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불교대 학생이 맹추위에 3보1배 나선 까닭

[현장] 'MB정부 종교 편향' 반대에 힘 싣는 조계종... 조계사 법회 열어

등록 2011.01.11 15:55수정 2011.01.1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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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차별, 예산안 날치기 처리, 4대강 사업 강행,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 등에 항의하며 조계종이 대정부투쟁을 선포한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민족문화수호 및 한나라당 반대를 위한 법회'를 마친 뒤 승려들이 오체투지로 일주문을 지나고 있다. ⓒ 권우성

종교차별, 예산안 날치기 처리, 4대강 사업 강행,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 등에 항의하며 조계종이 대정부투쟁을 선포한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민족문화수호 및 한나라당 반대를 위한 법회'를 마친 뒤 승려들이 오체투지로 일주문을 지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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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민족문화수호 및 한나라당 반대를 위한 법회'를 마친 뒤 신도들이 3보1배를 하며 경내를 돌고 있다. ⓒ 권우성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민족문화수호 및 한나라당 반대를 위한 법회'를 마친 뒤 신도들이 3보1배를 하며 경내를 돌고 있다. ⓒ 권우성

눈발이 흩날리는 이른 아침부터 서울 종로구 조계사는 신도들로 북적였다. 11일 성도재일(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날, 음력 12월 8일)을 맞아 조계사에서 '민족문화수호와 한나라당 반대를 위한 법회'와 '3보1배' 행사가 열렸기 때문.

 

이날 오전 9시 범종루 타종 후 200여 명의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대웅전에서 예불이 시작됐다. 한 시간여의 예불이 끝난 후 민족문화수호위원회가 자체 제작한 영상을 상영했다. 영상은 "오리엔탈리즘, 서구 우월주의, 토착 문화에 대한 몰이해, 몰역사성을 모두 보여주는 정부가 이명박 정부"이며 "종교 편향적인 정부의 정책과 2011년 예산 강행 처리 후 조계종은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한다"는 내용이었다. 

 

조계사 주지 스님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라 사업하는 사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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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민족문화수호 및 한나라당 반대를 위한 법회'를 마친 뒤 승려들이 오체투지로 경내를 돌고 있다. ⓒ 권우성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민족문화수호 및 한나라당 반대를 위한 법회'를 마친 뒤 승려들이 오체투지로 경내를 돌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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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민족문화수호 및 한나라당 반대를 위한 법회'를 마친 뒤 승려들이 오체투지로 경내를 돌고 있다. ⓒ 권우성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민족문화수호 및 한나라당 반대를 위한 법회'를 마친 뒤 승려들이 오체투지로 경내를 돌고 있다. ⓒ 권우성

이어 열린 민족문화수호와 한나라당 반대를 위한 법회에서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은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라 사업(비즈니스)하는 사람 같다"면서 "강은 단순히 흘러가는 물이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깊은 생각을 주는 것"이라고 4대강 사업을 비판했다.

 

또 그는 "대통령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남과 북이 서로 대포를 쏘고 욕을 하기보다는 서로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대북 강경 기조를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이 편안한 삶을 누리도록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소통하고 화합할 것을 촉구한다"며 정부·여당에 변화를 요구했다. 이에 신도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법회가 끝난 후 오전 11시쯤 조계사 정문 앞에서 대오를 형성해 대웅전 주변을 돌며 '3보1배'를 진행했다.

 

7명의 스님이 선두에서 서서 오체투지(五體投地)를 하였고, 불교대학 학생 50여 명이 3보1배로 뒤를 따랐다. 또 법회에 참석한 신도 200여 명도 염불을 함께 외며 행렬을 따라 걸었다.

 

참가자들 등에는 '민족문화수호 한나라당 반대', '종교차별정책중단 서민복지실현'이라고 적힌 글귀가 붙어 있었다. 이날 일기예보에 따르면 서울의 체감기온이 영하 15도였으나, 이런 맹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3보1배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고령임에도 불교대학 학생으로 3보1배를 한 고춘월(84)씨는 "청계천 주변에서 가게를 하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 세금만 내고 장사가 안 된다"며 이 대통령의 서민정책을 비판했다.

 

참가자 200여 명, 조계사 정문 앞에서 3보1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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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민족문화수호 및 한나라당 반대를 위한 법회'를 마친 뒤 승려들이 오체투지로 경내를 돌고 있다. ⓒ 권우성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민족문화수호 및 한나라당 반대를 위한 법회'를 마친 뒤 승려들이 오체투지로 경내를 돌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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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민족문화수호 및 한나라당 반대를 위한 법회 및 3보1배'에 참여했던 신도들이 행사를 마친 뒤 밝게 웃고 있다. ⓒ 권우성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민족문화수호 및 한나라당 반대를 위한 법회 및 3보1배'에 참여했던 신도들이 행사를 마친 뒤 밝게 웃고 있다. ⓒ 권우성

1시간에 걸쳐 3보1배가 진행됐으며, 참가자 전원은 다시 대웅전 앞마당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조계사 행정국장 성진 스님이 "정치인들의 탁상에서 민족문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으니 부처의 깨달음대로 민족문화수호는 우리가 하자"라고 알리며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불교 신도로 이날 행사에 참가한 심순(73)씨는 "4·19 때 데모에 참가했다, 세월이 이렇게 지났는데 민주화가 이 정도 수준인지 몰랐다"며 "종교 편향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을 이해하는 넓은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정부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가 진행된 조계사 정문에는 "민족문화 보호정책 외면하고 종교편향 자행하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 대해 조계사 출입을 거부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덧붙이는 글 이혜리 기자는 오마이뉴스 13기 인턴기자입니다.
#조계종 #3보1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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