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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성회의 초고봉이라는 민어회와 부레. ⓒ 임현철
맛은 선도와 숙성 정도에 따라 갈립니다. 활어횟집은 살아 있는 물고기를 즉석에서 잡아먹는 맛이 묘미지요. 이에 반해 선어횟집은 잡은 생선을 어느 정도 숙성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맛은 산도와 숙성 외의 요인도 작용합니다. 그 외적 요인 중 하나가 사람입니다. 맛은 마음이 맞는 좋은 사람과 어울릴 때 빛을 발하지요. 이유는 좋은 기운을 함께 나눠 교감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지인들과 마주 앉았습니다. 바쁘다 보니 차일피일 미뤄졌던 지인들입니다. 음식과 장소는 제가 골랐습니다. 유독 민어가 당겨 여름철이 제철인 민어를 겨울에도 맛보기 위함이었지요.
그러다 보니 몇 번 들렀는데 민어는 구경도 못하고 물러났지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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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장이 민어를 들어 보이고 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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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는 즐거움을 좋은 사람과 함께할 때 배가 되지요.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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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어회 상차림. ⓒ 임현철
"민어는 조선시대부터 선어회의 최고봉"
민어는 회도 좋지만 생선 중 유일하게 부레를 먹습니다. 그래서 묘미가 천하제일미(天下 第一味)라 해도 무방합니다. 어쨌거나 민어를 즐겨먹는 신안과 목포 사람들은 "민어는 조선시대부터 선어회의 최고봉으로 꼽혔다"고 자랑합니다.
그들이 자랑하는 게 또 하나 있습니다. 민어탕이지요.
"민어탕이 일품(一品), 도미탕은 이품(二品), 보신탕은 삼품(三品)이란 말이 있다."
민어탕은 그만큼 품격이 있다는 소리입니다. 이날 아쉽게도 민어탕은 놓쳤지 뭡니까. 여하튼 겨울철에 민어가 그리웠던 건 맛깔 나는 사람들이 그리웠나 봅니다.
민어는 영광 굴비처럼 크면 클수록 찰지고 맛있습니다. 보관도 냉장고에 넣는 순간 맛을 버리기 때문에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넣어 하루 정도 숙성해야 탱탱한 살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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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어회 뜨기.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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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어회 땜에 그 좋아하던 피조개도 뒤로 밀렸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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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선 중 유일하게 민어만 '부레'를 먹습니다. ⓒ 임현철
몸 떨린 현상이 나타나던 민어회와 부레
예약하고 갔더니 피조개, 굴, 봄동, 나물, 시금치 등 밑반찬과 양념장 등이 세팅되었더군요. 민어를 보니 그 좋아하는 피조개도 눈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주인장이 일행을 보자 직접 민어회와 부레를 뜨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민어회와 부레를 마주했습니다. 몸이 부르는 음식을 맛볼 때 흔히 나타나는 '부르르~' 몸 떨림 현상이 살짝 나타나더군요.
부레를 집어 입에 넣었습니다. '으으으으~' 혀에 닿는 감촉과 씹히는 쫄깃한 질감이 입안 곳곳의 미각을 살아나게 하더군요. 사실 이런 군말이 필요 없지요. 선어회 맛을 아는 분은 이런 기분 아실 겁니다.
그리고 삼치회가 덤으로 나왔습니다. 단골에 대한 예우(?)라나요. 역시 최고의 맛을 즐기는 행복은 좋은 사람과 함께 즐겨야 배가한다는 것. 맛집은 요런 묘미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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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어회의 질감은 압권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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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어회와 부레를 함께 먹어도 씹는 맛이 짱이더군요.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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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덤으로 나온 삼치. ⓒ 임현철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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