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아름다운 자전거도로, 어떻게 갈까?

여수 복산리까지 자전거 타고 가려면 각오가 필요하다

등록 2011.01.12 16:12수정 2011.01.1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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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 도로 옆 여자만 풍경입니다. 저녁 노을 질 때면 더 아름다움 길이 되겠지요. ⓒ 여수시


여수는 해양 도시로 자전거타기 만만치 않다. 산이 평지를 생략하고 바다로 뻗은 덕에 굴곡이 심하기 때문이다. 오르막길을 가려면 전문가도 이 악물고 안장에서 엉거주춤 엉덩이 뗀 후 근육 터져라 페달을 돌려야 한다. 바닷가 도시는 대부분 이런 모양새다. 자전거 이용이 활발하지 못한 이유다.

여수시가 최근 총 사업비 14억 원 들여 소라면 복산리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완공했다. 길이는 1.84Km로 '자전거 이용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라 안전성을 고려해 시공했는데 여자만의 아름다운 석양이 볼만 하단다. 그래서인지 주말이나 휴일에 지역민과 인근 순천, 광양지역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있으리란 기대다.

자전거도로 만든 곳은 오마이뉴스 '우리나라 바닷가 자전거여행 1만 리 41'에 소개된 곳과 가깝다. 글처럼 감칠 맛나게 아름다운 곳이다. 다만, 시내에서 이곳까지 자전거 타고 오려면 몇 가지 결심이 필요한데 그나마 시간 지나면 아름다운 석양도 포기해야 한다.

시내권서 연결된 자전거도로 없어 자동차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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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과 내리막 인생길 오르막 있으면 내리막 있답니다. 자전거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여수와 비슷한 해안도시는 정도가 심합니다. ⓒ 여수YMCA 두바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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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함께 자동차와 자전거가 함께 달립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 여수YMCA 두바퀴 세상


여수 시내권에서 한적한 시골 해안인 소라면 복산리까지 연결된 자전거도로는 없다. 그래서 들쭉날쭉 해안선을 따라 구불구불 돌아가는 그 아름다운 길을 가기위해 인생길 닮은 굴곡진 여정을 감내해야 한다. 또 웰빙을 시기 하듯 옆구리를 위협하는 자동차 매연과 소음에 마스크는 필수다.

자전거 이용을 하지말자는 주장이 아니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자전거 이용이 활성화되면 시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다. 다만, 몇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첫째, 이왕 완공된 아름다운 도로라면 다른 곳에 또 이 같은 도로 세울 예산 아껴 시내권에서 접근 가능하도록 연계도로 계획을 우선 세우자. 자동차에 자전거 올리고 그곳까지 이동하면 '온실가스 감축과 저탄소 생활화'라는 구호가 머쓱해 진다.


둘째, 시내에 자전거 전용도로 개설이 필요한 곳 적극 개발해야 한다. 한적한 시골 아름다운 길 달리는 일도 즐거우나 집 앞에서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곳도 있으면 좋겠다. 여수 도심하천 연등천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면 연등천과 좀 더 가까워 질 기회가 많아 좋겠다.

셋째, 잘 있는 호박 줄 긋고 수박이라 우기는 다툼 일으키면 좋지 않듯 잘 마련된 인도 줄그어 자전거도로 겸용이라 말하면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간 다툼만 늘어 난다. 한 구간을 만들더라도 자동차, 자전거, 보행자가 다툼 없이 움직일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엑스포 광장에 자전거 페달 밟는 거친 숨소리 울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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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 자전거와 보행자 겸용도로입니다. 모두 불편합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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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보관대 설치 예정지 붉은점은 공용자전거 보관대 설치 예정지입니다. 이곳에서 자전거를 이용해 박람회 부지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 여수시


최근 여수시는 자전거 타는 시민이면 누구나 혜택 받는 보험에 가입했다. 하지만 사고 줄이고 보험료도 덩달아 낮추는 방법은 자동차와 보행자 사이에 낀 자전거의 애매한 위치를 정확히 잡아주는 일이다.

도로와 인도사이에 확실한 경계 만들어 자전거 길을 배려하면 자동차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자전거는 씽씽 달린다. 저절로 이용자 늘고 안전성도 보장된다. 안타까운 일이나 여수엔 자전거 편히 다닐 수 있는 전용도로가 없다.

다행한 일은 여수 세계박람회장 오는 길에 '시민공용자전거'를 마련한 점이다. 짧은 구간이지만 자전거로 박람회장 진입이 가능하다. 그나마 구색은 갖췄다. 기대하기는 노을진 여자만 바닷가 자전거 전용도로도 아름답지만 박람회 가는 자전거 길이 제대로 갖춰지고 점점 늘어나 온 도시를 덮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친 김에 여자만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

2012년에는 박람회장으로 들어오는 여러 갈래 길 위에 자전거 페달 밟는 거친 숨소리 많이 들리기를 바라는 마음은 나만의 과욕일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복지방송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복지방송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여수시 #자전거 전용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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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 커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애들 자라는 모습 사진에 담아 기사를 씁니다. 훗날 아이들에게 딴소리 듣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세 아들,아빠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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