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하고 인증샷 찍어 오면, 책 줍니다

인문사회과학 책방 일꾼들이 서울시장 선거에 꼭 참여하길 바라며

등록 2011.10.19 16:39수정 2011.10.1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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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6일 수요일, 서울시장을 새로 뽑는다. 모두들 알겠지만 지난달에 무상급식 찬성 반대투표를 하면서 투표율이 33.3%를 넘지 못해 투표함을 못 열었다. 전 서울시장 오세훈은 스스로 책임을 묻고 시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물론 그땐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선거거부운동을 펼치면서 투표율이 낮게 나왔다.

분명히 투표거부운동도 투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권리다. 인도에 살았던 간디는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나려고 비폭력 불복종운동을 했다. 많은 사람들은 간디를 비폭력운동가로 알고 있지만 사실 간디는 비폭력운동 보다는 불복종운동에 더 힘을 실었다.

식민지 지배 아래서 세금을 내지 않고, 영국 제국 아래서는 관리가 되지 않았다. 영국에서 들어오는 옷을 사 입지 않고 인도 사람들 모두가 물레를 짜면서 카디라는 옷을 지어서 만들어 입고 그것으로 세금을 내기도 했다. 

아무튼 투표를 하지 않는 것도 자기 뜻을 나타내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장을 새로 뽑는 선거에는 꼭 함께 했으면 좋겠다. 투표율이 낮아 투표함을 열지 못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여러 사람이 투표를 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누구를 지지하는지 판가름을 냈으면 좋겠다. 여러 사람이 지지하는 사람이 서울시장이 되어야 시장이 된 사람도 힘 있게 서울살림을 꾸릴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 여러 사람들이 투표를 하도록 나를 포함한 몇 개 인문사회과학책방에서는 작은 선물을 주기로 했다.

내가 꾸리고 있는 책방 '풀무질'에서는 투표를 하고 나와서 투표소에서 스스로 얼굴을 찍은 사진을 가지고 오면 월간 <작은책> 11월호를 공짜로 준다.

서울대 앞에 있는 인문사회과학 책방 '그날이오면'에서는 위와 똑같이 투표를 하고 사진을 찍어 오면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있는 김진숙이 쓴 <소금꽃 나무>를 50% 싼 가격으로 드린다. 정가가 만 원이니 오천 원에 살 수 있다. 이 책은 이 책을 펴낸 후마니타스 출판사에서 도움을 주었다. 150부 한정 판매니 서둘러서 책방 그날이오면으로  오라.

그리고 건국대 앞에 있는 '인서점'에서는 회원 1200여명에게 메일을 보내, 한 사람이 열 사람을 데리고 가서 투표하자는 운동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서대문에 있는 '레드북스'와 통인동에 있는 '길담서원'도 책방에 오는 사람들에게 꼭 투표를 하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우리들이 꾸리고 있는 동네 인문학 책방들도 장사가 잘 된다. 물론 그런 뜻만으로 투표를 하라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은 아니지만.

호주는 투표를 너무 안 하니까 몇 해 앞서부터 투표를 하는 사람들에겐 돈을 주고 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벌금을 물린다고 한다. 난 이런 방법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투표를 하지 않을 자유도 있다. 돈을 주고받으며 이루어진 투표가 어찌 올바른 생활정치로 이어지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면 투표를 하고 와서 책방에 오면 책을 공짜로 주거나 싸게 주는 일이 참으로 마음에 아프다. 그러나 우리가 꾸리고 있는 책방들은 단지 책만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어떤 책을 사고 어떤 삶을 사는지 서로 얘기를 나누며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모은다. 꼭 투표를 하고 나서 책방에 들러 선물도 받고 살맛나는 세상을 함께 만들자.

2011년 10월 19일 화요일 서울 명륜동 인문사회과학 책방 풀무질 일꾼 은종복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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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앞에서 작은 인문사회과학 책방 풀무질을 2019년 6월 11일까지 26년 동안 꾸렸어요. 그 자리는 젊은 분들에게 물려 주었어요. 제주시 구좌읍 세화에 2019년 7월 25일 '제주풀무질' 이름으로 작은 인문사회과학 책방을 새로 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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