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고택에서 국악 향기에 흠뻑 빠졌다

문화유산국민신탁 작은음악회... 228년전 지어진 고택 국민의 재산된 것 기념

등록 2011.10.31 16:53수정 2011.10.3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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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 기증한 동래정씨 군포 종택에서 열린 작은음악회 ⓒ 문화신탁


지난 29일 문화유산국민신탁에 기증된 경기도 군포시 속달마을 동래정씨 동래군파 종택에서 문화유산국민신탁 주최로 작은음악회가 열렸다. 대금과 장고, 피리와 아쟁의 아름답고 구슬픈 선율과 흥겨운 남도민요가락이 깊어가는 가을밤 수리산 자락에 울려퍼졌다.

지난 5월 문화유산국민신탁(이하 문화신탁)과 동래정씨 동래군파 종손일가족 간 국민신탁 체결식 때 국민신탁 김종규 이사장이 "고택이 국민의 재산이 된 것을 기념해 가을에 음악회를 열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당시 김종규 이사장은 "경주에 최부잣집이 있다면 군포엔 정부잣집이 있다, 동래정씨 문중이 사회적 유산 상속을 선택해서 500년 내려온 종택이 영구히 보존되도록 하는 큰 용단을(내린 것을) 축하하며 가을에 고택 음악회를 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문화신탁이 마련한 이날 음악회에는 김부겸(군포, 문방위)의원, 군포시의회 한우근 의장을 비롯 종래종씨 후손, 국민신탁 및 전국귀농본부 관계자들, 군포시 문화예술인들과 속달마을 주민들이 참석해 깊어가는 가을밤 국악의 향기에 푹 빠졌다.

이날 음악회 무대는 화려한 배경도 필요 없었다. 고택의 사랑채 사랑방이 출연자의 대기실이고, 고택 처마 밑 툇마루와 누각 자체가 어디에서 볼 수 없는 멋진 무대기 때문이다.

특히 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 가민의 정선아리랑을 비롯 대금독주, 판소리 춘향가중 사랑가, 아쟁과 대금 그리고 장구와 구음이 어우러진 시나위, 흥겨운 남도민요 등이 가을밤 하늘을 국악으로 수놓았다.

이날 사회를 본 군포문화원 한덕택 선생은 "출연자들이 100%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뜻에서 출연했다"며 "조명, 음향 등 무대 시설 설치 등 대부분도 기술인들의 기부와 봉사 참여로 이루어졌다"고 귀띔했다.


한편 문화신탁은 동래정씨 동래군파 종친들이 종택을 국민에게 기증한 뜻을 널리 알리고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음악회 또는 문화제를 매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신탁 강임산(44) 사무국장은 31일 전화통화에서 "이번 음악회는 고택을 기증한 것을 기념하고 벼베기 농사철인 관계로 한해의 수확에 감사하는 콘셉트로 소박하게 마련해 홍보도 하지 않았다"며 "내년에는 기부와 기증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보다 짜임새 있고 사전 홍보를 해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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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정씨 종택 안채 ⓒ 최병렬


사회 환원으로 국민의 재산이 된 동래정씨 동래군파 종택

한편 조선시대에 정승만 17명을 배출한 명문가 후손인 동래정씨 후손들은 200년 세월을 간직한 종택(宗宅)을 국민(사회)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3일 오후 문화유산국민신탁과 국민신탁 체결식을 진행했다.

동래정씨 동래군파 16대 종손인 정운석(98세.1913년생)씨와 자녀 9남매는 경기도 군포시 속달동에 있는 종택(경기도 문화재 제95호)과 인근 대지·전답 1만8176㎡(5500여평)를 문화유산국민신탁에 기증됐다. 공시지가는 35억2000만원, 시가로는 80억이 넘는다.

군포 수리산 자락에 자리한 동래정씨 동래군파 종택의 역사는 조선 중기의 문신 정광보(1457~1524)가 마을에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현재 안채와 평면 분할이 독특한 큰사랑채, 작은 사랑채, 문간채, 행랑채, 사당 등 5동 60칸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특히 안채는 조선 정조7년(1783년)에 세운 것으로 추정되며, 사랑채는 고종 14년(1877년)에 고쳐 지은 것으로 2000년 4월 11일 경기도문화재 자료 제95호로 지정받았다.
#군포 #동래정씨 #고택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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