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한테 가정·학교생활 물었더니...

전교조 경남지부, 학생독립운동기념일 맞아 중-고등학생 설문조사 결과 발표

등록 2011.11.02 20:43수정 2011.11.0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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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들의 가정, 학교생활은 어떨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지부장 차재원)가 중학생(13개교 768명)과 고등학생(9개교 744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20~30일 사이 "가정생활과 학교생활 설문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2일 내놓았다.

하루 중 부모와 대화시간은 1시간 이내인 학생이 75.1%에 이르렀다. 중학생(고등학생)은 전혀 없다 3.8%(3.2%), 30분 이내 28.0%(39.4%), 30분~1시간 38.3%(37.8%), 1~2시간 16.1%(11.3%), 2시간 이상 13.8%(8.3%)였다. 전교조는 "맞벌이 부모의 증가, 학생들의 사교육 학습과 야간자율학습으로 인한 늦은 귀가가 부모와의 대화를 단절시키고 있다"고 풀이했다.

부모와 주된 대화 내용은 '학교생활에 관하여'(중 35.4%, 고 47.3%)가 가장 많았고, '공부와 성적'(34.9%, 28.2%), '교우와 이성'(4.8%, 4.3%), '컴퓨터 게임'(4.6%, 3.1%) 등이었다(기타 20.3%, 17.1%).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경남본부’는 학생인권조례 제정 청원을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 윤성효


전교조는 "부모와의 주된 대화 내용이 학교생활 또는 공부와 성적에 관한 비율이 72.9%에 이르며 교우문제나 이성관계에 대한 대화는 4.6%에 그치고 있다"며 "이는 대화내용의 단조로움이 대화가 줄어든 주요한 이유로 예측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 달 용돈은 3~5만원(중 31.4%, 고 35.8%)이 가장 많았고, 1~3만원(27.7%, 23.3%), 5~7만원(16.9%, 14.8%), 1만원 미만(12.4%, 10.6%), 7만원 이상(11.6%, 15.6%) 등이었다. 용돈을 주로 음식물 구입으로 사용한다가 45.2%이며 그 다음은 쇼핑과 유흥비 순으로 사용한다고 답했다.

한 달 손전화(휴대전화) 이용료가 3만원 미만인 비율이 55.1%이며 4만원 이상도 23.5%에 달했다. 전교조는 "2010년 조사에서는 4만원 이상이 8.8%였다"면서 "휴대폰 중독이 심화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루 중 독서시간이 1시간 이하인 비율이 66.3%이라고 응답했다. 전교조는 "이는 학생들이 거의 독서를 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며 독서를 할 시간도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살인적인 입시체제하에서 청소년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볼 여유없이 성인이 되는 안타까운 현실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루 중 인터넷을 1시간 이상 이용하는 비율이 62%였다. 이는 독서시간과 큰 대비를 보이는데, 학생들이 독서보다는 인터넷 이용을 선호한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으로 '게임이나 채팅을 한다'는 비율이 45.6%이며 고등학생은 '정보검색'이나 '인터넷 강의를 수강한다'가 44.7%로 나타나고 있다. 갈수록 늘어나는 게임중독의 현실을 읽을 수 있다.

학교생활 만족도는?

학교생활의 만족도에 대하여 '보통'이거나 '만족하지 못한다'는 비율이 65.5%에 달하고 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만족도에 있어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 '불만족하는 부분이 없다'는 비율은 12.4%인 반면에 학교생활에서 불만족하는 부분이 중학생은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49.2%이며 고등학생은 생활지도 문제가 42.7%로 나타났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비율이 중학생은 60.8%이며 고등학생은 44.4%이었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이유가 '성적 향상을 위해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중학생은 45.6%이며 고등학생은 65.8%로 나타났다. 대학 진학에 중요한 시기인 고등학생에서 '성적 향상을 위해서' 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하루에 2시간 이상 사교육을 받는 비율이 중학생은 66.2%이며 고등학생은 22.1%이다. 고등학생은 강제야간자율학습으로 인하여 사교육을 받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 받고 있는 사교육의 69.4%가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에 관련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성적 향상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위주로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학생들의 귀가 시간은 언제일까. 일반 직장인의 퇴근시간을 7시로 본다면 일반 직장인보다 일찍 귀가하는 학생은 23.6%밖에 되지 않았다. 대부분 미성년자인 학생들이 보호자인 성년보다 늦게 귀가하는 기이한 현상이다. 또 중․고등학생의 53.6%가 9시 이후에 귀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자율학습에 대해 찬성은 10.2%에 그쳤으며 68.7%의 학생은 원하는 사람만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면 좋겠다고 응답하였다. 전교조는 "명목상으로는 자율적으로 실시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학생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설문결과가 말해 주고 있다"며 "특히 고등학생의 79.3%는 '원하는 사람만 하면 좋겠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찬성하나?

경남도교육청은 고입선발고사 부활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찬성'하는 비율이 18.8%이며 '반대'하거나 '잘 모르겠다'는 비율이 81.2%로 나났다. 전교조는 "대부분 학생들이 고입선발고사 부활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중학생의 '찬성' 비율은 10%밖에 되지 않는다. 시험에 시험을 더한다는 발상에 대한 교육당국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고 분석했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찬성한다는 비율이 54.1%로 나났다. 재학 중인 학교의 학생생활지도에 대하여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여 지도한다'는 비율이 36.7%에 지나지 않으며 63.3%가 재학 중인 학교의 학생생활지도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재학 중인 학교가 학생인권에 대하여 '어느 정도 보장해 준다' 또는 '잘 보장해 준다'는 비율이 26.2%밖에 되지 않으며 '그저 그런 편이다'나 '보장하여 주지 않는다'는 비율이 73.8%로 나타났다.

전교조는 "학생들의 인권 보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교육당국의 학생인권보장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경남학생인권조례가 시급히 제정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체벌에 대해서도 물었다. 중․고등학생의 83.8%가 직접 체벌을 받거나 다른 학생이 체벌을 받는 것을 본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전교조는 "체벌의 교육적 필요성에 대한 논쟁을 떠나서 왜 체벌이 존속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교육계의 성찰의 필요성을 제공하는 설문결과이다. 현재 학교는 갈수록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으며 따라서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학생독립운동기념일 맞아 다양한 행사 마련

전교조 경남지부는 "제82주년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제3회 사천 청소년 학생독립기념 한마당 잔치"가 5일 오후 6시 사천문화예술회관, "애들아 영화 보러 가자" 행사가 19일 오후 2시30분 진주 롯데시네마, "양산청소년 축제한마당"이 12월 10일 웅상문화예술회관, "창원청소년 한얼제"가 11월 15일 창원문성대학 체육관에서 열린다.

또 "학생의 날 기념 걷기대행진"이 6일 오전 9시부터 경남대-김주열시신인양지점-합포구청-3.15탑-어시장-김주열열사위령탑-창동-마산박물관 구간에서 열리고, "김해청소년 영화제"가 5일 오후 2시 김해박물관 대강당, "밀양청소년 한마당"이 12월 10일 밀양시청 대강당, "푸른이의 한마당"이 12월 17일 김해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학교생활 #가정생활 #전교조 경남지부 #학생인권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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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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