촬영, 돌고래와 악수 및 촬영, 피로연, 허니문 투어) 등이 원스톱 패키지로 제공된다, 행사의 전 과정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해 제공된다.

660만 원짜리 '렉씨웨딩 에어카텔'은 표준형 상품에다가 ▲왕복 항공(김포-제주 기준, KAL 혹은 아시아나) ▲중문관광단지 내 특급호텔(롯데, 신라, 하얏트리젠시 등) 3박 숙박 ▲렌트카와 제주 명소 관광을 결합한 토탈 패키지 고급형 상품으로 당사자 2인 외에 추가 6인까지 요트 이용 및 1회 식사가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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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요트 승선 신랑-신부가 선장의 환영을 받으면서 국내 최초로 웨딩요트 전용으로 제작된 샹그릴라 3호에 승선하고 있다. ⓒ 요트투어


이와 같은 가격은 공장에서 찍어내듯 천편일률적인 예식장 결혼이나 호텔 결혼식 비용에 견주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여행업계의 중론이다. 이는 우리나라 요트 사업면허 1호 취득 이후 다년간의 상업용 요트 운항 경험으로 웨딩요트를 자체 제작해 비용을 절감한 데 따른 것이다.

웨딩요트 전용으로 제작한 '샹그릴라 3호'는 20억 원에 상당하는 52피트짜리 26인승 쌍동선 요트로 내부에는 살롱, 침실, 신랑-신부 대기실, 가족 대기실, 주방, 냉장고, 샤워실, 노래방, 주례석, 선텐용 그물망 등이 갖춰져 있다. 요트투어에서 운용하는 다른 요트와 동반 이용할 때, 웨딩요트를 이용할 수 있는 최대 하객 수는 90명(26인승 요트 3대와 12인승 1대)이다.


프로포즈 세리모니, 은혼식, 금혼식 등 리마인드 웨딩상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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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가든과 하객들 하객 1000명까지 수용하는 마리나 가든에서는 가든 파티를 할 수 있다. ⓒ 요트투어


문제는 제주도에서 진행되는 웨딩요트 결혼식에 참석할 하객들이다.

그러나 허옥석 대표는 "우리 사회도 하객수가 기준인 형식적인 체면치레와 축의금 위주의 인사치레 결혼관행에서 벗어나 가족친지나 가까운 지인들만을 초대하는 가든파티 규모의 하우스 웨딩이나 휴양지 결혼, 채플 웨딩 등 신랑-신부가 진정한 주인공이 되는 '나만의 결혼식'을 원하는 젊은 커플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렉씨 웨딩 샹그릴라는 기존의 하우스 웨딩, 휴양지 결혼, 채플 웨딩을 일체화한 맞춤형 웨딩 토털 서비스 상품이기에 새로운 결혼문화를 선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 사회의 이혼 증가에 따른 재혼과 고령화 추세를 반영한 '맛보기 상품'도 마련돼 있다. 특별한 프로포즈 세리모니를 원하는 커플과 은혼식, 금혼식 같은 리마인드 웨딩 세리모니를 원하는 기혼커플을 대상으로 한 ▲300만 원짜리 '렉씨웨딩 프로포즈' 상품과, 이미 국내외에서 결혼을 했지만 제주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고 싶은 관광객과 타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제주로 허니문을 온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48만 원짜리 퍼블릭 허니문 요트투어(헤어, 메이크업, 드레스, 턱시도 제공과 60분 항해, 시푸드 뷔페 등)와 ▲198만 원짜리 프라이빗 허니문 요트투어(퍼블릭+요리사를 동반한 90분 전세 항해, 피부관리 등)가 그것이다. 

여행사 모두투어의 홍기정 사장은 웨딩요트 상품에 대해 "우리나라는 1년에 30만쌍이 결혼하는데 80% 이상이 해외로 신혼여행을 떠나 한해 1조 원 이상이 해외에서 허니문 비용으로 소요된다"면서 "평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에서 색다른 추억을 원하는 신혼부부들이 제주를 찾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해외 신혼여행객과 중국인 관광객이 타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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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요트의 망중한 웨딩요트 전용선인 샹그릴라 3호의 정원은 26명이지만 다른 요트와 동반 이용시에는 90명까지 선상 웨딩이 가능하다. ⓒ 요트투어

이와 같은 요트웨딩 상품이 겨냥하는 타깃도 천편일률적인 예식장 결혼문화를 탈피하려는 웨딩 트렌드를 지향하는 신세대 젊은 층이다. 여행업계의 선두주자인 하나투어의 권희석 사장은 "최근 신랑신부와 양가 부모들이 참석하는 1천만 원 비용의 해외 채플 웨딩을 상품화했는데 만족도가 높았다"면서 "제주도의 고품격 웨딩요트 상품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서이종 교수(서울대 사화학과)도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고령화보다 저출산이 더 심각한 문제인데, 요트결혼 상품은 요즘 젊은이들의 감성과 품격에 맞는 결혼상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다른 타깃은 요즘 관광업계의 '큰손'으로 통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다.

홍기정 사장은 "경복궁이나 설악산을 보여주면 그보다 훨씬 더 규모가 웅장한 자금성과 황산에 익숙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코웃음을 치지만, 바다를 보여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면서 "중국인 관광객을 제주도에 유치할 수 있는 좋은 상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허옥석 대표도 "제주도의 어메니티(amenity) 자원과 연계해 요트웨딩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제주도를 허니문 명소로 재부상시키는 데 일조하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한국에서 처음 상품화한 웨딩요트에 대한 관심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대표를 포함해 여행업계 10위권 내의 대표 및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한 데서도 확인된다.

한국 최초로 제주 앞바다에 띄운 상업용 '웨딩요트' 샹그릴라 3호가 제주도의 푸른 바다 위에서의 결혼식을 꿈꾸는 중국인 관광객을 유인하고, 우리 사회의 '뿌린 만큼 거두려는' 축의금 문화까지 바꿀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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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하는 신부와 신랑 선상에서 결혼식을 올린 신부는 신랑과 함께 웨딩요트를 타고 인생을 항해하는 첫 발을 내딛게 된다. ⓒ 요트투어


#제주도 #웨딩요트 #요트투어 #샹그릴라 #허옥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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