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보리밥에 된장지짐이, 그냥 드세요"

전남 순천 옛날 팥죽집에서 덤 음식에 매료되다

등록 2011.09.16 09:34수정 2011.09.1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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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을 주문했는데 이내 보리밥이 한상 차려졌다. 이건 덤이다. ⓒ 조찬현

팥죽을 주문했는데 이내 보리밥이 한상 차려졌다. 이건 덤이다. ⓒ 조찬현

"된장지짐이를 수저로 떠서 보리밥에 비벼 드시면 더욱 맛있습니다."

 

된장지짐이는 차돌박이를 넣은 우거지멸치지짐이가 정말 맛있는데, 이곳은 어떻게 내올까 자못 궁금하다. 된장지짐이에서 시골, 고향, 어머니, 된장, 멸치, 차돌박이, 시래기 등의 단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피어오른다. 이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아주머니에게 묻자 조금 있으면 알게 될 거라고 일러준다.

 

"팥죽 맛있다고 소문이 좋게 났던데요."

"내세울 게 하나도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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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의 손길이 분주하다. ⓒ 조찬현

아주머니의 손길이 분주하다. ⓒ 조찬현

칭찬에도 겸손하기만 한 아주머니의 손길이 분주하다. 9년째 영업 중이라는 조그마한 가게는 아기자기하게 잘도 꾸몄다. 팥죽집이라기보다는 카페 같은 분위기가 연상된다. 군데군데 놓여있는 소품과 식탁을 지탱하고 있는 항아리, 옛 문짝과 꽹과리를 이용한 메뉴판 등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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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문짝과 꽹과리를 이용한 메뉴판이다. ⓒ 조찬현

옛 문짝과 꽹과리를 이용한 메뉴판이다. ⓒ 조찬현

팥죽을 주문했는데 이내 보리밥이 한상 차려졌다. 된장지짐이는 뚝배기에 담겨 나왔다. 다시마와 새우, 멸치 등으로 우려낸 육수에 우거지를 넣고 된장과 두부를 으깨 넣었다. 양파와 몇 가지 '비법 재료'가 더 담겨 있다고 한다.

 

된장지짐이와 꽁보리밥, 이들의 궁합은 찰떡궁합이다. 어쩌면 이리도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일까. 그 구수한 풍미에 기분이 좋아진다.

 

"보리밥으로 속을 달랜 후 팥죽을 드세요. 그러면 속 쓰림이 예방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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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지짐이와 꽁보리밥, 이들의 궁합은 찰떡궁합이다. ⓒ 조찬현

된장지짐이와 꽁보리밥, 이들의 궁합은 찰떡궁합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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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팥칼국수)는 전라도 지방의 대표음식이다. ⓒ 조찬현

팥죽(팥칼국수)는 전라도 지방의 대표음식이다. ⓒ 조찬현

팥죽(팥칼국수)도 푸짐하다. 팥죽 한 그릇에 반찬은 많다 싶을 정도로 후하게 내온다. 콩나물무침과 배추김치, 나박나박 썬 무와 함께 담근 열무김치, 풋고추와 된장이다.

 

팥죽(팥칼국수)는 전라도 지방의 대표음식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팥죽에 소금 간을 한다는데 팥죽은 역시 달달해야 제맛. 그래서 맛돌이는 팥죽에 소금은 약간 설탕은 많이 넣는다. 맛깔나다. 팥죽의 달콤함이 좋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맛있는 장터 #팥죽 #팥칼국수 #찰떡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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