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통계청 발표에서 청년실업률이 9.5%로 지난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사회 청년 노동자들의 삶을 조명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관련기사: "아르바이트 절반 이상, 최저임금 못미치는 급여")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과 한국청년연대는 28일 오후 국회에서 '2011 청년의 삶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20일부터 4월 20일까지 한 달간 전국 19~34세 1007명(남성 514명, 여성 493명)을 대상으로 1대 1 면접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결과 응답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나 취업준비, 실업 상태에 놓여있으며, 상당수가 저축 보유금액이 '0'원으로 극심한 생활고를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한 강연에서 "(고용이) 크게 호전되고 있다", "양적, 질적으로 모두 개선되고 있다"고 밝힌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의 말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응답자 46% "현재수준 못 벗어날 것... 더 어려워질 것"
조사결과 응답자 가운데 48.9%인 493명이 정규직 노동자, 35.7%인 360명이 계약직, 파견직, 일용직 등 비정규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14.4%는 취업 준비 중이거나 실업 상태라고 답했다.
이들의 소득 수준은 월평균 150만 원 미만이 548명(54.4%)으로 가장 많았고 200만 원 이상은 단 23명(2.1%)밖에 되지 않았다. 소득이 없다고 답한 사람은 24명(2.2%)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485명(48.2%)이 빚을 진 경험이 있으며 빚을 진 이유로는 학자금 및 교육비가 36.9%로 제일 많았고, 주택구입 등 주거비(26.8%), 생활비(21%) 순으로 드러났다. 이들 대부분 빚 때문에 심리적 부담감(62.8%)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으며 18.9%는 빚 때문에 생활고를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낮은 수입과 부채 상황은 저축현황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219명(21.8%)은 저축한 금액이 전혀 없었다. 전체 1/5 이상이 한 달 수입을 그 달에 모두 지출하고 있는 것. 나머지 응답자 가운데 지금까지 저축한 금액이 100만 원 미만이 28.9%, 300만 원 미만이 14.5%로 나타났다. 300만 원 이상 저축했다는 응답자는 102명이었다.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치도 높지 않았다. 미래 기대치를 묻는 항목에 33.9%는 '현재 수준을 못 벗어날 것'이라고 답했고,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대답도 12.9%에 달했다. 소득수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인원은 절반 가량인 48.6%로 나타났다.
이들은 최저임금 현실화(38.2%), 비정규직 차별해소(18.4%), 등록금 인하, 학자금대출 개선(16.8%) 등을 요구했다.
홍희덕 의원 "무한경쟁에서 청년들이 죽어가고 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한경쟁에서 청년들이 죽어가고 있다. 대졸이상의 청년들 중에 일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가 300만 명 가까이 된다"며 "정부 각 부처들의 청년고용사안은 30개가 넘고 예산도 7000억이 넘지만 실제로 기여하는 정책은 없으며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어 "이번 조사가 청년들의 삶을 다 말해주지는 못하지만 정부정책 방향과 청년들의 요구지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희진 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는 "한국사회 청년세대가 어려운 삶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로 전락했다"며 "실제 청년들이 학자금 대출부터 취업난으로 이어가는 악순환이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한국청년연대는 이후 토론회를 개최해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세부분석을 실시하고 청년층 삶의 문제를 사회 의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1.04.28 1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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