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폐 돌잔치와 바람직한 돌잔치 비교

위신과 체면이 주가 된 돌잔치 벗어나야

등록 2011.11.02 20:09수정 2011.11.0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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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가족들이 집에 모여 치룬 돌잔치. ⓒ 임현철


경제가 어렵습니다. 하여, 민폐를 끼치지 않는 게 현명한 세상살입니다. 그런데도 민폐는 다양한 곳에 갖가지 방법으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복잡한 세상살이라 하나 봅니다.


지난 주말, 지인의 집에서 열린 첫 외손주 돌잔치에 갔습니다. 정식 초대는 아니었습니다. 가족끼리 지낸다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축하하는 분들도 오겠지 여겼습니다. 

그런데 정말 가족끼리 지내더군요. 말은 가족끼리 한다면서도 주위 사람들을 초대하는 게 일상인데 이걸 깬 모습이었습니다. 한데 가족끼리 지내는 모습이 어째 더 적응 안 되더군요.

돌잔치 음식도 외할머니가 직접 준비하고 차렸더군요. 보통 돌잔치는 뷔페나 행사장 등을 빌려 음식을 주문하는 등 외부 눈을 의식한 모습인데 그걸 뒤집은 거였습니다.

여기서 잠시, 돌잔치 문화를 살펴보지요. 제가 직접 경험한 민폐 돌잔치와 바람직한 돌잔치의 비교입니다.

# 1. 민폐 돌잔치 유형


문자로 돌잔치 초대를 받았습니다. 행사 장소는 뷔페식당이었습니다. 손님을 맞는 주인은 첫 생일을 맞은 아이가 아닌 엄마였습니다. 가슴을 드러낸 푹 파인 옷차림에 화장까지 멋들어지게(?)한 모습.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방명록과 부조함까지. 결혼 축하도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돌이랍시고 또 친지, 직장 동료를 모으는 상황이 썩 좋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자기 돈 내고 찝찝하게 밥 먹은 꼴이었습니다.

# 2. 바람직한 돌잔치 유형

돌잔치에 참여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식당에 갔더니 바글바글. 그야말로 많은 사람이 오셨더군요. 축의금은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결혼식 올린지도 얼마 안 되었는데 또 돌잔치 명목으로 부조 받는 게 민망하다면서.

다만, 아이가 많은 사람에게 축하받기를 바란다는 거였습니다. 대신 그동안 고맙게 대해준 모든 이들에게 이 기회를 통해 대접하고 싶은 차원이라고 하였습니다. 마음이 참 예뻐 보이더군요. 사람들의 마음을 산 기분 좋은 밥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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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잔치를 치룬 지인 가족입니다. ⓒ 임현철


위신과 체면이 주가 된 돌잔치 너무 아쉬워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지요. 지난 주말에 갔던 돌잔치는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모습이었습니다. 참석자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엄마, 아빠, 여동생, 남동생, 이모, 그리고 저희 부부까지 9명이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첫 생일을 맞은 아이를 앉혀 밥을 먹이고, 무엇을 집게 하는 등 시선은 온통 아이에게 집중 되었습니다. 심지어 외할아버지까지 재롱(?)을 피우더군요. 주인공은 아이 혼자였습니다. 좋은 기운을 고스란히 아이가 받고 있었습니다. 하여, 기꺼이 축의금을 건넸습니다.

간단한 의식이 끝나자 마당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불을 피워 돼지 목살, 소고기, 소시지, 새우 등을 굽고 밥에 고추, 된장, 김치, 샴페인이 차려졌습니다. 요걸 보니 정말 사람 사는 세상처럼 느껴지더군요.

옛날 돌잔치는 가난하고 목숨이 귀해 모든 사람이 장수와 행복을 빌며 음식을 나눠먹는 미풍양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위신과 체면이 주가 되어 화려하고 폼 나는 이벤트로 변했습니다. 게다가 마음을 얻기보다 돈을 얻기 위한 민폐로 돌변했습니다. 미풍양속이 왜 미풍양속인지 곰곰이 따져 볼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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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손주의 돌잔치 의식 후 마당에서 먹거리를 나눴습니다. ⓒ 임현철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덧붙이는 글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돌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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