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가 봉이냐. 차라리 공개 매각하라"

대우자판 소액주주, 채권단과 회생계획(안)에 울분

등록 2011.10.13 14:20수정 2011.10.1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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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판 홈페이지 갈무리 ⓒ 한만송

대우자판 홈페이지 갈무리 ⓒ 한만송

대우자동차판매주식회사(이하 대우자판)의 소액주주들이 채권단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

 

대우자판은 경영진의 방만한 회사 운영으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지만 16개월 만에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밟고 있다. 대우자판이 법원에 제출할 회생계획(안)을 보면, 자동차판매 부문을 대우버스에, 건설사업 부문을 중국 창룽건축유한공사에 각각 넘기고, 송도개발 부문은 자체적으로 회생시킨다는 계획이다.

 

당초 개선작업 시 대우자판의 총자산 2조4000억 원 중 15%를 신설 법인 '갑(대우자판)'으로, 12%를 신설 법인 '을(건설법인)'로 이동시키는 것으로 계획됐다. 나머지 73%는 대우자판 존속 법인에 남기는 것으로 했다. 이런 자산 분할 비율은 회생계획(안)에도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은+담보채권, 지연이자만 3000억 원 챙겼다"

 

신설 법인으로 자산을 분할할 비율이 27%인데, 주식의 분할 비율은 '3분의 2'에 해당하는 18% 수준에 그쳤다. 소액주주들은 자산 분할 비율에 비해 9%에 달하는 손해를 본 셈이다. 무담보채권의 경우도 잔존 법인에 63%가 남고, 나머지 27%는 출자전환, 10%는 현금청산 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하 산은)을 비롯한 담보채권은 일체의 원금 탕감 없이 원금을 상환받기로 했다. 또한 개선작업 기간인 16개월 동안 14%의 지연이자를 받기로 했다. 회생절차 기간에도 7% 이자를 받게 된다. 개선작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산은과 담보채권, 회생채권자가 3000억 원의 이익을 챙기게 되는 셈이다.

 

대우자판 소액주주들은 "채권자들이 워크아웃 계획상의 7% 이자에 추가해 지연이자 14%까지 계상해 회생계획(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은 국책 은행으로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우자판과 동일한 과정으로 워크아웃 중인 월드건설은 지연이자가 전혀 없는 것으로 주주들의 조회 결과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신설 법인에 '양재동 사업권'을 넘기려 해 소액주주들의 추가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자판은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시공권을 가지고 있다. 당초 이 양재동 사업권은 존속 법인에 남기기로 했으나, 회생계획(안)에는 신설 법인에 넘기기로 계획됐다. 포스코건설 등이 시공권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어, 소액주주들은 "자산 가치가 높은 양재동 사업권을 신설 법인에 넘기면, 소액주주들의 주식 비율은 더 낮게 책정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부지에 설정돼있는 대우자판의 지급보증채무는 약 1200억 원 규모지만, 포스코건설이 대우자판과 S종합건설로부터 시공사 자격을 넘겨받는 즉시 일부 지급보증채무는 환입된다.

 

"대우자판 차라리 공개 매각하라"

 

대우자판 소액주주들은 이러한 회생계획(안)에 반발, 최근 공개 매각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탄원서에서 이들은 "만약 신설 법인 투자자인 대우버스와 창룽건축유한공사 측에서 주주들의 납입자본금(주식) 분할 비율을 이처럼 비상식적인 수준으로 제시해 소액주주의 재산을 강도질하려 한다면, CXC를 투자자로 선정하고, 건설부문도 타 업체에 공개 매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담보채권자와 신설 법인 투자자들은 부당한 지연이자 수익과 헐값 자산 취득으로 이익을 보고 있다"며 "소액주주 3만여 명의 결사적인 저항을 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자판 소액주주 모임 관계자는 13일 전화 인터뷰에서 "3만여 소액주주를 알거지로 만들고, 담보채권자와 신설 법인 투자자들은 부당한 이득을 취하게 된다면, 패스트트랙(fast track :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소기업을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닌 워스트(worst : 최악의)트랙"이라며 "패스트트랙 회생절차의 진행에 유연함을 발휘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CXC 측은 최근 법원에 대우자판의 자동차판매 부문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대우자판의 자동차판매 사업에 욕심을 내온 대우버스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조중식 전 한진건설 회장 아들이자 고(故) 조중훈 한진 창업주 조카인 헨리 조(한국명 조현호)가 대표를 맡고 있는 CXC는 앞서 일본 미쓰비시 차량의 국내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미쓰비시 차량은 대우자판의 자회사인 미쓰비시모터세일즈코리아가 담당했다가 지난 4월 부도 처리됐다. 이후 CXC가 미쓰비시모터세일즈코리아를 인수, 신차 출시 등을 준비 중이라, CXC의 대우자판 자동차판매 사업 인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10.13 14:20 ⓒ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대우자판 #기업회생절차 #기업개선작업 #소액주주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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