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걸고 담아온 눈의 세계 '설국'

[리뷰] 인생을 걸고 담은 사진인 이석주 1주년 회고 사진전

등록 2011.05.02 17:04수정 2011.05.0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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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으로 투병하면서도 북해도에 다녀온 이석주 작가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하는 지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그는 스스로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가장 사랑한 사람이다. 마지막까지 이웃을 사랑하고 부모님을 사랑하고 사진을 사랑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준 꿈과 희망의 전도사의 삶이었다. ⓒ 이석주


이석주 사진전 '설국'은 그가 떠난지 1주년을 회고하는 회고전으로 지난 4월 21일 오픈하여 5월 4일까지 갤러리 공간루에서 전시되고 있다.

폐암 말기로 인생을 마감해야 한다는 사형선고를 받은 이석주씨는 홀연히 카메라를 메고 하얀 눈의 세상 북해도로 떠났다. 2010년 2월의 일이다. 그는 주위의 말림도 걱정스러움도 뒤로하고 자신의 마음이 시키는대로 카메라 하나를 메고 일본으로 갔다. 결국 그는 여행을 다녀온 두 달 후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긴 채 20대의 젊은 나이로 돌아오지 않을 긴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그가 다녀온 14일간의 여행은 그의 짧은 삶의 고백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왔다.


목숨을 걸고 열정으로 담아온 아름다운 설국의 모습이 사진으로 남았고 이제 그가 보아온 외롭고 고독하고 아름다운 그의 세상이 액자에 담겨 우리에게 보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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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주 사진 ⓒ 이석주


눈이 내리고 있다. 이미 온 산하가 하얀 눈으로 덮여있지만 여전히 눈은 내린다. 철로를  따라 달리는 열차는 싸여진 눈과 내리는 눈을 뿌리치며 달린다. 도로에는 자동차마저 정지해 있고 멀리 보이는 바다는 흰눈을 드러내기 위한 회색 도화지로 변해져 있다. 세상은 그렇게 하얗게 변해 있다.

그러나 창문으로 새어나오는 노란 불빛과 치워진 2차선 도로, 그곳을 움직이는 사람들…. 그것은 덮여진 눈 도시속에서도 희망과 진한 삶이 살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게 하얀 세상을 바라보고 그 세상을 작은 카메라 사각 앵글로 담아낸 사진작가 이석주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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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주 사진 ⓒ 이석주


이번 사진전을 기획한 공간루의 조인숙 관장은 다음과 같이 기획의도를 밝혔다.

"그의 짧은 삶 일부분을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이석주라는 한 사진가의 짧은 삶에 비해 그가 남긴 사진은 너무 거대합니다. 여기 그의 마지막 삶의 고백이 된 2주간의 북해도 사진 '설국'이 오늘 세상의 어딘가에서 어두움과 맞닥뜨리고 힘겨운 시간을 견뎌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희망을 나누어 주는 천상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되었습니다."


정말 그러하다. 그는 비장한 마음으로 하얀 나라를 담아 왔고, 그리곤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주었다. 그가 북해도를 다녀온 후 자신의 심정을 블로그에 글로 남겼다.

"귀국하고 그 다음날 아침 꿈을 꾼것만 같았습니다. 정말 내가 일본에 다녀온걸까. 몽롱한 상태에서 아직 책상위에 정리되지 않은 여행물품들을 보고 '아!!! 내가 정말 다녀왔구나' 그제서야 실감했습니다."

그의 몸은 죽음과 싸우면서 마음으로 자유롭고 세상에 희망과 용기를 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버리지 못한 지난 시간에 아파해야 했던 마음들에 자리를 내주어 아무것도 들어설 수 없었던 마음을 비웠던 여행'이었다고 했다. 죽음을 앞에 두고 먼 여행을 다녀온 그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그는 삶에 대한 숭고함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정신을 통해 우리에게 삶의 목적이 무엇이고 무엇이 우리에게 필요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며칠 전에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내게 준비를 하라고 하더군요. 하늘나라로 갈 준비. 폐에 더욱 많이 퍼졌나 봅니다. 여행때문은 아니예요. 계속 진행되는 것이었을 뿐입니다.
난 끝까지 내 삶에 최선을 다합니다. 단지 내가 다시 꾸었던 꿈. 누군가와 함께 하는 꿈. 그 꿈이 처절하게 외로웠던 여행 속에 따뜻한 추억으로만 간직해야한다는 게 아픕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일까요?'

그가 살다간 짧은 인생은 진하게 풀린 노란 물감으로 세상을 물들인다. 많은 이들의 가슴에 삶의 소중함이 희망으로 감동으로 담겨진다. 그가 들려주는 수많은 이야기는 진한 감동으로 전해지고 액자 속의 하얀 설국은 많은 이들에게 삶을 끈끈함으로 다가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가 만든 삶은 희망으로, 작품으로 우리에게 다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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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주 사진전 ⓒ 이석주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그를 쉽게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사진전으로 또한 책으로 그를 세상에 남기려 하는가 보다.

그는 지난 겨울 <너 혼자 올 수 있니>라는 제목의 사진과 시가 어우러진 책을 발간했다. 소중한 이들의 마음 속에 살고 있는 순수한 마음의 사진가 이석주, 그의 사진전 '설국'은 우리에게 삶의 소중함과 삶의 목적을 느끼게 하는 감동의 사진전이다.

이석주 블로그 http://blog.naver.com/soar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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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장에서 인사하는 이석주 작가의 어머님과 여동생 ⓒ 이상봉

덧붙이는 글 | 사진가 이석주 약력

1980년 2월 23일 - 2010년 4월 24일
2005 경민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

개인전/
2009 '눈이오는날'
'나의 이름을 불러줘' 아산병원
'그 사람이라면'
'마음쓰리' KT&G 상상마당
2011 'the Latest trip'

책/
2010 '마음쓰리' 사진집 출간
2011 '너 혼자 올 수 있니' 에세이 출간

방송/
2009 KBS 1 다큐멘터리 ‘사미인곡’ 출연
2009 MBC 생방송 오늘아침 출연

기사/
2011 매거진 여성중앙 포토스토리 기사
2011 '너 혼자 올 수 있니' 국민일보 서평, 한겨레 서평, 한국일보 서평
2009 국민일보 주말이야기 기사
2009 매거진 DCIM DCM People 기사
매거진 산소통 People&Photo 기사
매거진 페이퍼 ‘로망도시’기사
매거진 포토넷 ‘말기암을 넘은 가슴 속 희망’ 기사
매거진 우먼센스 ‘29살 말기암 사진작가 이석주의 감동인생’ 기사
매거진 오스티엄 ‘기적의 문을 여는 열쇠 감사’ 기사


덧붙이는 글 사진가 이석주 약력

1980년 2월 23일 - 2010년 4월 24일
2005 경민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

개인전/
2009 '눈이오는날'
'나의 이름을 불러줘' 아산병원
'그 사람이라면'
'마음쓰리' KT&G 상상마당
2011 'the Latest trip'

책/
2010 '마음쓰리' 사진집 출간
2011 '너 혼자 올 수 있니' 에세이 출간

방송/
2009 KBS 1 다큐멘터리 ‘사미인곡’ 출연
2009 MBC 생방송 오늘아침 출연

기사/
2011 매거진 여성중앙 포토스토리 기사
2011 '너 혼자 올 수 있니' 국민일보 서평, 한겨레 서평, 한국일보 서평
2009 국민일보 주말이야기 기사
2009 매거진 DCIM DCM People 기사
매거진 산소통 People&Photo 기사
매거진 페이퍼 ‘로망도시’기사
매거진 포토넷 ‘말기암을 넘은 가슴 속 희망’ 기사
매거진 우먼센스 ‘29살 말기암 사진작가 이석주의 감동인생’ 기사
매거진 오스티엄 ‘기적의 문을 여는 열쇠 감사’ 기사
#이석주 #북해도 #설국 #공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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