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노조 활동, 비상식적으로 탄압하는 것 옳지 않아"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 롯데미도파노동조합 지지하는 1인 시위 열려

등록 2011.04.28 17:40수정 2011.04.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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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의 노조탄압 규탄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이상희 민주노동당 노원구위원장 ⓒ 민주노동당 노원구위원회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에서는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롯데미도파노동조합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부당한 전적을 강요하는 (주)롯데미도파의 노동 탄압을 알리는 1인시위가 열리고 있다.

롯데미도파노동조합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노원점을 운영하고 있는 (주)롯데미도파가 지난해 12월부터 조합원들을 모기업 (주)롯데쇼핑으로 전적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이러한 시도는 사측이 현재의 노조를 와해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북부지구협의회·민주노동당 노원구위원회·진보신당 노원구당원협의회는 이런 행태에 맞서고 있는 롯데미도파노동조합을 지지하고  나섰으며, 지난 4월 21일부터 매일 오후 4시부터 오후 6시까지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4일 1인시위를 한 이상희 민주노동당 노원구 위원장은 "롯데자본의 노조탄압 행태를 지역주민에게 알리기 위해 1인시위를 시작하게 됐다"며 "회사가 발전하려면 노사가 공존해야 하는데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탄압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말했다.

화장실만 가도 찾고, 일처리 늦다 간섭하고... 일하다 실신까지

이날 만난 최병희 롯데미도파노동조합 위원장은 "사측이 작년 12월 19일 타 점포 전적에 대해 공지했다"면서 "이후 12월 말까지 강제면담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전적동의서와 사직서를 작성할 것을 강요했고, 강압을 견디지 못한 직원 114명(조합원 103명)이 전적했다. 당시 직원은 277명(조합원 265명)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사측은 강제로 교육과 간담회를 시도했고 심지어는 출산휴가자·육아휴직자· 휴무자 등에게도 전화를 걸어 회사에 나오게 한 뒤 전적동의서와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는 비상식적인 노무관리를 진행해 왔다"며 "노조는 이러한 사측의 인사권 남용을 바로잡아 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외면해 왔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사측이 전적에 동의하지 않은 조합원들에게 자신의 본래 업무인 계산·사무·서비스 리더 등과 전혀 관계없는 수산·청과·야채·쇼핑 도우미·물품보관소 등으로 발령하고 있다"면서 "그뿐만 아니라 판매사원에게 시험을 보게 하고, 롯데쇼핑에서 파견된 관리자를 통해 전적에 동의하지 않은 조합원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 위원장은 "통상근무자들은 업무를 보다가 짬이 나는 대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허용되어 있지만, 전적에 동의하지 않은 조합원들은 4시간을 꼬박 일하고 30분 휴식하는 방식으로 철저히 관리감독을 받아 오고 있다"면서 "화장실을 가거나 불가피하게 자리를 비우게 되면 어디에 갔냐며 수시로 찾는 것은 기본이고, 일 처리 속도 등에 대해 간섭하고 과다한 업무지시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4월 8일 오후 1시 30분경 롯데백화점 노원점 식품팀에서 일하고 있던 한 조합원이 휴게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오다 실신해 인근 상계백병원으로 후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응급실로 후송된 이 조합원의 CT 촬영 결과 '혈관 미주신경성 실신'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혈관 미주신경성 실신이란 심장을 보호하는 미주신경이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맥박이 느려지면서 1분 안에 의식을 잃는 상태를 말한다. 이 조합원은 애초 상품 검품 업무를 보았지만, 사측의 전적방침에 동의하지 않자 지난 2월 14일부터 식품팀 쇼핑 도우미(쇼핑카트·쇼핑바구니 수거 및 정리, 고객안내 등)로 근무해 왔다고 한다.

"국내 최대 유통업체에서 벌어지는 교도소 같은 현실, 알릴 것"

이어 최 위원장은 "지급해야 할 2010년 성과급도 판매전문직의 경우 전적한 직원은 250만 원, 전적하지 않은 직원은 20만 원을 지급했고, 나머지 직급도 전적한 직원은 100만 원, 전적하지 않은 직원은 70만 원을 지급했다"면서 "전적하지 않으면 승진도 시켜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적한 직원들은 소속만 바뀐 채 계속해서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이런 여러 가지 상황을 봤을 때 노조는 복수노조를 앞두고 민주노총 사업장을 와해하려는 시도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측은 노조와 맺은 단체협약에서 조합원의 신분변동에 대해 사전에 노조와 협의하게 되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조합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전적을 강요했고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다"며 "노조는 사측이 전적에 동의하지 않은 조합원들을 특정해 종일 감시하면서 결국은 전적을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국내 최대 유통업체에서 벌어지는, 마치 교도소 같은 곳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의 현실을 대중적으로 알리고 국가인권위원회 진정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사측은 노조가 작년 9월 15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부분파업에 대해 파업 3개월이 지난 작년 12월에 "타임오프를 이유로 한 불법파업"이라고 주장하며 최병희 롯데미도파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해 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 55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이에 최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 40여 명은 올해 1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부당전보·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이에 서비스연맹은 지난 4월 1일 성명서를 통해 "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거치고 노동조합의 내부절차인 쟁의행위 찬반투표까지 거친 합법파업을 납득할만한 사유 없이 불법파업이라고 사용자 편향적으로 판정한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의 안정과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적기구로서의 존재 이유가 없으므로 즉각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혔다.

또한 이들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노조가 타임오프 요구사항을 가지고 파업에 돌입했다고 하지만 노조는 임금인상 요구안과 단체협약 개정안을 요구하고 있었고 그 안에 근로시간 면제조항이 포함돼 있었을 뿐이다"이라면서 "사측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편향적인 태도로 합법파업을 불법으로 왜곡해 규정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 대한 롯데백화점 노원점을 운영하는 (주)롯데미도파의 입장을 듣기 위해 27일 백화점 지원팀과 통화했으나 "공식적인 입장을 내기 힘들다"고 했으며, 영업총괄팀 측과는 연결이 되지 않아 공식적인 명확한 입장을 듣지 못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노원자치신문 N'미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노원자치신문 N'미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롯데쇼핑 #롯데미도파노동조합 #롯데백화점 #노원 #1인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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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때부터 노원에 살고, 20살 때부터 함께 사는 세상과 마을을 위해 글쓰고 말하고 행동하고 음악도 하는 활동가 박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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