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와 짜고 아내 살해한 대학교수 징역 30년

부산지법 "범행 죄질 극히 불량해 중형 선고 불가피"...내연녀 징역 10년

등록 2011.11.01 15:14수정 2011.11.01 15:14
0
원고료로 응원

내연녀와 짜고 이혼소송 중인 아내를 살해하고 시신을 낙동강 하구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50대 대학교수에게 징역 3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작년 3월 재혼했으나 결혼 초기부터 금전문제로 아내(50)와 불화를 겪던 대학교수 A(53)씨는 결국 파경을 맞아 지난 1월 부산지법 가정지원에 아내를 상대로 이혼 및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아내가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다툴 경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사회적 위신이 손상됨은 물론 소송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진행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우려해 아내를 살해하고 사체를 은닉해 단순 실종 사건으로 처리되도록 마음먹고, 자신의 내연녀 B(50)씨를 범행에 끌어들였다.

 

A씨는 지난 4월2일 오후 11시쯤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 주차장 자신의 차 안에서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쇠사슬로 묶고 마대자루를 덮어씌운 다음 여행용 가방에 넣어 부산 사하구 을숙도대교 위에서 낙동강 하구에 던져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무기징역을 구형받았다.

 

내연녀 B씨는 범행 전 2차례에 걸쳐 시신유기 장소를 답사하고, 시체를 유기하는 등 A씨와 치밀하게 공모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번 사건은 A씨와 결혼한 지 1년여만에 이혼소송을 벌이던 피해자가 실종되는 바람에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지만 실종 50일 만인 지난 5월21일 쇠사슬에 묶인 시신이 을숙도에서 발견되면서 범행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부산지법 제6형사부(재판장 김동윤 부장판사)는 1일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경남지역 모 대학교수 A(53)씨에게 징역 30년을, 공범인 내연녀 B(50)씨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범행은 소중한 인간의 생명을 앗아간 것으로서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고, 법익 침해의 정도가 매우 중대하다"며 "또 범행은 사전에 치밀한 계획 하에 이루어졌고, 피고인은 자신의 알리바이를 조작하는 등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했을 뿐만 아니라 사체를 은닉해 마치 피해자가 실종된 것처럼 위장하는 등 범행 방법과 범행 후의 정황 등에 비춰서도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은 피해자의 패악으로 말미암아 살해한 것이라고 변소하나, 범행 당시 피해자를 상대로 이혼 등 소송을 제기하고 사실상 별거 중이었던 사정을 감안하면, 피고인 주장과 같은 사정이 범행의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이혼에 따른 재산문제가 동기가 됐을 것으로 보이는 점에서 범행의 동기에 있어서도 참작할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나아가 범행 후의 정황과 피고인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태도에 비춰 보면,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데다가 피해자의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공범 B씨에 대해서도 "이 사건 범행은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피해자의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에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피고인 A의 제의에 따라 범행에 가담하게 됐고 주도적이지 않았던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2011.11.01 15:14 ⓒ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살인 #사체유기 #대학교수 #내연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 대통령 온다고 축구장 면적 절반 시멘트 포장, 1시간 쓰고 철거
  2. 2 플라스틱 24만개가 '둥둥'... 생수병의 위험성, 왜 이제 밝혀졌나
  3. 3 '교통혁명'이라던 GTX의 처참한 성적표, 그 이유는
  4. 4 20년만에 포옹한 부하 해병 "박정훈 대령, 부당한 지시 없던 상관"
  5. 5 남자의 3분의1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