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40대 가장의 돌연사... 그를 어찌 보낼까

쌍용자동차 15번째 사망노동자 노제... 12일 낮 12시 평택 공장앞 예정

등록 2011.05.11 20:20수정 2011.05.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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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8일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서 열린 무급휴직자 임아무개씨 노제. ⓒ 최지용


지난 2월 28일, 무급휴직자였던 임아무개(44)씨의 영정이 검은 운구차에 실려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앞으로 들어오자 동료들은 "다시는 동료의 시신을 들고 오지 않겠다"며 입술을 악물었다.

그러나 죽음의 행렬은 끝나지 않았다. 동료들이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만장을 앞세우고 임씨의 보내던 그날, 경남 창원공장 해직자인 조아무개씨가 자신의 차에서 연탄불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쌍용자동차들의 해직자들의 계속된 죽음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고 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쌍용자동차는 법정관리가 끝나며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에 최종 매각됐고, 신차 '코란도C'를 발표하고 판촉에 열을 올렸지만 해직자들을 위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정부 역시 침묵했다.

그리고 두 달여가 흘러 지난 10일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차갑게 식어 옛 동료들 앞으로 왔다. 강아무개(45)씨는 2009년 4월 쌍용자동차 노조의 파업 이후, 노동자와 그 가족 중에서 자살이나 돌연사로 세상을 떠난 15번째 희생자다.

강씨는 스트레스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앞서 임씨도 같은 사인으로 나타났고 40대의 젊은 가장 둘이 한순간에 절명한 것이다. 지난달 노동환경연구소는 쌍용자동차 해직 노동자들은 일반인의 18.3배에 달하는 심근경색 사망률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강씨는 공장 점거 농성 시작 전 희망퇴직자로 회사를 떠났다. 공장에 남은 사람들도 힘들었지만 그렇게 공장을 떠난 이들의 삶도 편하지 못했다. 강씨는 한 인력업체를 통해 평택 공장 인근에 있는 쌍용자동차 납품업체에서 일하면서 생계를 이어갔다.

이창근 노조 기획실장은 그를 "희망퇴직을 하면 분사업체 취직을 시켜주고, 경기가 호전되면 쌍용차에 가장 먼저 입사시켜주겠다는 사측의 사탕발림이 거짓임을 알면서도 동료들의 생존권과 후배들의 장래를 위해 희망퇴직을 선택한 2200여 명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강씨의 장례는 12일 오전 평택 중앙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돼 오전 11시30분까지 조문을 받고, 낮 12시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정문 앞에서 노제를 지낸다. 그 후 고향인 전북 전주로 이동해 3일장을 치른다.
#쌍용자동차 #쌍용차 #심근경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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