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원세훈 이어 권재진 장남도 '병역특례'

민주당 "권 후보자의 최대 아킬레스건"...차남은 육군 병장 전역

등록 2011.07.21 12:16수정 2011.07.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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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진 법무부장관 후보자 장남의 병적 증명서. 권 후보자의 장남은 병역특례자로 26개월 근무했다. ⓒ 구영식


권재진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0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자료 가운데 '본인 및 직계 비속의 병역사항'에 흥미로운 대목이 들어있다.

'군별 : 육군 / 계급 : 이병 / 군번 : 04□□□□□26 / 입대일자 : 2002. 09. 23 / 전역일자 : 2004. 12. 22 / 전역구분(사유) : 복무만료'

권 후보자의 장남인 석현(31)씨의 '병역사항'이다. 2년 넘게 군에 복무했는데도 계급이 '이병'이고, 전역사유도 '만기'가 아닌 '복무완료'다. 이는 그가 대체복무제도인 '병역특례자'로 군복무를 마쳤음을 보여준다.

권 후보자는 지난 83년 공군 중위로, 차남인 석재(30)씨도 지난 2005년 육군 병장으로 전역했다. 하지만 장남인 석현씨만 지난 2002년 병역특례자로 선발돼 26개월 근무했다.

병역법 등에 따르면, 병역특례인 산업기능요원의 경우 현역 판정자는 34개월간, 보충역 판정자는 26개월간 근무한다. 그런 점을 헤아릴 때 권 후보자의 장남은 보충역 판정을 받은 뒤 산업기능요원으로 선발된 것으로 보인다.

한승수 전 총리, 본인은 중위로 전역했지만 장남은 '병역특례'

권 후보자 가족의 '병역사항'은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경우를 연상시킨다. 한 전 총리도 본인은 육군 중위로 전역했지만 장남은 병역특례업체에서 근무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그의 장남은 병역특례업체에서 4년 6개월간 근무하는 동안 '14차례 244일'을 해외에서 체류한 사실이 드러나 '특혜' 의혹을 받았다.


이명박 정부 고위공직자 장남의 병역특례 의혹은 한 전 총리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와 원세훈 국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관련의혹이 불거졌다.

천성관 후보자의 장남은 게임업체 인턴사원으로 입사했다가 곧바로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성돼 병역특례자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2007년 서울동부지검의 병역특례 비리 수사 당시 장남이 무혐의로 '내사종결' 처분을 받았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당시 병역특례 비리수사를 지휘했던 한명관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가 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장을 맡아 입길에 올랐다.

원세훈 후보자의 장남은 대체복무제도인 소방파출소 의무소방원으로 근무하다 배치된 지 한달 만에 소방행정과로 옮겨 '특혜'라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원 후보자는 서울시 행정1부시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그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특히 그의 장남은 '의무소방대 관리규칙'을 위반하며 2005년 4월과 6월, 7월에 각각 81시간씩 정기외박을 다녀오기도 했다.

민주당은 권 후보자의 최대 아킬레스건을 '장남의 병역특례문제'로 보고 그 선발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검찰 일각에서는 "천성관 후보자와 권재진 후보자가 지난 2009년 검찰총장 자리를 놓고 다툴 때 권 후보자는 장남의 병역특례문제 때문에 천 후보자에게 밀렸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3월 국회 입법조사처가 작성한 'MB정부 출범 후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후보자 관련 의혹'에 따르면, 본인과 아들의 병역기피·특혜 의혹이 불거진 경우는 최시중(방통위원장)·한승수(국무총리)·김황식(국무총리)·김성환(외교부장관) 등 7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분석대상(40명)의 19.4%에 이르는 수치다.
#권재진 #법무부장관 후보자 #병역특례 #한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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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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