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판매 어린이 용품서 '환경호르몬·납' 검출

발암물질국민행동, 52개 제품 함량 분석 결과 발표..."안전한 제품 위한 제도개선 필요해"

등록 2011.09.06 18:26수정 2011.09.0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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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할인마트에 진열된 어린이 용품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품 일부에서 발암성 물질인 납과 호르몬을 교란시키는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가 기준을 초과해 검출된 것.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 준비위원회'(이하 발암물질국민행동)는 9월 6일 오전 이마트 본점인 성수점(서울 성동구) 앞에서 '이마트야, 환경호르몬과 납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켜줘' 기자회견 및 캠페인을 열고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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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성수점과 천호점에서 구입한 어린이 용품 52점. 이중 6개 제품에서 납이, 4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가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마트 성수점과 천호점에서 구입한 어린이 용품 52점. 이중 6개 제품에서 납이, 4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가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발암물질국민행동은 지난 8월 이마트 성수점과 천호점에서 어린이 장남감, 장신구, 문구, 유아용품 52개 제품을 구입해 중금속과 환경호르몬 함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중금속인 납은 52개 어린이 용품 중 6개(12%)에서 기준을 초과했다. PVC(폴리염화비닐)로 재질이 표기됐거나 의심되는 25개 제품 분석에서도 4개(16%)는 프탈레이트 기준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발암물질국민행동은 이마트에서 구입한 "전체 완구류 32개 중 19개(60%) 제품은 재질표시가 없거나 불분명했고, 이마트 자체상표인 이마트키즈 제품은 모두 재질 표시가 없었다"면서 이는 "소비자가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믿고 구매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발암물질 국민행동은 현행법이 재질표시를 의무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가 PVC 제품을 선택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에서는 1998년부터 프탈레이트 문제가 제기돼 2005년 3종의 프탈레이트에 대해 0.1% 이상 함유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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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자체브랜드인 이마트키즈에서도 프탈레이트 경고 표시를 하지 않은 PVC 소재표시가 없는 제품이 나왔다. ⓒ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마트 자체브랜드인 이마트키즈에서도 프탈레이트 경고 표시를 하지 않은 PVC 소재표시가 없는 제품이 나왔다. ⓒ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납이 함유된 일부 제품은 기준치의 38배나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52개 제품 중 13개에서 납이 검출됐고 이중 6개는 정부기준을 넘었다. 납은 신경독성물질 · 발암물질이다. 어린이가 납에 노출되면 지능발달 저해나 과잉행동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암물질 국민행동은 납 제품 분석이 "휴대용 엑사레프(XRF, X선-형광분석기)를 이용해 검출된 결과"라며 "정밀한 분석을 거쳐 기준을 초과한 제품은 판매를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발암물질국민행동은 "다행스럽게도 이마트는 이미 6종의 프탈레이트에 경고표시를 의무화하고, 정부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제품은 관리 절차를 두고 있었다"면서 이마트에 소비자 선택권이 확보되도록 ▲ 모든 어린이 제품에 재질표시 ▲ 위험한 플라스틱 PVC 함유 어린이용 제품 판매 금지 등의 노력을 더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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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품질관리팀장이 발암물질 국민행동의 요구서한을 전달받고 있다. ⓒ 강정주, 금속노조

이마트 품질관리팀장이 발암물질 국민행동의 요구서한을 전달받고 있다. ⓒ 강정주,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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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국민행동은 휴대용 엑사레프(XRF)로 중금속을 분석하면서 납과 프탈레이트의 위험성을 알렸다. ⓒ 강정주, 금속노조

발암물질 국민행동은 휴대용 엑사레프(XRF)로 중금속을 분석하면서 납과 프탈레이트의 위험성을 알렸다. ⓒ 강정주, 금속노조

한편, 정부는 2011년부터 '제품안전기본법'을 시행, 소비자 제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이번 분석결과로 더욱 엄격한 관리와 제도개선 필요성이 대두됐다. 발암물질국민행동은 정부에게도 "3개 프탈레이트가 아닌 모든 프탈레이트 함유 제품에 '입에 넣지 말라'는 경고표시 및 재질표시 의무화"하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해달라고 요구했다.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 준비위원회

생산과 소비가 모두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여성환경연대, 환경정의, 아이쿱, 민주노총, 아이건강연대 등 17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하고 있다. 지난 7월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 몸이 얼마나 오염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발암 신호등 캠페인' 어린이 용품 안전성 조사결과 발표로 시작된 '바꾸자 발암마트 캠페인' 자동차 산업에서 발암물질을 없애자는 '건강한 자동차 만들기 캠페인'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바꾸자 발암마트 캠페인 두 번째 주제는 캔 제품의 안전성으로 9월에 조사 및 분석을 거쳐 10월 중 진행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일과건강>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납 #프탈레이트 #환경호르몬 #발암물질 국민행동 #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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